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77회 :: 아직 하지 못한... 아직 듣지 못한 대답! 】방송일: 2005.03.18.
극본 : 이 남 규
씬1/ 미자방 (D)
미자, 자고 있는데 76화 술 먹고 현우한테
전화했던 자신의 목소리 들린다.
미자 (E) 야이 싸가지야! 너 나 갖고 장난친 거냐?
미자, 벌떡 일어나는.
플레쉬 백// 미자 술 취해 현우에게 전화 했던 장면.
현실// 침대에 앉아 골몰하게 생각에 빠진다.
플레쉬 백, 현실의 미자 얼굴, 한번씩 왔다갔다 보인다.
현실의 미자, 혹시 꿈은 아니었을까 하는 표정이다.
미자 (E) 꿈이었나? 지피디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거부터 내가 전화 걸어 욕한 거 까지... (꿈은 아니다)
다 거짓말이었으면... (약간은 당기는 표정) 아니... 내가 전화 걸어 욕한 것만 거짓말이었으면... 아니 그건...
(자기마음을 자기도 모르겠다. 베개에 얼굴 묻고 발악하듯 빽하고 소리 지른다. 고개 들고 침착해지는) 안돼! 이건 안돼는
거야! 안되게 돼 있는 거야! 최미자!! 고민할 필요 없어!
미자, 벌떡 일어나 옷장 문 열고, 옷 고른다.
마음에 안 드는 옷 바닥에 버리면서 급하게 옷 고르는.
미자 말해 줄 꺼야! 우리는 안 된다고, 이건 아니라고, 아닌 건 빨리 정리해야 된다고... (잠깐 멈칫) 고민할
필요 없는 거야...
미자의 마음처럼 어지럽게 놓여진 옷가지들 틈에 멍하게 서 있는
미자의 모습에서 TITLE.
TITLE - 아직 하지 못한... 아직 듣지 못한 대답!
씬2/ 방송국 연습실 앞 (D)
미자, 씩씩하게 걸어와서 문 앞에 선다.
미자, 현우한테 모든 걸 얘기할 분위기다.
미자, 망설임 없이 힘차게 문을 연다.
씬3/ 방송국 연습실 (D)
현우, 대본 체크하고 있는데, 문 벌컥 열리더니
미자, 들어온다.
현우, 미자 쳐다보는데, 미자 들어왔다가 현우 보자
바로 돌아서서 나간다.
현우, 문만 바라보고 있는데, 미자 다시 문 열고
조금 전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들어와서 앉는다.
둘 사이에 어색함이 흐르고.
현우 이제... 와요?
미자 (보지도 않고 앞에 놓인 대본 보는) 네!
현우 ... 커피 한잔... 할래요?
미자 (안보고) 커피 끊었어요!
현우 .. 그래요? ... (어색, 대본보다가) 있다 끝나구...
미자 (벌떡 일어난다)
현우 어디?
미자 커 커피나 한잔하려구요!
현우 커피 끊었다구...
미자 좋은 지적이네요! (다시 앉다가 벌떡 일어나는)
현우 (보는)
미자 (슬쩍 현우보다 다시 정면보며) 화 화장실 좀...
미자, 밖으로 나가면, 현우, 답답하다.
현우, 이대로는 도저히 지낼 수 없다는 생각한다.
현우,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 짓다가 밖으로 나간다.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4/ 거실 (D)
영옥, 영숙, 혜옥 고스톱 판 정리하고 있다.
혜옥 (돈 세며) 3시간 고스톱 쳐서 본전이면 잘 쳤네!
영숙 (돈 셈해보며) 그래? 나두 본전인데.
영옥 (한숨 후~) 그럼 한판두 제대로 못 쳤는데 본전이지! 뭘 쳤어야 돈이 오구 가고 그러지!
영숙, 혜옥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부록 방에서
나온다. 부록, 슬그머니 셋 앞에 통장 내민다.
혜옥, 통장으로 손 내미는데, 영옥 혜옥 손 탁 친다.
혜옥, 아! 하며 손 만지고.
영옥 이게 뭐냐?
부록 별건 아니구요! 얼마 있음 둘째 이모님 칠순이잖아요! 이모님 칠순 때 쓰시라구...
영숙 (감격하는) ...나 같은 늙은이 칠순을 뭘...(돌아서서 눈물 훔치는)
영옥 언제 이런 걸...(부록 손 꼭 잡고) 고맙네! 고마워!
영숙 (눈물 훔치고 부록 손잡는) 고마우이!
부록 (머쓱하다) 뭘요? (껄껄 웃는)
혜옥도 조카 고마워! 하면서 쓱 손 내미는데,
부록쪽으로 손 가는 게 아니라 통장으로 손 간다.
영옥, 혜옥 손 또 탁 때리면, 혜옥 입 삐죽 내밀면서
부록 손잡고 고맙다고 얘기하는.
