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은 1천여 개의 고인돌 유적을 갖고 있다.
(미디어인뉴스=김동문 객원기자) 고인돌,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유적이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에 성행하여 초기철기 시대까지 존속한 거석문화(巨石文化)의 일종"으로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5600년 전후하여 형성되기 시작된 초기 청동기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풀이한다.
한국은 대략 35,000여 개의 고인물 유적을 갖고 있어, 전 세계 고인돌 유적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고인돌 유적이 한반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알게 되었다.
아랍 이슬람 지역에도 고인돌 유적이 있다. 그 가운데 요르단은 아랍 지역 최대의 고인물 보유국으로 평가된다. 아직 아랍 이슬람 지역의 고인돌의 정확한 분포 현황과 용도, 조성 시기 등에 대해서는 일치된 결론은 없다.
형태가 보존된 1천 개 안팎의 고인돌 유적이 요르단 곳곳에서 발견된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요르단 중부 마다바 인근 지역과 자르까 강(구약 성경의 얍복강)과 요단강이 만나는 다미야지역이다. 각각 500여 개, 300여 개의 고인돌 유적이 확인되고 있다.
이 두 곳의 지형적 특성은 물이 풍성했던 곳이었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고인돌 유적을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붙박이로 지내는 유목민도 있지만, 철 따라 보금자리를 바꾸는 유목민도 있다.
유목민의 일부가 이 고인돌 지역에 천막을 치고 살면서 고인돌을 창고 등으로 재활용하는 풍경도 눈길을 끈다. 고대 문명 유적지가 10만 곳도 넘는 요르단에서, 5,600년 넘는 고인돌 유적조차도 진귀한 존재가 아닌 듯하다.
사실 요르단 곳곳을 방문하다 보면, 1,500년, 2천 년 전후한 시기의 건축물의 잔해를 건축 재료로 재활용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3천 년 안팎이나 된 유적지 안에 자리 잡은 집에는 지금도 주민들이 살고 있을 정도이다. 유물, 유적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이 이런 점에서 우리와는 다르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