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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부분의 우물가엔 이런저런 이유와 우연으로 나무가 있게 마련이다
가장 많은 나무는 아무래도 향나무일듯 하다.
우물가에 향나무를 심게된 이유는 향나무 뿌리가 우물 바닥으로 스며들어 우물물이 소독이 되고 그 물에 향내도 보태주기 때문이다. 또 향나무는 사계절 푸르고 그 향으로 벌레나 파리, 모기, 뱀 따위 등을 가까이 못오게 막아주고 액을 쫒고 복을 불러다주는 상스러운 나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할머니들은 며느리가 귀한 자손을 낳아주면 새벽일찍 큰 향나무 우물물을 길러다 산모의 첫 국밥을 정성스레 지었다고 한다
참고로 조선시대 양반집을 살펴보면 뒷간 주변에 향나무가 많은 것을 볼수있다
일제시대 우리나라에 온 일본인들이 자기나라에서 아주 소중히 여기는 향나무를 뒷간 주위에 심은 것을 보고 굉장히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뒷간 주위에 심은것은 향의 냄새로
뒷간의 냄새를 줄이겠다는 의도이고 벌레나 쥐, 뱀등이 범접치 못하게 하려는 듯 하다. 비슷한 예로 무덤가에 많이 심는 측백나무도 똑같은 이유일듯 하다. 물론 사철 푸른 향나무로 뒷간을 가리려는 목적도 있었으리라
두번째로 많이 보이는 것은 버드나무인듯 하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유부남 시절 버드나무 우물가에서 로맨스가 시작되었다
불교의 수월관음도에 관음보살의 손에 버드나무 잎이 들려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고대부터 버드나무의 살균효과를 알고 있었는듯 하다. 버드나무뿌리는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있으며 물가에 살기를 좋아하는 나무이다. 또 한가지론 버드나무잎이 축 늘어지면서 밖에서 우물가안이 잘 안보이게 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일듯 하다. 우물가에서 남몰래 씻으려면 축늘어진 버드나무가 필요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셋째 앵두나무이다.
곧 앵두나무 꽃이 필것이다
앵두나무 열매는 나무 열매중 가장 빨리 익는다. 보릿고개때 고달픈 시집살이에서 벗어나 잠시 우물가에 앉아 빨갛게 익은 앵두열매를 먹으며 시름을 달래기도 했을 것이다. 외형적으로 붉고 애로틱하게 생기다보니 앵두를 먹으면 처녀가 바람이 난다고 생각했었나보다. 그러나 앵두나무는 습하고 그늘이 지기 쉬운 우물가를 그다지 좋아하는 나무는 아니다
참고로 앵두열매를 많이 먹으면 아무리 지독한 변비도 단번에 해결되리라 본다.
네번째는 개나리나무다
봄에 피는 꽃은 처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보다 그러니 이런 노래 가사가 있지
개나리도 봄에 일찍 피고 노랗고 화사하게 피어 사랑받은 면도 있지만 개나리는 가지만 뚝 꺽어 심어도 쉽게 자라고 우물가를 외부의 눈으로부터 가려주는 역할이 있었을것이다
우물가에 심는 나무가 꼭 정해진 것은 아니었고 우리나라의 우물을 살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기타로
소나무
경주 서출지 연못가 소나무
구기자나무
경주 최부자집 연못가에는 약용식물인 구기자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구기자나무뿌리로 물을 정화하고 맛을 좋게 하려는 뜻이 있었는듯 하다
의외인 것은 은행나무인데 이건 요즘 말이 많은 퇴계 이황집 앞마당이 아니라
서울 강서구 가양1동 소공원 안에 440여년된 은행나무 옆에 우물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은행나무와 우물을 소중히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우물을 城主우물이라고 한다. 이 우물에는 구렁이에게 목숨을 잃게 될 착한 선비를 구한 은혜갚은 까치설화가 있다고 한다.
냄새가 나고 낙엽이 많이 떨어져 좋지 않을텐데 말이다. 아마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숫나무일것 같다
다소 논란이 있는 것으로
이 그림의 나무를 혹자는 꽃이 붉어 개복숭아나무라고도 하고 진달래나 철쭉고목이라고도 한다. 아무래도 절개지에 있고 붉은 꽃이고 옷차림으로 봐서 철쭉인듯 하다.
지금이야 이용하지도 않고 찾아보기도 귀한 우물이지만 불과 몇십년전만해도 우리들의 삶에 정말 가까이 있던 존재이며 여인들의 소통장소이고 먹을 물과 더불어 빨래터이기도 했다.
우물가에서 역사도 이루어졌고 사랑도 이루어졌고 여인들의 스트레스도 해소하던곳이었다. 어릴적 우물가에서 노닐던 추억이 생각이 난다. 우리동네 우물가에는 찔레나무가 있었다. 봄에 찔레나무의 어린순을 벗겨 먹은 기억이 난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