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귀향을 하니 주변에 먼저 귀향한 소꼽 친구들이 있어 왠지 마음이 포근합니다. 텃밭에서 기른 수박이나 복숭아 같은 과일들도 나눠먹고 친구들 생일날에는 가까운 용궁이나 예천 읍내에 나가 외식도 즐기고 소주잔도 나누곤 하지요 !
어제 저녁에는 이웃 동네 사는 친구 아내가 손국시를 잘 한다며 저희 동창들을 집으로 초대했는데 집을 나서려는 순간 정말 하늘에서 양동이로 퍼붓듯 비가 오더군요 !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손국시 맛은 봐야겠기에 빗속을 뚫고 친구집에 가서 손국시와 막걸리등 푸짐한 저녁상을 대접받고 집에 올때는 친구 아내가 손수 담았다는 집 간장. 복숭아. 아로니아. 손국시 생면. 막걸리 등등 푸짐하게 한보 따리 선물까지 챙겨 주더군요 !
아침에는 늘 습관처럼 새벽 5시쯤 눈을 떠 어제 저녁의 폭우로 주차장앞의 배밭자리에 심어져 있는 메주콩이 걱정이되 나가 봤더니 역시나 모두 넘어지고 난리가 아니더군요 !
배밭자리 작은 콩밭
짦은 세고랑의 메주콩 밭이지만 감자 캐고 난 자리에 비늴도 안씌우고 심어서 기르고 있는 중입니다. 넘어진것들은 모두 세우고 적은 량이라 손으로 하나 하나 순치기를 해 준 다음 딴덩너머 메주콩밭으로 건너갔습니다.
낫의 제목이 면도날 처럼 정말 잘 베어질것 같아 맘에 듭니다.
메주콩 순치기 준비물은 낫 한자루가 전부입니다.
메주콩 순치기 전 모습
순치기 한 후의 모습
사진에서 처럼 4 - 6 마디 위를 낫으로 잘라주면 됩니다.
빠르고 쉽게 하기위해 예초기를 사용해 순치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예초기를 사용하면 왠지 메주콩에 대하는 나의 정성이 부족한것 같아 저는 일부러 낫으로 순치기를 했습니다.
순지르는 방법은 메주콩이 웃자란 부분을 뭉퉁그려 손으로 잡고 무릎높이 정도로 4 - 6 마디 남겨두고 위를 낫으로 잘라주면 됩니다. 잘들 아시겠지만 콩 순치기를 하는 이유는 콩의 위쪽 생장점을 제거함으로써 메주콩이 새로 옆가지가 많이 벌어지고 벌어진 가지에서 메주콩이 더 많이 열릴뿐 아니라 태풍이나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 폭우에 일부 웃자란 부분이 바닥에 쓰러진것도 가끔씩 보입니다만 순치기를 해주고 오후에 나가보니 모두 꽃꽃하게 하늘을 향해 서 있더군요 ! 이대로만 간다면 올해는 드디어 제 버킷리스트의 하나인 유기농 메주콩을 수확해 메주를 만들고 그 메주로 망우헌표 씨간장을 만들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야호 !
메주콩밭이 160평 정도되는 면적이라 콩심기에는 너무커 1/3 정도의 면적에는 참깨를 심었는데 참깨 역시 비료와 농약 없이도 너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음달 중순쯤 참깨를 찌겠지만 유기농 참기름 생각하니 벌서부터 침넘어 갑니다.
< 농사는 하늘이 지어주는것 같애 ! >
몇일전 아랫집 고종 사촌 형수가 오시더니 제가 가꾸는 딴 덩너머 참깨와 메주콩 심은 밭 말씀을 하시면서 동네에서 농사가 가장 잘 됐다고 칭찬을 하시더군요 !
처음 시작할때 저 보고 농약 네가지 치라고 말씀하시던 분인데 왜 그렇냐고 하니까 다른 집은 깨와 콩 밭에 농약과 비료를 주고 키워 이번 긴 장마에 웃자라 모두 넘어지고 시들음병 때문에 수확이 반도 안나와 난리인데 제 밭만 멀쩡 하다나요 !
