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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창골산 봉서방 원문보기 글쓴이: 봉서방*
교회력이란 무엇인가
A. 교회력이란 무엇인가?
교회력이란 그리스도의 생애의 행적을 1년 주기로서 기념하기 위해서 그리스도 교인 사이에 형성된 교회의 달력이다.
교회력이란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해를 기준으로 한 양력이나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과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기준으로 한 그리스도 교회의 달력이다. 교회력은 초대교회때부터 내려온 교회의 중요한 문화적 유산 중 하나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달되어 오고 있으며 예배의 주제를 설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다.
1784년에 존 웨슬리는 미국에 있는 감리교인들을 위하여 예배서와 함께 교회력을 만들어 보냈는데, 당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거룩한 날들(holy-day)의 대부분을 삭제해 버렸다. 웨슬 리가 교회력에 포함시킨 것은 강림절의 네 주일, 성탄절, 성탄절 이후 열 다섯 주일, 부활절 이전 주일, 성 금요일, 부활절, 부활절 이후 다섯 주일, 승천일, 승천일 이후 주일, 오순절, 삼위일체 주일, 삼위일체 주일 이후 스물 다섯 주일까지다. 그의 일기는 웨슬 리가 모든 성자들의 날(All Saints)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 감리교인들은 웨슬리의 교회력을 사용하지 않고 곧 포기하였다.
20세기 들어와 교회력의 모든 절기를 철저히 지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교회는 교회력에 관한 책들을 발간하였다. 개신교회가 교회력의 중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통일을 보고 공동 교회력을 만들었으며 그와 더불어 함께 사용할 성서일과를 만들었다.
교회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 6개월은 12월의 강림절(대림절·강림절)부터 성탄절·현현절(주현절·공현절)·사순절·부활절·오순절·성령강림절·삼위일체주일로 이어진다. 또한 성령강림절 이후의 주일은 '삼위일체주일 후 몇째 주일'과 같은 식으로 불린다. 삼위일체 주일이 지나면 교회력의 후반부가 시작되며 다음 강림절까지 성령의 역사와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훈련과 성장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평상 주일(Ordinary Time)로 지내게 된다.
교회력에 따른 각각의 절기와 기간들 중 교회는 전통적으로 네 가지 상징적인 색을 사용한다. 첫 번째, 보라색은 강림절 기간에 오실 왕의 위엄을 상징하며, 수난절 기간에는 고난과 회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흰색은 성결을 나타내며 성탄절과 부활절, 삼위일체 주일에서는 기쁨과 빛 그리고 즐거움을 상징한다. 세 번째로 붉은 색은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미하기에 수난 주일에 쓰이지만 성령강림주일에는 성령의 불을 상징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녹색은 삼위일체주일, 오순절부터 다음 강림절까지 교회력의 후반부에 사용되며 영적인 성장을 뜻한다.
1. 강림절(Advent), 성탄절(Christmas), 주현절(Epiphany)
강림절은 대강절(待降節)·대림절(待臨節)이라고도 한다. 이 절기는 서방교회에서는 4세기부터 지켜왔다. 부활절 이전에 준비기간으로서 사순절을 지키는 것과 같이 성탄절 이전 네 주간 동안 지켜지는 절기이다.
교회력은 성탄절을 앞두고 4주간을 보내는 강림절부터 시작된다. 그리스도의 오심과 탄생, 그분의 사역, 수난, 죽음, 부활 그리고 성령강림과 같은 예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절기가 펼쳐진다. 교회력의 목적은 성삼위 하나님께서 펼치시는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리듬 속에서 살도록 돕는 것이다.
강림절에서 주현절에 이르는 주기는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소망에서 기쁨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인간을 심판하시고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게서 오심을 선언하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은 진행이 된다. 역사적으로 이 절기들 가운데 특별한 날은 주현절이었다. 주현절(Epyphany)의 의미는 ‘주님이 현현하심’이라는 뜻이다. 빛이 어둠 속에 스스로 나타남 같이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에게서 보인다는 뜻이다. 신이 현현(theophany)하는 날인 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빛과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난 날인 주현절은 초대 교회의 교회력에서 부활절, 오순절 다음으로 주된 날이었다. 그런데 서방교회에서는 성탄절을 주현절의 의미보다는 오직 탄생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고 그것을 매우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성탄절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말씀이 완전히 성취된 것이라기보다는 좁은 의미의 성육신을 강조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강림절은 엄청난 긴장이 있는 절기이다. 그것의 주된 관심은 종말론이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성탄절을 성원하기 위해 준비하는 절기가 아니다. 강림절은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오신 것과 다시 오시는 것에 대한 소망과 기대를 표현하는 절기이다.
