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입지조건을 탓하기 전에 한 관리자를 중심으로 입주자대표회의 및 부녀회가 일치단결해 자체적으로 난점을 해결하며 전원마을로 변모시킨 단지가 있다. 대단위 주공아파트가 밀집한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일대. 전원마을로 알려져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 동면기에 접어든 주위의 분위기와는 달리 유난히 노란빛과 푸른빛이 감돌아 자칫 계절의 순리를 역행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준공된 지 16년차에 접어든 1,440가구의 만수주공8단지(관리사무소장 김성배)는 단지 전체에 국화꽃이 만발해 국화꽃 향기가 그윽했고, 그늘진 곳에는 빠짐없이 맥문동이 가득 차 포근한 전원이라도 찾은 느낌이 든다.
▲부녀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단지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는 전 직원들이 부녀회(회장 김남자)와 함께 화단가꾸기 운동을 전개해 내년에는 국화꽃 축제를 개최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지 가꾸는 것이 생활화 된 덕이다. 김성배 관리사무소장은 한창 울창하게 성숙한 이 아파트의 수목을 위탁관리업체인 에이비엠(주)에서 파쇄기를 지원받아 자체 전지작업을 실시해 발생된 폐전지목으로 빗물에 흘러내리는 조경토를 방지하기 위해 친환경 ‘흙받이 가드레인’을 설치해 약 5,000여만원의 가치를 창출했다. 또한 준공당시 정·후문에 경비초소가 없이 알루미늄 새시의 간이 순찰초소를 이용해오던 중 역시 부녀회의 지원을 받아 낙후된 초소를 없애고 자연과 조화된 초소를 직접 설치했는데 경비초소가 마치 숲 속의 방갈로를 연상시키고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 단지가 이렇게 전원마을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꼼꼼하고 활동영역이 넓은 김남자 부녀회장이 쾌적한 단지 조성을 위해서라면 알뜰하게 조성된 기금을 지원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도 남동구 최우수단지로 선정된 이 아파트는 중앙공급 난방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난방라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가동시간을 하루에 1시간 30분을 단축함으로써 본격 난방기인 7개월 동안 약 7,000여만원을 절약해 관리비 절감에 앞장서 입주자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인천시회 남동구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성배 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해 조일남 기관과장, 김동일 영선과장, 정용석 전기과장 등 33명의 전 직원들은 에이비엠(주)의 적극적인 관리지침을 토대로 기본적인 업무이외에도 웬만한 공사는 용역을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능력과 신뢰를 통해 검증된 관리사무소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노재희 입주자대표회의회장은 “관리주체, 입주자 및 입주자단체가 화합해 유기적인 활동으로 단지 개혁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된 단지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원래 680면밖에 되지 않았던 주차면수를 입주자들의 협조로 단지 내 용도변경을 통해 현재 800여면으로 증설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도에는 구청의 예산을 이용해 1,000여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