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휴일 밤, 미타사를 한바퀴 돌아 싱그러운 바람 한줄기가 양볼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더위가 쉬어가는 이런 순간은 아련한 그리움이 깃든 지난날의 여름까지 생각나게 하니
더할 나위없이 편안하고 참 좋습니다. 비개인 산사의 마루에 앉아 먼 산그리메를 바라보는
그 느낌을 닮아있는 듯 하구요. 이럴때는 삶의 어떤 시름이나 스트레스도 툴툴 털어내기
참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망초가 지고 성급한 연꽃이 피어나는 즈음, 우리의
삶에도 고운 향기 한 움큼 녹아들기를 바라봅니다.
새로운 7월, 새로운 한 주, 더위도 장마도 잘 이겨내며 힘찬 발걸음 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이육사 선생의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이 찾아왔습니다.
그럴줄 알았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한 해의 반이 지나가버렸습니다.
텅빈 것 같은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니 우여곡절속의 아등바등했던 삶의 흔적들이
나뒹굴고 있는 듯 합니다. 하루 하루 나름대로 분투했던 기억도 희미하게 남아있구요.
어찌하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좋은 때라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니 반이나 남은
2024년 새로운 마음으로 발걸음 하시길 기원합니다. 소중한 건강 잘 챙기시구요.
사라질 것 같은, 불청객 장마가 다시 우리곁에 찾아왔습니다.
폭우와 강풍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기후위기의 시대, 장마전선의 복귀라는
생각에 조금은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부디 무탈하고 편안한 7월 열어가시구요.
달요일 저녁엔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100번째 책, '코나투스' 북 콘서트에 함께 했습니다.
삶의 새로운 길, 최고의 나를 구축하는 내면의 힘인 코나투스 세계를 우리의 삶에 녹아들게 하자고
당차게 외치는 저자의 힘찬 목소리가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땀흘리며 변화를 추구하는 삶에 앰버서더 호텔에 함께 한 150여명이 적극 공감했음은
물론이었구요. 축하와 함께 위기의 우리 사회에 새로운 정신과 철학의 물꼬가 트이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화요일 저녁엔 고딩 산악회 친구들과 상반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하반기를 위한 우정 모임을 가졌고,
수요일엔 멋진 친구 설영씨와의 만남 7주년 축하 모임을 가졌습니다.
내 삶에 활력을 주는 좋은 인연들인지라잘 가꾸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나무요일엔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대선배들과 함께 하는 참행복나눔운동 모임에 함께 했고,
중국문화원에서 시작한 중국 현대 청년 작가 초대전에 들러 축하와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저녁엔 카메라타 인문학 특강으로 국악인이자 음악인류학자인 김희선 교수의 판소리와 창극에 대한
특별한 강의를 듣고, 국립극장의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를 관람했습니다.
5대륙을 넘나드는 만신의 여정, 소재와 형식에서 한국적 미학을 집대성한 창작 프로덕션으로
이 시대를 위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특별한 공연이었습니다. 우리의 창극이 시대의 변화속에서
문화예술의 의미있는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금요일엔 책(북)을 통해 세대간 소통을 하는 모임인, 북세통 다섯번째 시간으로 김누리 교수의
'경쟁교육은 야만이다' 라는 책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경쟁,능력주의,공정이데올로기등 야만의
트라이앵글을 넘어, 사람 중심의 철학이 있는 교육, 민주시민교육, 연대교육, 행복교육을 지향하는
'교육혁명'이 필요함을 다시 확인했지요.
우리 교육의 현실과 나아갈 길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주말엔 대한극장에서 이 땅의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판문점을 관람했습니다.
한반도에 긴장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도 없다'는 것을 잘 새기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이어서 무소의 뿔처럼, 홀로 행발모로 대한극장에서 남산을 거쳐 매봉산을 넘어 옥수동까지 걸었습니다.
휴일엔 장마가 소강상태인 틈을 타서 친구들의 초대로 안성맞춤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금광저수지, 박두진 문학길등을 걸으며 안성과 친해졌고, 매운탕과 멋진
카페에서의 즐거운 수다는 말 그대로 세렌디피티였습니다.
맛있는 우정을 익힌 특별한 인생소풍이었습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중략)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砲)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 이육사, '청포도' 중에서
2024. 7. 1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