씬5/ 할머니 방 (D)
영옥, 통장 펴고 대견하단 표정 짓고 있고,
혜옥 눈 동그래져서 통장 보고 있다.
영숙,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영옥 내 뱃속으로 난 자식이지만 참 속 깊어!
혜옥 그러게~ 언니 뱃속에서 어떻게 그런 아들이 나왔나 몰라!
영옥 (웃으며) 그러게.. (가만 생각하니 칭찬이 아닌 것 같다) 뭐?
혜옥 (빨리 말 돌리는) 이 돈이면 언니 칠순 제대로 차리겠다!
영옥 그럼 제대로 차리고도 남지! (영숙 보고) 니 칠순 남부럽지 않게 차려줄게!
영숙 나야 뭐 아무렇게나 해도...
영옥 아무렇게나 하긴? 평생 한번 뿐인 칠순인데 호텔에서 가수 불러다 제대로 해야지!
혜옥 (신난다) 호텔? 가수?
영옥 칠순도 칠순이지만 칠순까지 오래 살았으니 남들한테 제대로 베푸는 거, 이게 또 칠순의 참 의의거든! 남한테
베푸는 거 확실하게 베풀어야지!
혜옥 어느 호텔에서 할 거야? 가수는 누구 부를껀데?
영옥 영숙이 너 생각해 놓은 거 있냐?
영숙 (대답이 좀 시원찮다) 나야 뭐...
혜옥 언니는 언니 칠순인데 대답이 뭐 그래?
영옥 내둬! 쑥스러워서 저래 저게. 너랑 나랑 알아서 준비하면 돼!
영옥, 혜옥, 신난 표정이고,
영숙, 뭔가 즐겁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씬6/ 방송국 복도 (D)
현우, 복도에 서서 미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미자, 화장실에서 슬그머니 머리만 내밀더니
좌우 살피며 본다.
미자, 그러다가 현우 발견하고는 자라처럼 화장실로
목 쏙 집어넣는다.
미자, 뻘쭘 하지만 태연하게 나와 현우 쪽으로 걸어간다.
미자 (E) 피한다구 해결되는 건 없어! 지금 정리 못하면 결국 힘들어지는 건 나야!
미자, 당장이라도 말할 것처럼 현우한테 걸어가고.
현우 .. 저기요 미자씨!!
미자, 현우가 별 말도 안했는데 놀란다.
미자, 마치 현우를 못 보기라도 한 것처럼 그냥
현우 옆을 스쳐서 지나 가버린다.
현우, 미자씨! 부르며 따라간다.
씬7/ 방송국 앞 (D) - ENG
미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현우 미자씨 부르며 따라간다.
현우 미자씨 잠깐만요! 저랑 잠깐만 얘기 좀...
미자, 더 빠른 걸음으로 걷고,
현우 따라가며 얘기한다.
현우 언제까지 이렇게 피하기만 할 거예요?
미자, 걷다가 다리 삐끗하고,
현우 쪽으로 카메라 넘어가는데,
현우 표정만으로 미자 심하게 넘어진 게 보인다.
현우 괘 괜찮아요? (다가가는데)
미자, 벌떡 일어나더니 걸어가고, 현우 다시 따라가는데,
미자, 지나가는 택시 잡더니 올라탄다.
현우, 미자씨 잠깐만요 하며 택시까지 오는데.
미자 (급하게) 아저씨 쌍문동이요.
현우 미자씨 잠깐이면 되요...
택시 출발한다.
현우 미자씨! 잠깐만요... (출발하는 택시를 바라보며) 난 아직 듣지 못한 대답이 있단 말이에요...
씬8/ 원룸 (D)
윤아, 노트북 켜고 뭔가 보고 있으면
지영, 침실에서 나온다.
윤아 출근하는 거야?
지영 응! 근데 뭐해?
윤아 아니! 동직 오빠 팬 카페 보고 있어!
지영 ..그 인간한테 그런것두 생겼어?
윤아 제법 사람들 많아! 한 8백명 정도...
지영 요즘은 TV에 살짝 나와도 기본이 천이야!
윤아 그럼 많은거 아니네?
지영 갔다 올게.
윤아 어!
윤아, 킥킥거리며 컴퓨터 보고, 지영 나가다가
한번 돌아보고 나가는.
씬9/ 거실 (D)
미자, 터덜터덜 들어오는데, 자기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한다.
미자 안되요! 우리 이쯤에서 정리해요! 왜 이 말을 못해? 피하기만 하면.. 내일은 또 그 다음 내일은? 이러면
안되는 거 니가 더 잘 알잖아! 같은 직장 사람이랑은 힘들다는 거 니가 더 잘 알잖아...
E) 집 전화 벨소리.
미자, 전화 소리 못 듣는다.
우현, 방에서 나온다. 미자보며 왜 전화 안 받고
있냐는 표정으로 보다가 전화 받는.
