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45 출발
깨어나니 1시 30분
공사중인 고속도로인가 본데
한 차선 막고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중인 공사 현장에서 1시간 이상을 대기합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베트남엔 기차 철로와 대우 건설에서 만든 단 하나의 국도뿐이라니
길이 막히면 아무 대책없이 대기해야 합니다.
언제 도착하는지.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왜 안가고 서 있는지, 그냥 대기하느라 답답할 뿐이고
전체적으로 몸은 편한 편입니다.
(중간 곳곳에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이 보이고, 심지어 그 새벽에 여행객들이 짐을 챙기고 상차합니다)
화장실 있다고 마음 놓았더니
벌써 고장났다며 문을 잠가 놓았네...
그러니 가끔 정차하는 허허벌판에서 남녀가 눈치껏 해결합니다.
하여간 이런 장거리 버스 탑승 여행시는
가능한 한 물이나 음료, 그리고 맥주등을 삼가하고
기회있을 때마다 용변을 챙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답니다.
이전 파키스탄 여행시의 트라우마로
나는 장거리 버스 탈 일이 있으면
식사도 비교적 간단하고 자신 있는 것으로 골라 속을 달랬답니다.
(기사 분의 무사고 기원 장식품들..과 신발 담는 비닐백)
중간 중간 손님들이 상하차하니
짐칸이 모자라 짐이 통로를 막고 있고
자리도 모자라 침대사이 바닥에 누워 자는 불편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나마 비가 그쳐 다행이락 했더니,
7시 넘어 다시 살살 촉촉하게 뿌리기 시작하던 비는 간간히 폭우로 변해
더더욱 불편한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그러나 동남아 여행 처음으로 산다운 산의 모습이 나타나는
마치 우리나라의 동해안 7번 국도식 경관에 위로받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침대 버스도 이번 여행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니
빨리 이에 적응하고 차에서 홀로 즐길거리의 준비도 필요합니다.
나는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미국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죽였답니다.
눈치껏 비장의 '패트병 보드카'로 입술을 적시다 보면 어느덧 취기가 오르면,
창 밖에 보이는 비에 젖은 소소한 경관이 특별히 나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반드시 마음 속을 힐링시키는 효과가 있을 거라 자위하며
다시 한 모금....
드디어 14시간 만인 10시 넘어
나짱(예전 이름 나트랑 Nha Trang 인데 베트남에선 tr을 "ㅉ"으로 발음한다네) 도착..
베트남에서도 알아주는 해변 휴양지입니다.
길거리는 신도시인지라 매우 깨끗했고 조용하며 질서도 잡힌 편..
이곳은 국가차원에서 소련 관광객을 유치하고 소련과의 직항이 있는 관계로
그들이 관광객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며
당연히 많은 길거리 광고나 안내문등이 소련어로 되어 있답니다.
(기상과 관계없는 나의 최대 입수 한계치입니다)
우선 해변을 탐색합니다.
날은 흐리고 춥기까지 한데다 심한 파도와 바람으로 수영객은 거의 없고,
....아니 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안전요원들이 막고 있네..
아리따운 소련 처녀들의 비키니 입은 모습을 감상할 절호의 찬스는 바람따라 날라가 버렸네......
된장!!!
오늘 물이 과히 좋지가 않구나, 시내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보자...
간간히 쏟아지는 폭우시는 남의 집 처마 밑으로 대피하기도 했는데,
골목을 찾아 들어가다 보면 길 막혀 도로 유턴하기를 여러번...
시내의 풍경과 다르게
구시가지의 몹시 심하게 오염된 강물 옆 노천 맥주집에서 숨을 돌리는 데
건너편으로 약간 높은 지대가 보입니다.
산과 숲에 목이 말랐던 우리는 "옳다꾸나 할일도 없는데 저기를 목표로 올라가 보자"하며 묻고 물어
달동네의 미로같은 골목을 오르다보니....
(저 물에서 녀석들이 잡는 게는 절대 식당용이 아니겠지?)
이곳에선 한 가닥 한다는 불교사원인 롱선사 부처상이 반겨 주십니다.
바다에서 쫓긴, 아마도 대부분이 소련인일 듯한 외국인도 많이 보입니다.
나름대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으니...
오늘 저녁 식사는 반드시 바다 생선을 먹고 말테닷!!
우리가 묵은 호텔쪽은 비싸다니
동료와 7천원어치 택시를 타고 북쪽의 seafood 식당촌을 찾았습니다.
(다음날 확인하니 걸어가도 2km의 별로 멀지 않았던 곳)
수산물들이 별로 다양하지 않아 약간 실망은 되었으나
모처럼 색다른 식사였던 군 새우와 생선 샤브샤브등을 즐겼는데
2층의 조망값까지 포함되어도 1인당 만원이면 충분합니다.
그나저나
내일도 바람 불면 배가 못 뜨니 (원숭이)섬 관광은 날라갔네.....
뭣하고 하루를 때운다냐?
첫댓글 해변 벽처럼 일어선 파도 그리고 팔등신 미인의 사진을 캡춰하여 소인의 사진 앨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