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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앙리 메이야크 & 뤼도비크 알레비
초연 1864년 12월 17일 파리 바리에테 극장
배경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기 전 스파르타 왕국
<2000 파리 샤틀레 극장 / 127분 / 한글자막>
루브르의 음악가들 & 합창단 LES MUSICIENS DU LOUVRE - GRENOBLE CHORUS OF THE MUSICIENS DU LOUVRE 연주
마르크 민코프스키 지휘 / 로랑 펠리 연출
엘렌(헬레네).....스파르타의 왕비....................펠리시티 로트(메조소프라노)
파리스..............트로이의 프리암 왕의 아들......얀 보이론(테너)
메넬라스...........스파르타의 왕.......................미셸 세네칼(테너)
아가멤논...........미케네의 왕. 메넬라스의 형.....로랑 나오우리(베이스)
오레스테...........아가멤논의 아들....................마리-안게 토도로비치(메조소프라노 또는 테너)
아킬레스.....................................................에릭 후세(테너 또는 바리톤)
칼카스..............제사장.................................프랑수아 르 루(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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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자크 오펜바흐의 <아름다운 엘렌>, 전 3막으로 구성된 오페레타의 걸작
로랑 펠리가 연출 및 의상을 담당하고 샹딸 토마스가 무대 장치를, 로라 스코치(Laura Scozzi)가 안무를 맡은 <아름다운 엘렌>은 1864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엘렌의 납치를 개작한 이 작품은 프랑스 제2제정 시대 고위층의 위선과 방종을 풍자함으로써 오펜바흐의 희극적인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아무 기쁨도 느끼지 못하고 사랑에 굶주려 있는 엘렌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재치와 유머로 가득하다.
'데임(dame, 대영제국 4등 훈공장'O.B.E.'를 받은 여성에 대한 공식 존칭, 귀부인 혹은 레이디)' 칭호를 받은 영국의 소프라노 펠리시티 롯트는 늙고 힘없는 남편 옆에 누워 남자다운 청년(얀 베의롱이 코믹한 연기로 열연) 파리스와 사랑의 모험을 떠나는 꿈을 꾸는 엘렌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꿈속에서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 데다 시간과 장소가 무의미한 것처럼, 한밤중에 펼쳐지는 환상은 일상 속에 신화가 투영되는 한편 고대와 현대 그리스가 동시에 재현되기도 한다. 고대 의상이 현대 의상으로 둔갑하는 등 전혀 다른 요소들이 경쾌하고 재미있게 조화를 이룬다. 고대 신화의 주인공들은 빗자루 달린 투구를 쓰고 베게를 벨트에 둘러매는 등 코믹하고 익살스러운 인물들로 바뀌었다. <아름다운 엘렌>은 공연하는 시종일관 기지와 재치가 번득일 뿐 아니라 독창적인 요소로 가득하고 오직 프랑스인만이 해낼 수 있는 건전한 코미디 오페라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게다가 롯트의 흠잡을 데 없는 우아함과 노래가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 줄거리 === <내지 해설>
1막
배경은 스파르타. 아도니스를 추모하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제단 앞에 예물을 바치지만 대제사장 칼카사는 제단에 쌓여 있는 꽃더미가 영 탐탁지 않다. 그래서 제물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곧이어 양치기 하나가 도착한다. 이윽고 편지를 입에 문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 들어온다. 편지는 파리스와 엘렌을 만나게 하라는 비너스의 뜻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깜짝 놀란 칼카스는 그 양치기가 바로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의 아들인 파리스라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때 헬렌이 나타나고 둘은 첫눈에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축제가 시작되면서 그들은 헤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지혜의 날"이 개최되자, 아이아스 듀오, 아킬레스, 메넬라우스 등 그리스 왕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러나 가장 지혜로운 사람을 뽑기 위해 실력을 겨루는 이 게임의 승자는 '양치기'가 된다. 파리스는 위장한 신분을 벗고 자신의 혈통을 밝힌 후, 사시나무 떨듯 하는 엘렌이 수여하는 상을 받는다. 곧이어 메넬라오스의 집으로 초대받는다. 그리고 칼카스의 도움 - 비너스가 화나서 천둥소리를 내는 것처럼 꾸민다 - 으로 파리스는 엘렌과 밀회하는 데 성공한다.