우현 여보세요! (사이) 아! 지피디!
미자 (지피디란 소리에 놀란다)
우현 미자 옆에 있는데 바꿔 줄까요? 아! 그래요? 알았어요! (끊는)
미자 (궁금하다) 뭐래? 지피디가 뭐래?
우현 생방송 있는데 집에 가면 어떻게 하냐는데?
미자 그냥 그 소리 밖에 안 했어? 뭐 어디로 나와라 그런 소린 안 하고?
우현 (갸웃) 생방송 있다구했으면 방송국으로 오란 소리가 아닐까?
미자 그건 그렇지! (헉 놀라는) 생방송!?
미자, 후다닥 뛰어 나간다.
씬/ 집 외경 (N) - 브릿지 M
씬10/ 할머니 방 (N)
혜옥 잔뜩 들뜬 표정으로 앉아 있고,
영숙, 뭔가 골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영옥, 성경가방 같은 거들고 들어온다.
혜옥 언니 알아봤어?
영옥 내가 동생 칠순 때문에 고생이 참 많어! (하지만 표정은 신난 표정이다)
영옥, 가방에서 각종 팜플릿 꺼내 놓는다.
영옥 여기 이 호텔이 우리나라에 서두 최고로 치는 호텔이거든~
혜옥 어디 봐봐? (달려 들어보고) 우와 진짜 좋다!
영옥 넌 안보냐?
영숙 나야 뭐.. 됐우!
영옥 으그~ 으그~ (팜플릿보며) 이 호텔이 무궁화가 자그마치 다섯 개야! 다섯개!
혜옥 에이~ 다섯 개면 좀 썰렁하지 않나? 호텔에 얘기해서 한 스무 그루 정도 더 갖다 달래자!
영옥 (어이없다) 그 무궁화가 이 무궁화냐? 쉽게 말해 이 호텔이 한우로 치면 일등급 한우라 이말이야!
혜옥 (이해했다) 아! 진짜 좋은 호텔이구나! 호텔은 됐구? 가수는?
영옥 칠순하면 또 남진이지!
혜옥 남진? 정말?
영옥 남진이 칠순에 와서 (노래) 저 푸른 초원위에... 이거 부르면 더 볼 거 없는 칠순이거든~
혜옥 최고급 호텔에 남진! (갸웃) 근데 남진이 올까?
영옥 안오지! 아무나 부르면 오고 가구 하는 가수가 아니지!
혜옥 (말똥말똥 보는)
영옥 우리 지피디 있잖어! 피디들이 또 연예인은 꽉 잡고 있거든~ 근데 또 우리가 지피디랑 어떤 사이야?
혜옥 (말 못하는)
영옥 (자신 없지만) ..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아냐...?
혜옥 (어쨌든 수긍) ...남진은 된거네! (베시시 웃는)
영옥, 한복 샘플 꺼내놓는다.
영옥 여기서 하나 골라봐!
혜옥 이게 뭔데?
영옥 사람들 많이 오고 그럴껀데 한복 곱게 입구 인사해야지!
혜옥 그치! 아무 옷이나 입음 안 되지? 언닌 안 골라?
영숙 (마지못해 대답하는 분위기다) 아무거나 입지 뭐.
영옥 니껀 내가 알아서 고른다?
영숙 그러시구랴.
혜옥 (설렌다) 이쁜 한복에 최고급 호텔 글구 남진! 빨리 언니 칠순이었음 좋겠다!
영옥 그러게 며칠 좀 일찍 태어나지 그랬냐?
영옥, 혜옥 웃으며 칠순 때 자기 모습을 상상하고,
영숙은 남의 잔치에 앉아 있는 표정이다.
씬11/ 방송국 녹음실 (N)
현우, 지영 부스 밖에 있는데, 미자 살짝 문 열고
심호흡 한번 하고, 태연한 척 걸어 들어오는데,
미자 걸음 어색하고, 경직 되어 있다.
현우, 미자 쳐다보는데, 미자 현우 시선 무시한다.
지영 (현우 눈치 보며) 어디 갔다 와?
미자 그냥 잠깐 일이 있어서... 바로 방송 들어가면 되죠?
현우 네!
미자, 녹음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는데,
잘못 앉아서 테이블 밑으로 쑥 들어간다.
미자,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앉는.
현우 괜찮아요?
미자 ... (대본 보는 척)
현우 방송 들어갈게요!
미자, 현우 시선 외면하고 대본만 보고 있다.
현우, 큐 사인 주면 시그널 음악 나간다.
현우, 오프닝 하라고 손으로 사인 주는데,
미자, 대본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현우, 놀라서 계속 신호하고, 지영 큰 일 났다는 표정 짓다가
손으로 쿵쿵 유리를 친다.