어제 친구집 저녁자리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한 친구 이야기가 고추를 수확하기전 농약을 12번 정도 친다고 하더군요 . 그것도 식구들 먹는거라 적게 친다는 소리에 속으로 기절 초풍할뻔 했습니다.
. 아랫집 형수님 말씀대로 콩을 심기전 토양 살충제를 치고 고랑에는 제초제를 친 다음 콩을 심었으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
. 비료와 농약 없이는 정말 농사가 안되는가 ?
. 남들은 곧 있으면 콩밭에 노린재가 온다고 노린제 예방하는 농약을 친다는데 안치면 안되는가 ?
제가 농약과 비료 없이 유기농으로 메주콩과 참깨를 심는다고 하니 동네 아지매 아제들 모두 안된다고 말리셨습니다. < 저 집 형제는 원래 그러니 그냥 두세요 ! 한번 실패해 봐야 안된다는 것을 알겁니다. > 라는 말도 하셨지요 !
비료 농약없이도 충분히 메주콩과 참깨 농사가 됩니다 !
라는것을 보여 줄 수 있게 된것 같아 아침에 콩순치느라 땀은 많이 흘렸지만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오후에는 너무 더워 주문 들어온 매실청 택배 준비만하고 망우헌 주변의 꽃 구경하며 쉬었습니다.
본체 봉당앞 화단에 키큰 삼입국화 . 원추리. 참나리가 한데 어울려 피어있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
연당옆 돌틈 사이에 상사화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앞마당 배롱나무도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장마가 한창인 지난 주말 친구와 딴덩너머 - 종미골 마을길 산책할때 논에서 기어 나온 우렁이를 한주먹 줏어서 연당에 던져 넣었더니 그사이 이렇게 복암바위 한켠에 알을 낳았네요 ! 알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형님은 논에 넣은 우렁이는 토종우렁이가 아니라고 조심하라고 하네요 ! 토종우렁이는 새끼를 낳는데 왜래종 우렁이는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잘못 넣어두면 생태계 포식자라 닥치는 대로 물속의 풀들을 갉아 먹어 연당에 연을 키울 경우 연이 남아 있지를 않는다고 하네요 ! 월동이 안되는 녀석인데 한국기후에 적응해 월동도 된다고 합니다. 베스나 황소개구리 마냥 외래종인데 이 녀석들을 크게 키워 식용으로도 먹지만 맛이 토종 우렁이만 못해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능소화는 언제나 예쁘지요 !
애동호박
익어가는 맷돌호박 !
그렇게 안보이던 애동호박과 늙은 호박이 이젠 많이 보이네요 !
점심때 애동호박 하나 따서 어제 친구 아내가 준 손칼국시 생면을 넣고 칼국시를 끓여 먹었습니다만 이틀 연속 먹어도 안질리니 참 신기하네요 !
3년 숙성된 유기농 매실청을 찾는 지인들이 있어 내일 택배 보내기전 전날 미리 이렇게 병에 담아둡니다.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130849950
<종산>
.
첫댓글 풍류를 즐기는 멋쟁이 농부입니다요.. 농사 규모만 크면 영농후계자 되셔도 손색 없을듯 ㅎㅎ
올 한해 이것저것 해보지만 일 욕심이 많은 것 같아 내년에는 좀 줄일까 생각 중입니다.
주력이 매실과 감나무 농장이고 메주콩 밭과 텃밭 3곳은 재미 삼아 하는데 올해는 메주콩 밭 때문에 고생 좀 했네요 ! 내년에는 텃밭 3곳 모두 다들 좋아하는 대학 찰옥수수만 심어 볼까 구상 중입니다.
참 이상한게 농사를 줄인다 줄인다 하면서도 빈 땅만 보면 뭐 심을까 고민하게 되니 제가 생각해도 욕심이 과한것 같습니다.
부농입니다
별천지에
계십니다
오래전부터 가꿔온 매실 밭과 새로 조성하는 감나무 밭이 전부인데요 뭐 !