2막
엘렌의 방. 엘렌은 처음으로 파리스를 향한 불같은 사랑을 억누르려 애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꿈 속에서라도 파리스를 보게 해달라고 칼카스에게 애원한다. 엘렌이 잠든 한밤중에 파리스가 노예 옷을 입고 침실로 들어온다. 칼카스는 이번에도 둘만 있도록 작전을 꾸민다. 파리스를 본 엘렌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며 파리스와 키스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갑자기 침실로 들어온 메넬라오스가 그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메넬라오스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며 그리스 왕들을 부른다. 그러나 왕들은 메넬라오스에게 남편은 그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집에 불쑥 들어오면 안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그런 말이 메넬라오스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3막
그리스의 해변인 나우플리아에서 그리스 왕들이 망중한을 즐긴다. 수영복을 입은 아가멤논과 칼카스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어찌할 줄 모른다. 한편 박쿠스 축제는 열리지 않는다. 메넬라오스 왕은 칼카스가 아닌 다른 대제사장을 부른다. 아내인 엘렌을 신에게 바치려는 속셈이었다. 제사장은 배를 타고 나타나 엘렌만을 데리고 가겠노라 한다. 메넬라오스는 승낙한다. 엘렌은 처음에 거부하다 제사장이 바로 파리스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배에 오른다. 그리고 배는 키테라를 향해 떠난다. 트로이 전쟁을 예고하며.
=== 오펜바흐 === <내지 해설>
자크 오펜바흐는 오페레타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 장르로 끌어올림으로써 레하르, 설리번은 물론 20세기 뮤지컬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대사와 극적인 무대 장치에 유머와 신랄한 풍자를 섞음으로써 제2제정 시대의 도덕과 관습을 땅바닥으로 보기좋게 내동댕이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곡가였다.
오펜바흐는 독일에서 유대인 악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14세 때 파리로 이주해 파리음악원장이었던 케루비니의 추천을 받아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여 첼로를 배웠다. 그후 오페라 코미크 극장 소속의 오케스트라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왈츠와 주로 첼로의 소품을 작곡 및 편곡하였으나 하나도 무대에 올리지는 못했다. 살롱의 첼로 연주가로 이름이 알려짐에 따라 오펜바흐 특유의 익살과 유머는 빛을 잃기 시작한다. 그러나 1855년 역량을 본격적으로 발휘할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파리 세계박람회의 후원으로 샹젤리제의 작은 극장을 소유하게 된 것. 그 결과 등장인물이 셋이고 1막으로 구성된 코미디 오페라를 직접 작곡.상연하여 흥행에 성공한다. 오펜바흐의 자작곡은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상연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이윽고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다. 1858년 첫 장편 오페레타인 <천국과 지옥>의 상연 이후, 작곡에만 몰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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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해설 ===
사전지식
코믹 오페라지만 내용이 코믹하다기보다는 음악과 연기, 대사가 코믹하다. 유명한 트로이의 헬레네와 파리스 왕자의 사랑을 현대판으로 코믹하게 구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공연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무대장치를 할 수도 있고, 현대적인 무대장치를 할 수도 있다. 이 오페레타는 대서사시의 내용과 다소 다르지만 큰 줄거리에는 변함이 없다.
에피소드
헬레네가 미남 청년 파리스 왕자에게 마음을 주게 된 것은 이다(Ida) 산에서 세 명의 여신 사이에 있었던 미인대회의 결과 때문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기 바란다. 오펜바흐의 가벼운 오페라(오페레타)는 아무리 무거운 이야기도 놀랄 만큼 가벼운 이야기로 변화시킨다. 하지만 대본과 음악은 고대의 이야기를 현대에 접목해 현대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줄거리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는 남편 메넬라우스(Ménélas) 왕을 죽여야 할 운명이라는 신의 계시를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신관(神官) 칼카스(Clachas)와 함께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헬레네(Hélène)는 잘생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âris)를 떠올리며 혹시 그와 사랑의 도피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헬레네가 파리스 왕자를 생각하는 순간 목동으로 변장한 파리스 왕자가 헬레네의 침실로 찾아온다. 파리스 왕자는 헬레네에게 사랑을 받아달라고 애원한다. 두 사람은 마치 수십 년 전부터 사랑해온 것처럼 긴밀한 관계가 된다.