미자 (지영보고는 놀라서 버벅 거리는) 제 목소리가 안 들려서 놀라셨죠? 원래 기다리는 건 늘 이렇게 더디 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다림은 더욱 더 간절한 거겠죠! 안녕하세요 올드미스 다이어리 최미자입니다!
미자, 죽었다하는 표정으로 현우 쳐다보면,
현우 팔짱끼고 미자 바라보고 있다.
미자 이런 상황에도 현우 제대로 못 본다.
씬12/ 차안 (N) - ENG
정민, 차안에서 라디오 듣고 있다.
정민 (혼잣말하는) 기다리는 건 더디 온다는 거... 잘 알지! 너무 잘 알지!
미자 (E) 노래 한곡 듣고 다시 얘기 나눌게요. 테이의 사랑은 하나다!
한참 동안 노래 나오지 않고 침묵만 흐른다.
정민, 뭐야 하는 표정으로 있는데.
미자 (E) 아~ 죄송합니다. (밝게) 광고 먼저 들을게요.
씬13/ 방송국 녹음실 (N)
현우, 착잡해하고 지영 ‘너 왜 그래?’하는 입모양
미자, 죽을 맛이라는 표정으로 고개 못든다
미자 ...죄송합니다.
씬14/ 앞마당 (N)
영옥, 혜옥 장독대에 올라 골목길 기웃기웃 거리고 있다.
아줌마1 지나가자 둘 장독 열고 장독 보는 척 한다.
아줌마1 안녕하세요!
영옥 어! 영희 엄마!
아줌마1 둘째 할머니 칠순 호텔에서 하신다며요?
영옥 벌써 소문이 거기까지 돌았어? 뭐 평생한번 뿐인 칠순인데 (강조) 무궁화 다섯 개짜리 호텔에서 그냥 조용하게
할려구.
아줌마1 (놀라는) 그 정도면 조용하게 하는 게 아니네요.
영옥 (껄껄 웃으며) 그런가? 영희엄마두 꼭 와!
아줌마1 꼭 갈게요. 하고는 간다.
영옥, 혜옥 괜히 으쓱한데, 아줌마2, 3 지나간다.
영옥, 혜옥 딴 짓하는 척하는데,
아줌마 2, 3 그냥 지나간다.
영옥 저기 미옥이 엄마! 영철이 엄마!
아줌2,3 (돌아보고 인사하는)
혜옥 남진 좋아해?
아줌2,3 (갑자기 그런 질문은 왜 하냔 표정 짓다가) 그럼요 좋아하죠!
혜옥 잘됐다! 우리 언니 칠순에 남진 올꺼거든~
아줌2,3 그래요?
영옥 또 우리랑 뗄레야 뗄 수 없는 놈이 방송국 피디로 있잖어!
아줌2,3 어머! 어머!
영옥 남진 노랜알지? (노래하는) 저 푸른 초원위에...
혜옥 (뚜뚜루뚜루루루 추임새 넣어주는)
영옥, 혜옥 신나기도 하고 으쓱하기도 한
표정으로 노래 부른다.
씬/ 방송국 외경 (N) - 짧은 브릿지
씬15/ 방송국 연습실 (N)
현우, 아무 말 없이 들어오고, 미자 고개도 못 들고
따라 들어온다.
현우 아무 말도 없고, 미자 미쳐버리겠다.
미자 (E) 직장에선 이래서 안돼! (ON) 저 지피디님.. 죄송해요.
현우 (차분하다) 제가 알아서 할 게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미자 (E) 결국 직장에선 이렇게 되버리니까~
현우 (갑갑하단 표정 짓다가) 그렇게 저 안보고 딴 데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큐 사인도 놓치고 그러죠.
미자 ... (E) 정리해야 돼! 이런 건 아니야! (ON) 저 지피디님...
현우 됐어요! 그 얘긴 여기서 끝내죠!
미자 네? 네!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
현우 (약간 뜸들이고) 밥이나 먹으러 가죠?
미자 (약간 놀라는) 밥이요?
현우 왜 싫어요?
미자 아니 뭐...
현우 그럼 가요!
미자 그게 좀...
현우 (약간 답답) 좋다는 거예요? 싫다는 거예요?
미자 ...
현우 (참을 만큼 참았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얘기를 해야 될꺼 아니에요! 제가 지금 벽이랑 얘기합니까?
최미자씨 벽이에요?
미자 (못 쳐다보고) 아니요...
현우 사람이 얘기를 하면 얼굴보고 대답하세요! 제 얼굴이 보기 싫어서 그래요?
미자 (울 것 같다) 아니요...
현우 다시 한번 물을게요! 밥 먹으러 가죠?
미자 네!
씬/ 카페 외경 (N)
씬16/ 카페 (N)
미자, 현우 어색하게 앉아 있다.
종업원 와서 주문 받는데.
현우 전 스테이크 주시구요! 미자씨는?
미자 저 저두요.
현우 스테이크 둘하고 맥주 주세요.
