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의 원래 이름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 용천산(龍天山)이라 불렸으나 도선국사가 강천산(剛泉山)으로 지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상 ‘옥을 굴리는 아름다움을 지닌 계곡’이란 뜻이다.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도 불리며, 산에서 흘러내리는 두 물줄기는 섬진강과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강천산은 호남정맥이 지나는 곳으로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를 이룬다.
오늘 우리가 가는 코스는 강천산의 남단 담양군 쪽이다.
강천산의 최고봉인 금성산(연대봉 603m) 일대에는 호남의 3대 산성의 하나인 금성산성이 있다.
금성산성(金城山城 사적 제353호)은 삼국시대에 처음 축조하였으며 수차례 개보수한 뒤 견고한 병영기지로 규모를 갖추었다.
외성(6,486m)과 내성(859m)으로 이루어진 석성으로 성안에는 군량미 창고와 객사,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아와 군사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불타 없어졌다.
동서남북에 4개의 성문터가 있는데, 이 일대의 산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성안을 들여다볼 수 없고, 가운데는 분지여서 요새로서 완벽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남원성과 함께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동학농민운동 때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어 성안의 모든 시설이 불에 탔다.
금성산성으로 오르는 등로 우측 아래에는 연동사지(煙洞寺址)가 있다.
연동사는 17세기 이후 폐찰된 사찰.폐찰돤 사지 암벽 아래에는 ‘담양연동사지3층석탑(潭陽煙洞寺址三層石塔 전남문화재자료 제200호)’과
‘연동사지 지장보살입상(煙洞寺址地藏菩薩立像 전남문화재자료 제188호)’이 있다.
나는 고도 70여m를 낮추며 내려가 왕복 30여분의 발품을 팔았다.
장대봉(將台峰 488.1m)은 장수가 군사들을 지휘하는 장대(將臺)가 있는 곳을 일컫는다.
이렇다할 등로가 없는 성곽을 따라 발자국을 남기고 표지기를 걸었다.
산성산(山城山) 시루봉(532.1m)은 하늘을 찌를 듯 암봉이 뾰족하게 솟았다.
계단이 없었다면 오르기 힘든 봉우리였고, 정수리에선 사방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신선봉(神仙峰)은 아무런 표식이 없는 봉우리지만 언제부턴가 신선이 머무는 봉우리로 본 듯.
옥호봉(玉湖峰 415m)은 아랫마을 옥호에서 따온 듯한데, 그렇다면 옥(玉)빛 호수(湖)는 강천호를 말하는가?
투구봉(鬪具峰)은 투구를 닮은 봉이라지만 엄밀히 따지면 ‘투구바위(鬪具岩)’였다.
광덕산(廣德山 563.9m)은 호남정맥 강천산 자락에 솟구친 산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덕을 많이 쌓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강천산의 옛 지명도 광덕산이었다.
풍수지리적으로 임금이 신하들을 모아놓고 조회를 하고 있는 천제봉조(天帝奉朝) 형상에다 용이 산속으로 숨어드는 회룡은산(回龍隱山)의 형국이란다.
그러거나말거나 이 10봉이 넘는 산들은 모두 뭉뚱그려 강천산으로 부른다.
공간을 확대 강천산의 품을 넓힌 셈이다.
산행궤적.
약 11km를 4시간 30여분이 걸린 셈. 처음엔 천천히, 나중엔 빠른 걸음.
고도표.
<월간 산>지의 부록.
국제신문의 오래된 개념도를 일부 편집하였다.
출발 전 준비한 표지기.
순창IC를 내려선 뒤 담양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가 아름다운 도로를 지난다.
그렇게 도착한 '담양 금성산성 주차장', 주소는 '담양군 금성면 금성리 산89-1'
들머리 고갯마루에 차를 바로 댔다.
임도급 너른 길.
입구의 '금성산성등산로' 이정표.
금성산성 산길입구에 담양군의 상징 굵은 대나무가 도열하여 내방객을 맞는다.
입구의 안내판.
임도는...
여기까지.
본격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동학농민혁명군 전적지' 안내석이 있다.
연동사 안내판.
연동사로 방향을 잡는다.
호젓한 오솔길은...
잘 닦여졌고...
고도를 조금 낮추자 특이한 바위 절벽에 동굴이 있고...