다음 날 스파르타 왕궁에서는 무술시합이 열린다. 파리스 왕자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안 나가겠다고 하지만 그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상대방은 크레타 왕국에서 가장 용맹스러운 장사다.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결투 끝에 파리스 왕자가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난다. 신관들은 이것이 신의 계시 때문이라고 생각해 신전에 가서 신의 뜻을 묻기로 한다. 신관이 받아온 신탁은 스파르타 왕 메넬라우스가 배를 타고 무작정 멀리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메넬라우스 왕을 멀리 쫓아내려는 수작이다. 한편 헬레네는 이러다가 자신도 피해를 보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 그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파리스 왕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심한다. 그날 밤 파리스 왕자가 신관을 매수해 헬레네의 침실로 잠입한다. 두 사람이 다정한 시간을 보내려 할 때 메넬라우스가 등장한다.
헬레네와 메넬라우스가 말다툼을 벌인다. 음악으로 표현된 말다툼 장면이 상당히 흥미롭다. 점잖게 시작한 두 사람의 언쟁이 막바지로 치닫는다. 아무튼 메넬라우스는 헬레네를 점점 더 의심하게 된다. 이때 금빛 찬란한 갤리선(노예들이 노를 젓는 전함)이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뱃머리에는 신관으로 변장한 파리스 왕자가 서 있다. 신관은 헬레네에게 비너스 신의 신탁을 전한다. 아직도 신의 지시에 순종하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서둘러 비너스 신전으로 가서 희생물을 올리고 제사를 드리라는 내용이다. 신의 뜻을 거역할 수 없는 헬레네는 갤리선에 올라 비너스 신전으로 향한다. 메넬라우스도 신탁이라는 말에 꼼짝없이 헬레네를 보낸다.
비너스 신전이 어디 있는지 알 턱이 없는 파리스와 헬레네는 트로이를 향해 뱃머리를 돌린다. 속은 것을 안 메넬라우스 왕이 복수를 외친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름다운 엘렌 [La Belle Hélène, The Fair Helen] (OPERA 366, 2011. 6. 27.,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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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
헬레네 Helene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절세의 미녀이다.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였지만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유혹에 넘어가 함께 트로이로 도주하는 바람에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게 만든다. 트로이 전쟁이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난 뒤 다시 메넬라오스의 아내가 되어 함께 스파르타로 돌아왔다.
헬레네 인물관계도
헬레네는 스파르타 왕 틴다레오스의 아내 레다가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정을 통해서 낳은 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에게서 알을 낳은 것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이며 레다는 그녀가 낳은 알에서 헬레네가 태어나는 것을 도왔을 뿐이라는 설도 있다.
이때 레다(혹은 네메시스)는 두 개의 알을 낳았는데 한 개에서는 헬레네가 태어나고 또 한 개에서는 디오스쿠로이라 불리는 쌍둥이 아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가 태어났다. 헬레네의 어머니가 레다였다는 설에서는 레다가 헬레네와 디오스쿠로이 형제는 제우스와 사이에서 알로 낳고 또 다른 딸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틴다레오스와 사이에서 낳았다고 한다.
헬레네는 메넬라오스와 사이에서 딸 헤르미오네와 아들 니코스트라토스를 낳았다 (일설에 니코스트라토스는 메넬라오스가 시녀에게서 낳은 아들이라고 한다). 헬레네는 또 파리스와 사이에서 딸 헬레나와 아들 네 형제도 낳았는데 모두 트로이 전쟁 때 죽었다.
신비주의적 전승에 따르면 헬레네는 이 세상에서의 삶은 마친 뒤 ‘복된 자들의 땅’에서 아킬레우스와 결혼하여 아들 에우포리온을 낳았다고 한다.