미자 (놀라 쳐다보는) 술 마시잔 소린... 밥 먹자구...
현우 밥 먹잖아요!
종업원 맥주 먼저 갖다 준다.
현우, 맥주 따서 미자에게 주고, 미자, 현우 별다른
얘기 없이 어색하기만 하다.
미자, 맥주만 만지작거리고, 이 자리가 영 불편하고
어색하다.
미자 (E) 그래! 차라리 취해버리자~
미자, 맥주 벌컥벌컥 마시는데, 현우 애써 말리진 않는다.
미자, 차가운 거 마셔서 머리가 너무 아픈데도
꾹 참고 마신다.
씬17/ 거실 (N)
영옥, 혜옥, 노트 펴고 사람들 이름 적고 있고,
영숙은 딴 생각중이다.
혜옥 미스터 김도 부를 꺼지?
영옥 미스터 김도 부르고, 미스터 지도 불러야지!
혜옥 준호 할머니랑 영철이 할머니도 부르고... 소이할머닌 안 불러도 되지? 그 동안 잘난 척한 거 후회할꺼다 아마!
영옥 소이할미도 불러!
혜옥 왜? 언니 밉지도 않아?
영옥 그래서 부르라는 거야! 영숙이 칠순에 와보라구 해! 다시 잘난 척 할 수 있나 보자구!
혜옥 (생각만으로 통쾌하다) 그래 부르자!
부록, 밖에서 들어온다.
부록 다녀왔습니다.
영옥 왔냐?
부록 이모님 칠순 준비하세요? 이런 건 제가 준비해야 되는데...
영옥 아범 바쁜데 뭘,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으니까 아범은 신경쓰지 말고 일봐!
부록 네! (영숙 보고는) 이모님 어디 편찮으세요?
영숙 ...
영옥 냅둬! 아무래도 쑥스러운가봐!
부록 (쑥스러운 표정이 아니다) 뭐 마음에 안 드는 거라도 있으세요?
영숙 (아쉽지만) ...내가 뭐 마음에 안들 게 있나.
부록 그러지 말구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음 말씀하세요! 이모님 칠순이잖아요?
영/혜 (그제서야 영숙 보면)
영숙 (한숨 푹 혼잣말) .. 내 피붙이 하나 제대로 못만나는 처지에... 그런 호강이.. 눈에나 들어올라나...
옥/혜 (분위기 이상한게 불안하다)
영숙 ....미영이 못 본지도 오래됐구~ (눈물 글썽이며) 칠순이라구 그러니까 자꾸 그것이 더 눈에 밟혀서... 나
배를 타도 좋으니 나 칠순 차려 줄 돈으로.. 미영이 있는 미국 좀 보내주면... 안되겠나?
부록 이모님 칠순이고 이모님이 가시겠다면 미국에 보내드려야죠!
영/혜 (떠덩 놀라는)
영숙 (밝아지며 손 부여잡고) 고맙네! 고마워!
영옥, 혜옥 쓱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
씬18/ 할머니방 (N)
영옥, 혜옥 잔뜩 불만인 표정으로 있고,
영숙, 들어온다.
영숙 고마워! 고마워요!
영/혜 (불만인 표정으로 묵묵)
영숙 (표정 살피며) 언니?
영옥 넌 너만 생각 하냐?
영숙 ... 내가 뭘?
혜옥 언니는 언니만 생각하냐구? 기왕 하는 칠순인데 동생이랑 언니 호강 좀 시켜 주면 안돼?
영숙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겠다) ...그거야 미안하게 생각하구 있지만... 칠순에 피 붙이 좀 보겠다는 데 그거
하나 이해 못해줘요?
영옥 그러는 넌? 니가 우리 좀 이해해주면 안 되냐?
영숙 그래서 내가 미안하구 고맙다구 하지 않수?
혜옥 미국은 다른 때 언제든지 갈 수 있잖아! 칠순은 평생 한번이구! 나중에 가면 되잖아! 나중에!
영숙 (부아난다) 나중에 나중에 하다가 이러구 있은지가 10년이다. 나중에 언제? 어느 세월에?
혜옥 (대답 못하는)
영옥 (찔끔) 저거 저! 끝까지 안 가겠단 소리는 안 하는거 봐!
영숙 (이해 못해줘서 약간 기분 나쁘다) 갈꺼유! 누가 뭐라해두... 나 미영이 보러 갈거유
영숙, 옷장에서 옷가지들 꺼내고 있다.
혜옥 그럼 한복도 못 입는 거야?
영옥 (들으라는 듯) 뭐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저승에서 입게 관에 넣어 달래지 뭐!
영숙 (섭섭한 마음에 묵묵)
영옥 (빈정 확 상한다) 혜옥아 이 언니 죽거들랑 이 언니 유골은 꼭 무궁화 다섯 개짜리 호텔에 뿌려줘! 그렇게라두
꼭 가보게.
