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파주 심학산(尋鶴山)
심학산(尋鶴山)은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서남단에 있는 높이 194m의 산이다. 한강 하류 북쪽 강변에는 고양의 덕양산(125m)과 일산의 고봉산(203m), 파주의 심학산 외에는 산이라 이름 붙일만한 높은 지대가 없다. 그래서 심학산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벌판 한가운데 서 있어 멀리서도 우뚝 솟아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심악산(深岳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여지도서>에는 심학산의 주봉이 고양의 고봉산(高峰山/203m)이라 했다. 그러나 심학산과 고봉산은 서로 떨어져 있으며, 높이도 10여 m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굳이 주봉(主峰)과 지봉(支峰)으로 구분할 것도 없겠다.
심학산이라는 이름은 홍수 때 한강의 물이 범람하여 내려올 때 중간에서 거센 물길을 막았다고 해서 ‘수막산(水幕山)이라 부르기도 했고, 예전에는 밀물 때면 한강 하류 인근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되는데 산이 뿌리를 깊게 박은 채 물 위에 솟아 있다고 해서 ’뫼뿌리‘ 또는 심악산(深岳山)이라 불렀다. 그런데 조선시대 때 궁중에서 기르던 학이 날아서 도망을 했는데 이곳 산에서 찾았다고 해서 심학산(尋鶴山)이라 이르게 되었다는 유래담이 전한다. 산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산자락에는 창건한지 그리 오래지 않은 사찰 약천사(藥泉寺)와 법선사(法禪寺)가 자리하고 있다.
심학산은 그리 높지는 않으나 경사가 심한 편이다. 동패동에서 길을 잡아 산비탈 길을 20여 분 숨 가쁘게 걸어 오르면 정상에 있는 심학정(尋鶴亭)에 닿게 된다. 산꼭대기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많으며, 바위에 기대 지은 정자들이 두엇 있어 쉬어 가기 편하다. 그리고 산 여기저기에 참호와 교통호 등 군 방어시설이 있다. 그리고 근처에 높은 산이 없다 보니 탁 트인 시야 때문에 유장하게 흐르는 한강 물줄기와 함께 강변을 따라 시원스레 뻗은 자유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김포, 파주, 고양 일대는 물론, 날씨가 맑은 날엔 한강과 임진강 건너편에 있는 북한의 개풍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심학산둘레길은 오르내림이 부드러워 걷기 편하다. 다만 약천사에서 수투바위로 가는 둘레길 일부 구간은 사유지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심학정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는 산등성이 길을 걷다가 헬리포트가 있는 산허리에서 법선사로 가는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솔향기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법선사에 잠시 들렀다. 그리고 교하배수지까지 갔다가 다시 산등성이로 올라와 약천사 쪽으로 하산했다. 약천사는 창건한지 오래지 않은 사찰로 대웅전이 지장보전보다 작고 소박하며, 경내에 13m 높이의 커다란 ‘남북통일약사여래대불’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동패리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심학정에 올랐다가 둘레길을 걸어 약천사까지 가는데 3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