신화 이야기
개요
헬레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미녀다. 헬레네는 너무나 아름다워 그녀를 한 번 본 남자는 누구나 소유하기를 원했다. 헬레네는 이미 열두 살 때 그녀의 미모에 반한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납치된 적이 있으며,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는 그리스 전역에서 구혼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녀의 아버지 틴다레오스 왕은 폭동을 걱정해야 했다. 그리고 호메로스 서사시의 무대가 된 트로이 전쟁이 그녀로 인해 발발한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출생
헬레네의 탄생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그녀가 제우스와 인간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설이다.
네메시스는 제우스가 자신을 연모하여 쫓아오자 여러 가지 동물의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그를 피했는데, 거위로 변신했을 때 제우스가 재빨리 백조로 변신하여 기어코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일설에는 아프로디테가 독수리로 변하여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를 쫓는 체하며 네메시스가 변신한 거위 쪽으로 몰고 가서 제우스로 하여금 네메시스를 범하게 하였다고도 한다).
얼마 뒤 네메시스는 숲에서 알을 낳았고, 목동들이 알을 발견하여 스파르타 왕 틴다레오스의 아내 레다에게 가져다주었다. 레다는 알에서 헬레네가 태어나자 자신의 친딸처럼 키웠다.
하지만 또 다른 설에 따르면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정을 통해서 알을 낳은 것은 네메시스가 아니라 레다 자신이었다고 한다. 제우스는 틴다레오스의 아내인 아름다운 레다가 호숫가에서 시녀들과 물놀이를 하고 있을 때 백조로 변신하여 다가가 그녀를 범하였다.
그 후 레다는 달이 차자 여자아이 하나와 알 두 개를 낳았다. 한 알에서는 헬레네가 태어나고, 다른 알에서는 디오스쿠로이라고 불리는 쌍둥이 형제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가 태어났다. 알에서 태어난 세 아이는 제우스의 자식이고, 처음부터 사람으로 태어난 또 다른 여자아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틴다레오스의 자식이라고 한다.
헬레네의 납치
헬레네는 12세 때 이미 그녀를 탐하는 사내에게 납치당하는 불행을 겪었다. 그녀를 납치한 이는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였다. 테세우스와 그의 절친한 친구 페이리토오스는 서로에게 제우스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주기로 맹세한 적이 있는데, 이때 테세우스는 스파르타의 헬레네를 자신의 신붓감으로 꼽았다. 실제로 테세우스는 페이리토오스의 도움을 얻어 헬레네를 스파르타에서 유괴하여 아테네에 있는 어머니 아이트라에게 맡긴 뒤 페이리토오스와 함께 그가 원하는 신붓감을 데리러 저승으로 내려갔다. 페이리토오스가 신붓감으로 고른 여인이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하계로 내려간 페르세포네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하계의 왕 하데스의 계략에 속아 모든 일을 잊게 만드는 망각의 의자에 앉는 바람에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테세우스는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열두 과업 중 하나인 저승의 개 케르베로스를 데려가기 위해 하계로 내려왔을 때 구출되었지만 페이리토오스는 영원히 하계에 남았다.
헬레네는 테세우스가 저승에 머무는 사이 그녀의 남자 형제인 디오스쿠로이에 의해 구출되었다. 이때 테세우스의 어머니 아이트라도 함께 스파르타로 끌려갔다.
헬레네의 결혼과 구혼자의 서약
미녀 헬레네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그리스 전역에서 구혼자들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오디세우스, 메네스테우스, 대(大)아이아스, 파트로클로스, 이도메네우스 같은 불세출의 영웅과 왕들이었다. 구혼자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선물들을 가져왔다. 하지만 틴다레오스는 그들의 선물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어느 한 사람을 헬레네의 남편으로 선택했을 때 나머지 구혼자들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고 전쟁을 걸어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혼자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오디세우스가 찾아와 자신이 문제를 해결해줄 테니 그 대신 이카리오스의 딸 페넬로페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다른 구혼자들처럼 많은 선물을 가져올 수 없었던 오디세우스는 헬레네에 대한 구혼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페넬로페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이카리오스는 틴다레오스 왕의 동생이니 페넬로페는 그의 조카의 딸이 된다. 틴다레오스는 기뻐하며 그러마고 했고 오디세우스는 해결방법을 알려주었다. 결정에 앞서 모든 구혼자들에게 누가 남편으로 선택받든 그 권리를 인정하고 부부를 지켜주겠다는 서약을 먼저 받아내라는 것이었다.