그 안에 법당이 마련되어 있으니 바로 연동사 노천법당으로 일명 '전우치 동굴 법당'이다.금성산성에 임진왜란과 동학농민운동을 거치며 많은 희생자들을 천도하기 위해 사른 향불의 연기가 계곡을 덮어 절 이름이 연동사(煙洞寺)가 되었을까?
전우치 동굴은 1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며, 실타래를 들고 들어가면 용면으로 통한다는 이야기도 전한다.원래 큰 동굴이었으나 6.25를거치면서 간첩들의 소굴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막아버렸다고 한다.
'전우치 동굴 법당' 안내판엔 '여우와 제세팔선주(濟世八仙酒)' 이야기도 전한다.
고도를 더 낮추며 조금 더 내려가니 또다시 동굴이 나오며 그 앞에 석불 한 기와 삼층석탑이 나란히 서있다.
아까 본 동굴법당과의 거리는 30여m.
짙게 그림자를 드리운 동굴 앞에 일광을 맞으며 선 두 석물. 두 석물은 모두 전라남도 지방문화재자료.
'연동사지지장보살입상'과 '연동사지 삼층석탑'이다.
지장보살입상은 사각 석주형(石柱形)에 앞뒤 면을 약간 다듬어 머리부분은 어느 정도 사실적인 기법으로 조각하였으나 신체부분은 손과 형식화된 옷주름만 나타내었다.
삼층석탑의 안내판과...
지장보살입상 안내판.
이 석탑은 원래 폐탑되어 각 부재들이 흩어져 있던 것을 1996년 새로 복원하였다.탑의 기법은 백제계 석탑에 속한 고려시대 석탑으로 조성 연대는 고려 말기로 추정된다.
내려다보니 바로 아래에 금성소류지가 보이고...
그 옆 아래에는 요사체가 있다. 우리는 이 쯤에서 바로 치고 올랐는데, 그건 틀린 선택. 반드시 내려간 길로 되올라와야 한다.
금성산성길로 올라와 만난 담양리조트 갈림길 이정표.
또다시 벤치가 있는 갈림길 이정표.
암반 위에 우뚝 선 성문이 보인다.
복원된 성문은...
보국문(輔國門)은 외남문으로 1994년 성곽복원사업 때 복원하였다.
보국문에선 서쪽 담양호 건너로 추월산이 우뚝하다.
당겨본 추월산.
동공을 넓혀야만...
주위 조망을 크게 볼 수 있을 것.
성곽을 따라 또다른 성문을 향해...
올라서니...
내남문인 충용문(忠勇門)이다.
식사를 한 뒤 훼손된 '영세불망비' 비석 한 기에 눈길이 간다.
안내판 아래에는 별장을 지낸 사람의 공덕비로 추정할 뿐 알 수 없다고 한다. 무슨 사연있을까?
안내판에 있는 '국문영 청덕영세불망비'다.
오솔길을 따르니...
작은 돌탑들이 선 동자암(童子庵)이다.
대웅보전도 있고, 몇 명의 사람들이 탁자 위에 앉아 있다. 전통 무예를 수련하며 산성 지킴이 역할을 해온 동자암 청산스님은 지난 2014년 입적하였다고 하는데...
석성을 지나...
동문 안내판 2~30m 직전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장대봉을 향한다.
금세 오른 장대봉(將臺峰)에 표지기를 걸었다.
장대봉에서 올려다본 봉우리는 운대봉인가?
장대봉을 내려와...
동문 안내판을 지난다.
곧 동문터에 닿고...
동문터 안내판을 담는다.
동문의 이정표.
금세 하늘로 솟구친 암봉이 시야에 들어오면 떡시루를 닮아 시루봉이다.
시루봉 직전에서...
광덕산은 좌측으로 내려서지만...
나는 안전계단을 밟으며 시루봉으로 올라선다.
시루봉에선 사방이 뻥 둟려...
주위 조망을 한껏 누릴 수 있다.
추월산이 보이는 방향.
옆으로도 시선을 돌리며...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먼 곳까지 바라보다...
산성산 시루봉 표지기를 걸었다.
그리고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광덕산 직전에서 좌측으로 깊은 골이 보이는 건 우리 B팀들이 탈출하는 곳.
전망대를 지나면...
급한 내리막에 철계단이 있다.
광덕산 오름 직전의 울긋불긋 단풍.
B팀들이 탈출할 곳.