혜옥 알았어 언니! 뿌릴 때 꼭 남진 노래 저 푸른 초원위에 불러줄게!
영숙 (......)
영옥, 혜옥 얄미워 노려보고, 영숙도
무시하고 옷 챙긴다.
씬19/ 카페 (N)
현우, 앉아 있고, 미자 맥주 벌컥 벌컥 마시는데,
현우, 미자 잡는다.
현우 그만 마셔요! 많이 먹었어요!
미자 (내려놓는 E) 오늘은 취하지도 않는다!
현우 (뭔가 말할 듯 말하지 못하는)
미자 (그런 현우 볼수록 미치겠는)
현우 ... 저 때문에 많이 놀랬죠?
미자 네? 쫌요! 아니 많이... 맨날 구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좋... 다구 그러니까 당황도 좀 되고...
현우 미안해요!
미자 (놀라) 아니요! 절대 사과 받으려고 그런 건 아니구요! (눈치 보다가) 근데요...?
현우 네!
미자 ... 제 어디가... 마음에 드셔서?
현우 그 그냥 다 좋았어요! 미자씨가...
미자 아! 그냥!! 하긴 좋은데 이유가 없죠... 그냥 어디가요?
현우 그 그게... 그냥요...
미자 아! 그냥!!
둘, 한동안 침묵이다. 둘 또각또각 손가락으로 탁자만 튕기다가.
미자, 갑자기 표정 어두워진다.
미자 저기요...
현우 네?
미자 혹시 내가 지피디님 싸.. 가지라고 별명 만들어서 부르고 다닌 거 아세요?
현우 네!
미자 그거 아는데도 제가 좋... 아요?
현우 네!
둘, 그러고 또다시 침묵이 계속된다.
씬20/ 원룸 + 동직방 (N)
지영, 전화하면서 들어온다.
지영 공사? 그럼 오늘 안 들어 와? 알았어 문 꼭 걸고 잘게.
지영, 소파에 철푸덕 앉는데, 컴퓨터 보인다.
지영, 슬쩍 컴퓨터 켜고 팬 카페 접속한다.
지영 회원가입? (뭔가 걸린다) 비공개로하구... 대화명? (잠시 생각) 헐크!
동직방// 동직 컴퓨터 앞에서 킥킥거리고 있다.
동직 어! 한명 더 늘었다! 또 누가 가입하셨나? 헐크? (갸웃하다 씩 웃으며) 성격이 화끈하신가...?
원룸// 지영, 컴퓨터 하고 있다.
지영 오빠 좋아해요? (어이없다는 표정) 오빠가 제 이상형... 장동건 원빈 잘생긴 애들도 많은데... 장동직씨 너무
느끼해요? 하! 그럼 그렇지! 봐 안티잖아! 오빠 나이트에서 본 것 같은데? 못 봤으면 이상하지? 집이 나이트잖아!
지영, 팔짱끼고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 짓다가
뭔가를 컴퓨터에 쓰기 시작한다.
동직방// 동직 마우스 움직이며 글보고 있다.
동직 장동직씨 느끼해요? 노! 노! 느끼는 내가 얼마나 부드러운데... (마우스 내리고 보다가) 그거 장동직씨
컨셉일꺼예요! 그치! 컨셉! (보더니) 헐크! 확실히 화끈한 성격이라 제대로 아네! (보는) 오빠 나이트에서 본 것
같은데? (헉 놀라는)
지영 (E) 배우니까 나이트도 경험상 가봤겠죠.
동직 그럼 배우는 경험이지! (보는) 또 헐크네!
씬21/ 카페 (N)
현우, 미자 앉아 있는데, 현우 침묵을 깬다.
현우 제가... 불편해요?
미자 솔직히 좀... (후~ 심호흡 한번하고) 솔직히 불편해요! 제가 서른 넘게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신조가 있었지만
유일하게 지킨 게 회사에서는 직장동료라는 사고치지 말자거든요!
현우 왜요?
미자 잘 되면 좋지만 잘 못 되면, 결국 상처 받는 건 여자거든요! 그만두게 되는 건 여자거든요!
현우 잘 되면 되잖아요!
미자 (생각하니 그렇다) 그거야 그렇지만...
현우 제가 싫어요?
미자 네? 그 그런 건 아니구요.
현우 그럼 좋아요?
미자 ...
현우 아예 관심이 없어요?
미자 (화들짝) 아뇨! 관심이... 없었는데 (강조) 쪼끔~ 쪼끔 생겼어요. 전 다만 같은 직장내에서 남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으니까.....
현우 (뭔가 생각하더니) 직장이 다르면요?
미자 (놀라) 그래도 직장을 옮기시면 안되죠.
현우 그럼 전 안된다는 얘기네요?
미자 저 저기 제 말을 끝까지 들으셔야죠!... 그냥 이전처럼 친하게 지내면 안될까요?