그밖에 망우헌 주변에 텃밭 세 곳에 흩어져 있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메주콩 밭이 있습니다.
텃밭 일이야 늘 하던 일이고 올해 처음으로 야심차게 메주콩 농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비료 농약을 하는 관행 농법이 왠지 싫어 저는 유기농으로만 농사 짓고 있습니다 만 풀 관리가 만만치 않네요 ! 다들 콩농사는 유기농이 안된다는데 고집스럽게 일을 벌려 7부 능선은 넘은 기분입니다.인연따라님이 올리시는 사진을 보면 늘 저수지가 보여 워낙 낚시를 좋아하는 편이라 계신 곳에 낚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
@종산
종산님요!
인연따라님의 고추밭 옆 낚시터는
제가 올 봄에 이미 찜해 놨습니다~ㅎ
향후,사용권이 저에게 있으니,
꼭, 제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ㅋㅋ
고향친구가 5월달에 왔지요
두 여인네는 오전 6시면 호미 잡고 풀을 맵니다
근 달포 가량~~
비도 어찌 그리 많이 오는지
용케도 내리는 비 사이 호미 질 부지런히 했습니다
8월 중순 다시 오마 하고 갔지만
매일 통화하면서 그 전에 올것라네요
저는 잠깐 볼일로 고향에 내일 갔다가 일요일 돌아오지만
그 친구가 운전해 준다고
내 집와서 점심은 맛 집 다녔던 즐거움에
이번엔 영주 콩국수집에~~ 예천 박달식당 순대국도 먹자고..
동변상련~지난 사월 그 친구..남편과의 사별로 그 슬픔 혼자 삭이기 버거워서...
우린 아마도 당분간 같이 지낼거 같습니다
지난 폭우에 종산님댁은?
혼자 걱정 했습니다
종산님댁 콩밭은 아마도 귀족콩을 가을에 선물 할것같습니다
고향 오시면 연락 주시지 그랬어요 !
박달식당이 코앞인데 ......
용문사. 초간정 . 장안사. 회룡포. 삼강주막은 제 관할권(?)이라 안내해 드릴 수 있는데 연락 주시지 그랬어요 !
예천의 산호식당 냉면도 직접 면을 뽑는 집이라 먹을 만 하거든요 !
저는 지난번 무섬 마을 주변에 악어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고 수복이님 생각이 나더군요 !
엇그제 1m크기의 사바나 왕 도마뱀이 잡혔다는 뉴스는 들었지만 왠지 개울가에 가기가 겁도 나더군요 !
따뜻한 봄날 자전거 둘러메고 제주도 한 바퀴 돌아 볼 계획이었는데 뭐가 그래 바쁜지 또 가을로 미루게 됩니다. 언제 수복이님 뵙고 고향이야기 하며 차 한잔 같이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글그림을 동화책 읽듯이 봤습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 마는
배울점이 정말 많아 보입니다.
우린 정리정돈 된것이 히나도 없습니다.
언젠가 우리 없을때 어느분이 오셨다가 사람이 인사는 집인가...?
그정도 입니다.
기차에 올리는 것들은 흠잡힐것은 돌려놓고 찍고 사진빨입니다.
오죽하면
식구가 가훈을
"정리 정돈" 이렇게 하쟎네요.
ㆍ옛말이 맞는가합니다
세살때에 버릇을잘못 들여서 요모양 요꼴입니다.
성격탓일겁니다.
철책선 소대장시절 3년 동안 매일 같이 한일이 철책선 바로 밑에 폭 4 - 5m 의 흔적선에 발자욱이 있나 없나 살펴볼 수 있도록 풀 한포기 돌 하나 없도록 만드는 작업을 감독했으니까요 !
건설현장 40년 동안은 <정리정돈>이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부지런히도 잔소리 하며 일했던 기억입니다. 그것이 직업병이 되어 시골에 정착해서도 망우헌 주변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말끔히 관리하게 되니 저가 생각해도 조금 심각한 직업병 입니다. ! 저희 마을에는 없지만 이웃 마을 분리수거 함은 제가 가장 단골이니까요 ! 오직하면 까망이 녀석이 망우헌에서는 도저히 숨을 곳이 없어 지저분한(?) 아랫 집에 가서 새끼를 낳고 나중에 저희 집으로 데리고 올까요 !