일군의 일행들이 좌측으로 내려간 뒤 장수 씨와 나는 계단을 통해 고도 약 150m를 높히며 광덕산으로 오른다.
급한 오름의 철계단을 통해...
바위들이 도열한 정수리에 올라서자...
두 명의 산객이 머무는 광덕산의 너른 품에 안긴다.
덕을 많이 베푼다는 의미의 광덕산에 표지기를 걸었다.
그런 뒤 기념사진.
뒤따라 올라온 장수 씨도.
광덕산의 이정표.
강천산 왕자봉 너머 고개 내민 추월산 쪽 호남정맥.
전망바위에 앉은 두 산객에게 "모습이 너무 좋으니 사진 한 장 찍겠습니다."
신선봉 직전에 서있는 이정표에 강천사로 내려가는 길을 가리키고...
옥호봉 2.4km라고 적혀있다.
여기까지 함께한 장수 씨가 신체에 과부하가 걸렸단다. 그렇다면 아까 이정표에서 내려가시라 했다.이제 혼자가 되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16:00까지 하산하기에는 빡빡하다.
바빠지는 발걸음.
고도차가 그리 심하지 않는 능선길.
현위치는 금강계곡 정상.
선명한 등로를 따르면...
전망대를 만난다.
전망바위에 올라서서 아래 서흥저수지 뒤로 백암 장재마을이 촌락을 이루고 있다.낮은 산자락과 가을 벌판 사이에 솟은 봉우리는 호쾌하다.
당겨본 모습.
강천제에 집단 마을이 형성돼 있어...
살짝 당겨보니 펜션단지인 듯.
완만한 오름 후에...
닿은 옥호봉.
玉湖峰 표지기를 걸었다.
더 머무를 시간이 없다. 관리사무소 방향.
처음엔 완만한 능선.
옥호봉 갈림길 이정표. 투구봉 데크로 내려간다.
곁눈질할 사이도 없이...
데크 전망대에 닿아...
아래 골짜기를 내려다 보니 범상치 않은 바위에 데크가 나있어...
살짝 당겨본다. 데크가 닿은 바위는 투구봉인 듯하다.
투구봉에 부신 태양이 걸리고...
뒤돌아보니 내가 내려온 지점에 비슷한 크기의 바위가 있다. 그렇다면 어느것이 투구봉이고?
데크를 내려오며 확인하니 아무래도 이 바위가 투구봉인갑다.'월간 산' 지도를 확인하니 이 바위는 '장군바위'이고, 아까 그 바위는 '범바위'.
한 쪽 귀퉁이에 뻥 뚫린 구멍이 있어...
당겨 보았다. 월간산 지도에는 '금강문'이란다.
데크 계단을 얼추 내려오자...
이정표엔 투구봉이 100m, 옥호봉이 1.4km.
계단은 끝나고 이제 그냥 데크로 이어진 길.
좌측 아래에 보이는 다리는 금강교.
데크를 빠져나와...
돌아보는 모습. 이정표는 '데크산책로입구'다.
바로 맞닥뜨린 실핏줄 같은 폭포는...
병풍폭포. 안내판과는 판이하게 다른 물줄기. "늙으이 오줌줄 같으이~"
병풍바위를 거북바위라고도 한단다.
다리를 건너...
매표소를 지난다.
대인 3,000원(단체 2,500원), 학생 2,000원. * 경로, 미치학 아동 무료.
상가지구를 지나...
주차장 아래에 대기하고 있는 우리 버스. 겨우 하산시간을 맞췄다. 하산시간을 지정한 사람이 어긴다면 안될 것.뒷풀이를 할 수 없는 곳이라 순창고추장 단지로 이동을 한다.
우리 기사님이 잘 가는 '전통민들레식품'. 시식도 하며 장류의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전통민들레식품'에서 제공하는 '더덕 막걸리'에다 우리들이 준비한 각종 나물로 만든 비빔밥.
- 단 풍 -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누군가가 있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져볼 수 있는
그런 때가 있다.
무색무취의 시간들,
붉고 노오란 나뭇잎 되어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는다.
저것은 일종의 경고다.
<강 서 일>
첫댓글 연동사를대표로다녀오시게하고 내달음질친여유로 투구봉 장군바위 범바위 금강문을거쳐내려왔습니다 뒤에오고계실거라는여유여서 죄송했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