현우 이전에도 우린 별로 안 친했어요.
미자 그 그렇죠!
현우 그럼... 좀 더 친해진 다음에 대답할래요?
미자 (보는)
현우 우선은 친구로 해두죠! 친한 친구! 친구처럼 친해진 다음에 그때 대답해줘요!
미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한편, 현우도 일단 한시름 놨다는
안도의 표정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22/ 거실 (D)
영옥, 혜옥 방에서 나오는데, 영숙 통화중이다.
영옥, 혜옥 불량기가 다분하다.
둘, 노는 고등학생처럼 팔짱끼고 나란히 서서
한쪽 발 떨면서 얼굴은 이미 깐죽거리기 직전이다.
영숙 미영이냐? 쫌 있음 이 에미 칠순인 거 알지?
영옥 (깐죽) 하나밖에 없는 피붙인데 모르면 나쁜년이지!
영숙 (쓱 한번 보고) 여기 식구들이 나 칠순이라구 미국에 보내준다네~
혜옥 (깐죽) 우리가 언제? 언니가 그랬어?
영옥 아~~니!
영숙 (쓱 쳐다보는데)
옥/혜 (공격적으로 입 모양) 뭐? 뭐?
영숙 뭐? 그러지 않아도 미국으로 부를려구 그랬다구? (좋아서) 그랬어?
옥/혜 (여전히 깐죽거리며 따라하며) 그랬어?
영숙 (놀라) 그래도 돼? 언니랑 혜옥이랑 같이 부른다구?
영옥, 혜옥 눈 커지며 불량한 몸짓 서서히 없어진다.
영숙 그럼~ 이모들도 미국 가는 거 좋아할 꺼야!
영옥, 혜옥 불량한 몸짓 다 없어지고, 눈 초롱초롱
쳐다보고 있다.
씬23/ 앞마당 (D)
영옥, 혜옥 장독대에 앉아 있다가
아줌마1 지나가면 재빠르게 딴 짓 한다.
아줌마1 안녕하세요!
영/혜 하이/헬로우!
아줌마1 (꺄르르 웃으며) 미국 가기로 하셨다더니 인사두 미국말로 하시네요!
영옥 이 동네는 어떻게 된 게 뭔 일만 있으면 동네 사람이 다 아네! 니가 얘기했어?
혜옥 노우~~썰!
영옥 영숙이 딸이 미국에 사는데 꼭 우리랑 같이 오라구 그러네!
아줌마1 재밌게들 놀다 오세요!
영/혜 영희 엄마 탱큐야! 땡큐!/미 투!
아줌마1 가는데,
영옥 아 맞다!
혜옥 왜? 왜?
영옥 영희엄마한테 굿바이란 소릴 못했네!
씬24/ 원룸 + 동직 방 (D)
지영, 빵 입에 물고, 컴퓨터 보고 있다.
지영, 눈 커진다.
지영 헐크님께? (클릭)
동직 (E) 이름도 비공개구 나이도 비공개구, 헐크님은저에 대해 잘 아시는 거 같은데 저는 헐크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네요! 실례가 안된다면 누군지 물어도 될까요?
지영 암튼 쓸데없는 호기심은 많어?
지영, 답글 남길 생각 없는 듯 보인다.
지영, 컴퓨터 덮고 가는데.
동직방// 동직 눈 동그랗게 뜨고 컴퓨터 보고 있다.
지영 (E) 그냥 팬이에요!
동직,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에서.
씬/ 방송국 외경 (D) - 브릿지 M
씬25/ 방송국 복도 (D) - ENG
현우, CD 잔뜩 들고 가고 있는데, 현우 뒤에
미자 걸어온다.
미자, 현우 인 거 확인하고 뒤 돌아 가려다가
아 맞다하는 표정이다.
미자, 빠른 걸음으로 현우 옆으로 와서 걷는다.
현우 (조금 걷다 미자 옆에 있는 거 발견한다) 왔어요?
미자 네! 왔어요!
둘, 괜히 웃음이 나온다.
미자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현우 괜찮은데~
미자 (몇 개 빼앗아 들고는) 오늘 선곡할 시딘가봐요?
현우 네!
미자 나 이 노래 좋아하는데.
현우 그래요? 나둔데!
미자, 현우 서로 쳐다보고는 좀 어색한 분위기다.
둘 아무 말 없이 걷기 시작하는데 표정은 밝다.
미자 저기요... 근데 저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질문하고 자기도 놀란다)
현우 (쳐다보는)
미자 (당황, 수습) 그 그냥 별 뜻은 없구요!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현우 작년 봄이요!
미자 작년 봄!? 아후~ 그냥 못 들은 걸로 하라니까!
미자 작년 봄?하며 작년 봄을 되뇌이며 걷고,
현우, 밝게 웃으며 걸어가는데서.
