첫째딸 다솜이가 결혼해요
- 다솜이의 기도 요청
첫째딸 다솜이가 결혼한다.
2026.1.10. 토. 오전 11시. 홍대 쪽 아만티 호텔에서.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던 영빈이와 결혼을 한다.
친구로 계속 지내다가 대학교 때 사귀기로 했고, 그 만남이 31살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다솜이와 영빈이는 투닥거리며 친구로 지내왔다. 우리 부부도 영빈이가 가끔 집에 놀러올 때면, 교회의 아이들이나, 아들처럼(아들이 나에게 없지만) 격의 없이 대하곤 했다. 물론 나보다는 아내가 영빈이 입장에서는 더 친근감이 있을 것도 같다. 나와는 인사 외에는 그렇게 긴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없는 것같다.
한 번은 놀러왔길래 우리 부부는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언제 헤어지니? 지루하지 않니? 어떻게 이렇게 오래 만나는 거니?”
이 아이들은 둘이 만나느라 다른 연애는 해 보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다솜이는 어린 시절 태어나서부터 4살 때까지 말을 못했다.
다솜이는 ‘엄마’, ‘맘마’ 같은 유아어가 없었다. 배가 고프면 밥그릇을 들고 왔고, 쉬가 마려우면 바지춤을 붙잡고 낑낑댔다. 그때 우리 부부는 다솜이 앞에서 부부싸움의 연속이었고, 아이가 자폐아인가 할 정도록 아이 탓을 했다. 문제는 우리 부부에게 있었는데~.
그리고 둘째딸 다빈이가 태어나고, 우리 부부가 제대로 자리잡았을 때 다솜이의 말문이 열렸다. 다솜이의 첫 마디는 “엄마, 배고파요. 밥 주세요”였다.
그리고 이내 밝고 환한 아이로 성장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잘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원했던, 아동 복지를 위해 대학 졸업 후 바로 ‘초록우산 재단’에 들어갔고, 현재도 열심히 청년의 삶을 살고 있다. 교회에서도 유아부 아이들을 섬기는 교사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작년 겨울 성탄절에 영빈이와 우리 가족과 식사를 했다. 영빈이가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솜이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세요.”
그래서 나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허락 안 해주면 안 할 거니?”
영빈이는 말했다.
“그래도 할 겁니다.”
영빈이의 가정은 기독교 가정이 아니었고, 영빈이는 하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였다. 다솜이를 통해 신촌성결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청년부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하나님에 대해 믿음이 연약하고, 또 하나님을 잘 알아가는 성장의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영빈이에게 물었다.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있니?”
“네, 알고 싶습니다.”
“그럼, 내가 남들도 소그룹 성경공부 같은 말씀 나눔을 하는데, 어떠니? 나하고 같이 말씀으로 나눔 시간을 갖고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면 어때? 내가 잘 알려줄게.”
“넵, 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소그룹 모임. 영빈이와 그리고 영빈이와 친한 40대의 동네 카페 사장님과 함께 셋이서 주에 한 번씩 소그룹 나눔을 하고 있다. 현재 16번의 만남을 가졌으니,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날 나눔을 하던 중 내가 말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거든. 그 얘기 전에 영빈이에게도 아버지가 있잖아. 영빈이 아버지는 어떤 분이시니?”
영빈이는 스스럼 없이 대답했다.
“네, 저의 아버지는 술도 좋아하시고, 조경 일을 하시고요, 저하고는 별로 안 친하구요~.”
그때 내가 이렇게 말했다.
“어쩜 너의 아버지하고 내 아버지학교 비슷한 점이 많구나.”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나와 점점 대화의 밀도가 깊어지고 친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빈이와 나눔을 통해 과거 나의 가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기독교 신앙인이 아예 없던 우리 가정, 그리고 음주 가문으로 대대로 왔던 가정. 그 가정에서 자라왔던 나. 크리스천 아내를 만나 여기까지 인도하신 그 하나님을 다시금 묵상하며, 동일하게 영빈이와 그 가정에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인도하시리라 믿으며 기도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부모 상견례 자리, 그리고 영빈이와 다솜이의 야외 촬영, 살아갈 공간에 대해 고민하며 살펴보고, 기도하는 중에 있었다.
수일 전, 다솜이가 선뜻 건넨 것.
“아빠, 여기.”
나는 청첩장이 나와서 보여주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청첩장하고는 조금 다른, 그것은 자신의 결혼 준비에 대한 기도 요청문이었다. 마치 선교를 갈 때 기도를 부탁하는 것처럼, 다솜이는 먼저 가까운 분들, 그리고 기도를 해주실 수 있는 분들에게 결혼에 관한 기도 요청을 해야 하겠다고 만든 것이었다.
나는 다솜이가 만든 결혼 관련 기도 요청 글귀를 읽는 중에, 가슴 한 켠으로부터 울컥 올라오는 것이 있었다.
‘이곳이 나의 선교지구나!’ 라는 다솜이의 표현 때문이었다.
성경의 내용을 근거로 하면, 먼저 믿음의 사람들끼리 결혼을 하라고 한다. 그것을 다솜이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믿음이 부족하거나 믿음이 없는 형제를 만나게 되면, 믿음을 먼저 가진 사람이 감당할 몫이 있다는 것을 다솜이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솜이는 청년의 시기를 보내며 나에게 말하곤 했었다.
“아빠, 나는 나보다 믿음이 더 좋은 형제랑 결혼하고 싶어.”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많은 고민을 하고 기도했던 다솜이는 영빈이와 결혼을 결심했다. 그것은 자기가 감당해야 할 몫을 감당하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 요청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우선 저와 저희 가족에게 소중한 분을 저의 결혼에 초대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설렘도 있지만, 아직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는 영빈이와 함께 맞춰가며 ‘이곳이 나의 선교지구나’하는 마음과 혼자 감당하기엔 쉽지 않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결혼 준비부터 앞으로 삶 속에서 하나님만 붙잡고 살아가길
2. 영빈이가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하고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3. 저희의 삶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오는데 밝은 별처럼 비추는 역할이 되길
4. 서로의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지 않고 아껴주는 부부가 되길
5.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거룩히 살아갈 힘과 믿음 놓치지 않길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25년 끝자락 최다솜 드림
저와 저희 가정, 사역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중보해주시는 동역자님. 저의 첫째딸 다솜이의 결혼을 두 달 남짓 앞두고, 다솜이의 기도 요청 내용을 이렇게 보내드리오니, 기도하실 때 포함해서 잠시라도 꼭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5. 11. 10
큰딸 다솜이의 결혼을 앞두고
최관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