오디세우스의 묘책은 성공을 거두었고 헬레네의 남편이 되는 영광은 틴다레오스의 총애를 받고 있던 메넬라오스에게로 돌아갔다 (→‘틴다레오스’ 참조). 틴다레오스는 아들인 디오스쿠로이 형제가 이다스와 린케우스 형제와 싸우다 모두 죽었기 때문에 사위 메넬라오스에게 스파르타의 왕위도 물려주었다.
헬레네와 메넬라오스 사이에서는 딸 헤르미오네가 태어났다.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에서 헤르미오네를 두 사람의 유일한 자식으로 언급했지만, 다른 전승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에는 니코스트라토스라는 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니코스트라토스는 메넬라오스가 계집종에게서 낳은 자식이라는 설도 있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유혹
헤르미오네가 아홉 살이 되었을 무렵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의 궁으로 찾아온다. 파리스는 트로이에서 과실로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왔던 것인데 메넬라오스는 트로이에서 자신을 환대해준 적이 있었던 파리스를 관대히 맞아주었고 살인죄도 정화시켜주었다. 그리고 신탁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파리스를 남겨둔 채 외할아버지 카트레우스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크레타 섬으로 떠났고, 파리스는 그 틈을 타서 헬레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도망쳤다 (헬레네가 파리스에게 납치되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파리스가 손쉽게 헬레네를 유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뒤에서 그를 돕고 있었던 것이다.
파리스의 심판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 올림포스의 신들 중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불청객으로 결혼식에 찾아가 ‘가장 아름다운 자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연회석에 던졌다. 그러자 이 사과를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서로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말썽이 생겼다. 여신들의 다툼으로 골치가 아파진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다.
이에 헤라는 파리스에게 사과를 자신에게 주면 최고의 권력을 주겠다고 했고, 아테네는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를 약속했고,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품에 안겨주겠다고 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다. 그에게 그리스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안겨준 이 결정은 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트로이 전쟁을 불러들였고,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는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이집트의 헬레네
헬레네의 트로이 행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순풍을 타고 사흘 만에 트로이에 도착했다는 설, 헤라 여신이 일으킨 폭풍에 떠밀려서 혹은 메넬라오스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페니키아와 키프로스 등지를 떠돌며 상당한 시간을 지체한 뒤에 트로이에 도착했다는 설, 아예 트로이로 가지 못하고 트로이 전쟁 기간 내내 이집트에 머물고 있었다는 설 등이다.
헬레네가 트로이로 가지 못하고 이집트에 머문다는 신화는 다시 여러 갈래의 이야기로 나뉜다. 우선 파리스의 선택에 분노한 헤라가 헬레네를 빼앗기로 마음먹고 구름으로 그녀의 모습을 빚어 파리스와 동행하게 하고 진짜 헬레네는 이집트로 데려가 프로테우스 왕에게 맡겼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헤라가 등장하지 않는 설도 있다.
파리스와 헬레네는 트로이로 가는 도중 이집트에 들러 프로테우스 왕의 환대를 받았는데, 이들의 애정행각을 전해들은 프로테우스가 분노하여 파리스를 자기 왕국에서 추방하고 헬레네는 메넬라오스가 찾으러 올 때까지 자기 곁에 가두어두었다는 것이다. 이때 프로테우스는 파리스가 순순히 트로이로 출발하도록 만들기 위해 마법으로 헬레네의 허상을 만들어 동행하게 하였다고도 한다. 이 설에 따르면 파리스와 트로이로 건너간 바람에 끔찍한 전쟁을 일으킨 헬레네는 결국 허상에 불과했던 셈이다.
트로이 전쟁
크레타 섬에서 헬레네와 파리스의 도주 소식을 들은 메넬라오스는 서둘러 스파르타로 돌아왔다. 그는 오디세우스 등과 함께 트로이로 가서 아내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헬레네와 파리스는 아직 트로이에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허탕을 치고 스파르타로 돌아온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의 옛 구혼자들에게 틴다레오스에게 했던 맹세를 상기시키며 실추된 그리스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촉구하였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을 총사령관으로 하는 그리스연합군은 아울리스 항에 집결하여 1천여 척의 선박을 이끌고 트로이 원정에 나섰다.