씬26/ 할머니 방 (D)
영옥, 혜옥 커다란 가방 두개 놓고
미국 갈 짐 챙기고 있다.
영옥 팔자에도 없는 미국에 가볼 줄 어떻게 알았겠어?
혜옥 그러게~ (신난) 미국에 가면 거긴 꼭 한번 가봐야지!
영옥 어디?
혜옥 그 에펠탑인가 뭔가 있잖어! 미국의 상징!
영옥 (한심하다) 차.. 에펠탑은 년아 카나다잖어~
혜옥 그럼.... 붉은 광장은 꼭 가봐야지!
영옥 붉은 광장? (어이없다) 뭔 체력이 남아 돈다구 그 광장에를 가~? 다 늙어서~ 그냥 그 디지니란둔가 거기나
구경하구 오자니까...
혜옥 .. 알았어...
영옥, 혜옥 웃으면서 짐 챙기고 있는데,
영숙 들어온다.
영옥 (부드럽게) 너는 미국 갈 짐 안 챙기냐?
영숙 (나름대로 밝은) 그게 말이우~ 미국에 갈 필요가 없게 됐우.
옥/혜 (뭔가 불길한 기운에 쳐다보는)
영숙 미영이가 한국엘 오기로 했우!
옥/혜 (떠덩)
영숙 (좋은 생각이라는 듯) 생각해봐요! 어차피 우리 미영이 보는건데~ 셋다 힘들게 미국갈 필요 있우? 미영이만
오면되지!
영옥, 혜옥, 차라리 못 들은 걸로 하자.
영옥 미국에 가면 거긴 땅이 넓어서 겨울도 있구 여름도 있거든~
영숙 미영이가 이리루 온다니까요!
혜옥 그럼 얇은 옷, 두꺼운 옷 다 넣어가야 겠다!
영옥 그렇지! 다 넣어 가야지!
영숙 (크게) 아~ 미국에 안 간다니까요! !
영옥 (울고 싶다) 넌 너만 생각하냐? 너만 생각해?
씬27/ 앞마당 (D)
장독대 영옥, 혜옥 앉아 있는데,
모든 꿈이 깨져버려서 허망한 표정이다!
둘,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데, 혜옥 갑자기
후다닥 밑으로 내려간다.
영옥 쟤가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아줌마 1, 2, 3 온다.
영옥, 재빠르게 장독 뚜껑으로 얼굴 가리는데.
아줌셋 미자 할머니!
영옥 (장독 뚜껑치우며 코 훅 마시는) 어! 왔어?
아줌1 그 소문 사실이에요?
영옥 뭔 소문?
아줌2 할머니들 남진이랑 같이 미국가기로 했다면서요?
영옥 어?
아줌3 미국에서두 최고급 호텔에서 묵기로 했대!
아줌1 진짜예요?
영옥 그 그럼! 진짜지!
아줌마1 미자 할머니는 좋겠다.
영옥 뭘 그런 걸 부러워 해! 어여들 가봐!
아줌마 셋, 인사하고 가고,
혜옥 장독대로 올라온다.
혜옥 소문이 또 어떻게 그렇게 됐대? 어쩌지? 누나 칠순 끝날 때까지 숨어 있어야 겠다 그지?
영옥 오면 온다구 말을 해야지! (머리 밀며) 너만 쏙 숨으면 다냐? (밀며) 응? (밀며) 넌 너만 생각해?
(밀며) 너만 생각하냐구?
영옥, 혜옥 쿡쿡 찌르고, 혜옥 아! 아! 하는데서. 코드. F. O.
씬28/ 미자방 + 앞마당 (N)
에필로그// F. I
미자, 베개 끌어안고 골몰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자 작년 봄!? 그럼 일년두 넘게 날 좋아했던 거야? 작년 봄!? 작년 봄엔 뭔 일이 있었지?
E) 핸드폰 벨소리.
미자 (전화 받는) 정민씨! 혹시 작년 봄에 내가 뭐 했는지 기억나?
정민 (F) 우린 작년 가을에 만났는데...
미자 아! 그랬지?
정민 (F)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좋은 일 있었나봐?
미자 응! 지피디 문제 해결 했거든.
정민 (F) 해결... 했어?
미자 다행히 해결 됐어! 당분간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기로 했어! 친해진 다음에 대답해주기로 하긴 했는데...
어쨌든 지금은 너무 홀가분해!
정민 (F) 잘 됐네.
미자 그치? 잘됐지? (다른 전화 왔다) 정민씨 내가 있다가 전화할게 지피디한테 전화 왔어! (버튼 누르고)
여보세요! 네! 지피디님!
앞마당// 정민 뭔가 씁쓸한 표정으로
미자 집 바라보고 있다.
정민, 발걸음 돌려서 가는데, 발걸음이 무겁기만 한데서 엔딩.
77 아직 하지 못한... 아직 듣지 못한 대답!.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