한편으로는 Minimulism을 추구하고 싶고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관심이 있어서 이기도 할겁니다.
당장 쓰지 않는 것은 모아 두기보다 나눔하던가 버리던가 하는게 개인적인 철칙이며 집안에 플라스틱 종류 같은 석유 화학 제품은 왠만하면 일체 안두기로 작정하고 보이는 쪽쪽 버리는 중입니다.
이러다가 마누라 그리고 책고 음반외에는 다 버릴것 같습니다. ㅋ
@종산 오래도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지금 찾아가려해도 못찾아 갈 박달재 어느산골외진곳에 선인처럼 살고자 홀홀단신 사는 떡거머리 총각이 있었지요.
실은 총각은 겉만 총각이었지싶습니다만
아무튼 깊은 산골에 삼칸 허름한집에 사는 그런 이 었습니다.
우연히 그곳을 알고 포장돼지고기를 사가지고 갔는데 스츠로플포장은 쓰레기를 만든다 하며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자기는 쓰레기조차 만드는것은 싫어 한다고 했습니다.
하여 둘러보니 어디 할것없이 말끔 했습니다.
종산님의 답글을 보니 새삼 또렷이 기억이 되살아나 이렇게 첨언합니다.
그때 똑바로 배웠더라면 지금의 우리집이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깔끔하게도 농사를 짓고 계시네요.
제 로망을 종산서 봅니다.
저 역시 일석님 댓글처럼 폭탄
농장일
집안일이 분리되어 있으니 두가지 다 하기가 버겁네요.
참 콩 말인데요.
저도 처음 몇 년은 맛있는 서리태 선비콩 메주콩 등 농사를 잘 했는데
지금은?
어디서 톱다리노린재가 날아온 뒤로 포기했어요.
멀쩡한 꼬투리를 타작해보면 모두 찌그렁뱅이로 맛도 씁쓰름하고
힘만들고
추억이 되고 말았어요.
종산님이 성공하시면 다시 도전해볼게요.
늘 니어링 님을 보면 많은 이야기야 못나눠 봤지만 배울 점이 많아 부러워 하고 있는 중입니다.
무었보다도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이 너무 따라하고 싶고 배우고 싶거든요 !
좀 거창한 이야기 인지 모르지만 우리가 밭이나 논에서 수확하는 먹거리 만큼은 제대로 길러서 먹어보자 !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조금 적게 먹더라도 유기농으로 길러 친환경 생산물들을 먹고 싶고 또 내 후손들에게도 제가 부모님들에게 혜택 받았듯이 기름진 농토를 물려주고 싶은 욕심입니다.
귀향해 살다 보니 이웃 동네 주민들이 농약과 비료를 습관적으로 너무 남용해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거든요 ! 마을 들어오는 종미골 논둑이 제초체를 얼마나 쳤는지 7월인데도 초록색이 아니라 노랗게 풀들이 말라 죽은 모습을 보면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글에도 남겼지만 제 친구 녀석은 고추에 12번 이상의 농약을 쳐서 김장 고추가루를 수확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할정도이니 기가막힐 노릇입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도 충분히 먹을 만큼 수확이 가능하고 또 수확량이 적고 못생겼어도 정직하게 농사만 지으면 믿고 찾는 소비자가 있다는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콩잎에 된장을 바른 콩잎반찬이 생각이 납니다.
참 맛난데 말입니다.
저희 고향에서는 콩잎 반찬을 안해먹어 먹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무슨 맛인지도 지금도 잘 모르지요.
도시에 나가니 호남분들이 많이 해드셔서 콩잎도 먹는구나 ! 하고 생각한적이 있었지요 !
@종산 네...그러더라구요
전라도쪽으로 여행을 갔다가 먹고서는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충청도 쪽에서는 깻잎을 많이 먹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