트로이 전쟁이 10년이 넘도록 끝날 기미가 안 보이자 양측은 당사자인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로 최종적인 결말을 짓고자 했다. 결투는 메넬라오스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파리스를 총애하는 아프로디테가 그를 구름에 감싸 헬레네의 침실로 데려가는 바람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쟁은 결국 그리스군이 목마 속에 숨어 트로이 성에 잠입함으로써 트로이의 패망으로 끝이 났다. 목마 속 그리스 용사의 일원으로 트로이를 함락시킨 뒤에 메넬라오스가 헬레네를 찾은 곳은 파리스의 형제인 데이포보스의 집에서였다. 파리스가 필록테테스의 화살에 죽고 난 뒤 트로이인들은 헬레네를 데이포보스에게 아내로 주었던 것이다. 메넬라오스는 헬레네를 당장에 죽이려 했지만 헬레네의 미모와 아프로디테의 방해로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그는 헬레네를 그리스로 데려가서 죽이겠다고 사람들 앞에서 다짐했지만 결국 이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
트로이 전쟁 중의 헬레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트로이 성에서 헬레네가 보인 행동은 지극히 모순적이다. 헬레네는 전쟁이 장기화되자 파리스와 도망친 일을 후회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녀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성을 정찰하기 위해 변장을 하고 나타났을 때 그를 알아보고도 밀고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가 팔라디온 상을 훔칠 때 이를 돕기까지 하였다.(→‘오디세우스’, ‘팔라디온’ 참조)
하지만 그리스군이 목마를 남기고 철수하였을 때는 그 안에 그리스 용사들이 숨어 있는 것을 간파하고 그들의 아내 목소리를 흉내내며 잠복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들려 했다.
그 때문에 오디세우스는 목마 안의 그리스 용사들이 헬레네의 목소리에 속아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도록 막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하지만 트로이 성이 함락되고 메넬라오스가 나타났을 때는 오히려 다시 그를 도와 파리스에 이어 새 남편이 된 데이포보스를 죽게 만들었다.
귀향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의 귀향길은 오디세우스의 여정 못지않게 험난했다. 이는 메넬라오스가 신들에 대한 대접을 소홀히 한 탓이었다고 한다. 승리를 거둔 뒤 아가멤논이 트로이에 남아 아테나 여신이 분노하지 않도록 제물을 바치는 동안 메넬라오스는 서둘러 귀로에 올랐기 때문이다. 메넬라오스는 결국 50척의 선박 중 5척만 남기고 모두 잃고 키잡이마저 아폴론에게 죽임을 당하는 불행을 겪게 된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바다를 표류하다가 결국 이집트까지 가게 되지만 이곳에서 여러 해를 머물며 큰 부를 쌓고 부부 간의 관계도 어느 정도 회복한 뒤 다시 스파르타로 돌아갔다.
하지만 헬레네가 애당초 트로이에 가지 않고 이집트에 머물고 있었다는 설에 따르면 메넬라오스는 이집트에 도착한 뒤에 비로소 진짜 헬레네와 만나게 된다.
헬레네의 죽음
헬레네의 죽음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헬레네의 죽음은 대개 그녀가 비극적인 전쟁의 원인 제공자였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일설에 따르면 헬레네는 메넬라오스와 함께 스파르타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아르고스에 닿았는데, 그곳에서는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를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뒤였다. 오레스테스는 자기 집안의 불행이 헬레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여겨 그녀를 죽이려 했다. 하지만 제우스의 명으로 아폴론이 그녀를 구해내어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헬레네가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에 의해 타우리스에서 제물로 바쳐졌다는 설도 있다. 이는 이피게네이아가 트로이 전쟁이 시작될 때 그리스 함대의 순항을 위해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제물로 바쳐졌던 것에 대한 복수였다고 한다 (이피게네이아는 제물로 희생되기 직전에 여신이 구름으로 감싸서 타우리스로 데려가 자신의 신관으로 삼았다. → ‘이피게네이아’ 참조).
또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바다의 님페 테티스가 아들의 죽음에 화가 나서 그리스로 돌아가는 그녀를 죽였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헬레네의 죽음에 관한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폴릭소의 복수설이다. 그에 따르면 메넬라오스와 함께 스파르타로 돌아온 헬레네는 메넬라오스가 죽은 뒤 그의 아들들(메넬라오스가 시녀에게서 낳은 자식들이다. → ‘니코스트라토스’ 참조)에 의해 스파르타에서 쫓겨났다. 그러자 헬레네는 로도스 섬으로 피신하여 옛 친구인 폴릭소에게 몸을 의탁했다. 하지만 폴릭소는 남편 틀레폴레모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것을 헬레네의 탓으로 여겨 원한을 품고 있었다.
물론 헬레네는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폴릭소는 일단 헬레네를 반기는 척하고는, 헬레네가 목욕을 하는 사이에 시녀들을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로 변장시켜 헬레네에게 달려들게 하였다. 헬레네는 결국 폴릭소의 시녀들이 변장한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에게 시달리다 실성하여 스스로 목을 매고 죽었다 (또는 폴릭소의 시녀들이 헬레네를 나무에 목매달아 죽였다고도 한다).
헬레네와 아킬레우스
헬레네의 최후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신화는 그녀가 죽은 뒤 ‘복된 자들의 섬’으로 가서 아킬레우스와 결혼하여 자식도 낳고 살았다는 설이다.
아킬레우스와 헬레네가 함께 산다는 곳은 도나우 강이 흑해로 흘러두는 하구에 위치한 ‘레우케’라고 불리는 흰 섬이라고도 하고, 신들의 총애를 받는 인간들만이 들어간다는 오케아노스 강변에 있는 ‘행복의 들판’ 엘리시온이라고도 한다 (→‘엘리시온’ 참조).
그곳에서 두 사람은 올림포스의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고 에우포리온이라는 아들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에우포리온은 등에 날개가 달린 아름답고 총명한 소년으로 자라나 제우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조롱하다가 제우스의 분노를 사 벼락을 맞고 죽었다고 한다 (→‘에우포리온’ 참조).
헬레네 인물관계도 상세
헬레네는 스파르타 왕 틴다레오스의 아내 레다가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정을 통해서 낳은 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에게서 알을 낳은 것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이며 레다는 그녀가 낳은 알에서 헬레네가 태어나는 것을 도왔을 뿐이라는 설도 있다.
이때 레다(혹은 네메시스)는 두 개의 알을 낳았는데 한 개에서는 헬레네가 태어나고 또 한 개에서는 디오스쿠로이라 불리는 쌍둥이 아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가 태어났다. 헬레네의 어머니가 레다였다는 설에서는 레다가 헬레네와 디오스쿠로이 형제는 제우스와 사이에서 알로 낳고 또 다른 딸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틴다레오스와 사이에서 낳았다고 한다.
헬레네는 메넬라오스와 사이에서 딸 헤르미오네와 아들 니코스트라토스를 낳았다 (일설에 니코스트라토스는 메넬라오스가 시녀에게서 낳은 아들이라고 한다). 헬레네는 또 파리스와 사이에서 딸 헬레나와 아들 네 형제도 낳았는데 모두 트로이 전쟁 때 죽었다.
신비주의적 전승에 따르면 헬레네는 이 세상에서의 삶은 마친 뒤 ‘복된 자들의 땅’에서 아킬레우스와 결혼하여 아들 에우포리온을 낳았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헬레네 [Helene] - 왕비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
첫댓글 <불멸의 오페라 3 / 박종호> ★★★
영국 소프라노인 펠리시티 로트는 프랑스 가수를 능가하는 능청스러운 연기와 발음으로 외국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엘렌을 창조하여 팬들을 감탄시켰다. 얀 보이론(파리스 역)의 연기와 노래도 일품이고 미셸 세네칼(메넬라스 역)의 감초 같은 연기 또한 이 작품의 진가를 돋보이게 한다. 연출과 무대미술이 모두 참신해서 요즘의 연출 방향을 제대로 보여준다. 지휘자 마르크 민코프스키 역시 객석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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