12월 25일의 성탄일로부터 1월 6일까지의 주현일까지 계속되는 성탄절은 초대 그리스도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축제의 절기이다. 그러나 4세기 이후부터 제정된 이 절기는 급속히 확산되어 세계인의 축제로 가장 활발히 정착되었다.
이 절기에는 왕중의 왕으로 오신 주님의 영접이라는 승화된 의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이 절기의 기본적 의미이다. 무엇보다도 희망과 감격이 솟아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며 사망의 문에서 머물고 있던 우리를 독생자를 통하여 찾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실현된 절기이기에 주님의 오심에 대한 첫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목자들처럼 ‘청빈한 마음’의 준비를 다짐해야 한다.
2. 사순절(Lent), 부활절(Easter), 오순절(Pentecost)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고난,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에 참여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는 죄와 죽음에서 구원을 받았으며, 성령에 의해서 하나님과 더불어 영원한 삶을 누리는 것으로 거듭났다. 이것이 기독교인으로서 하는 우리의 고백이며, 이것을 우리의 예배와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새롭게 해 나가야만 한다.
부활절을 지칭하는 ‘파스카(Pascha)’는 유월절을 뜻하는 히브리어 ‘페사흐(pesach)’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월절(passover)은 잘 알고 있듯이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종살이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해 내신 사건을 기억하는 절기이다. 부활절 신비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하신 일과 그에 대해 교회가 참여하는 것에 관련한 전체 영역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를 뜻한다. 또한 주님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 우리들의 계속되는 경험을 말하기도 한다.
사순절은 복음을 전하고 진정한 회심을 하는 시기로 회개와 기도, 금식, 친교, 그리고 우리들의 세례 서약에 집중하여 성장하는 때이다. 회개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함께 나누는 준비를 하는 것은 세례받기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부활절 기간에 자신들의 세례 서약을 새롭게 할 다른 모든 성도들에게 기본적인 주제가 된다. 따라서 사순절은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절기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하나님의 뜻과 은총을 받아들여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하는 이 신비에 값지게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이다.
사순절 기간에 예배를 준비할 때, 기독교 세례의 의미를 우리 주님의 삶과 거룩함으로 변화하는 인간 존재의 전 생애에 걸친 과정으로 잘 깨달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사순절 기간의 예배와 예배 자료의 가장 효과적인 사용의 기본은 각 교회가 새로 회심한 사람들을 세례받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 교회가 회심을 갱신하는 공동의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재의 수요일(성회 수요일, Ash Wednesday)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사십 일 기간인 사순절의 시작을 표시하는 회개의 날로 발전하였다. 이 날에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 인생을 돌아보고 새롭게 하시는 성령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 때의 예배는 ‘회개’와 ‘은총 안에서 성장’이라는 보다 큰 주제를 포괄하게 된다.
이 절기의 요점은 일련의 행사, 모임, 예배 그리고 바쁜 일 등으로 부활절 이후에는 나락으로 빠지는 것과 같이 단거리 경주를 하듯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순절 기간 동안 행하는 훈련은 우리들을 유지시켜주고 새롭게 하는 힘이 되어 그 이후에 계속되는 부활절-오순절 절기까지 교회의 사명을 충실히 잘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부활절 사건의 중심이 되는 3일 동안을 부활절 삼 일(Easter Triduum)이라고 부른다. ‘트리둠’은 라틴어로 삼 일을 뜻한다. 부활절 삼일은 세족 목요일(Holy Thursday 또는 Mauudy Thursday)의 해가 진 이후부터 부활절 날 해가 지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신약성서의 기록을 보면 이 기간 동안에 있었던 사건은 최후의 만찬, 예수께서 체포당하시고 재판 받으심, 십자가에 달리심, 무덤에 묻히심, 그리고 부활하심이다. 이 삼 일에 담긴 의도는 시간의 정확성을 지키는 것보다는 신학적이고 예배적인 의미를 지키려는 것이다.
고난주간과 부활절의 예배는 구원의 복음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다. 부활절 예배는 교회력의 절정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승리에 압도당하고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엄청나다는 사실에 감격하게 된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으나 부활하셨고 만물의 주님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연합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교회는 초점을 맞추는 신앙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성령의 능력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밝히 드러난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십자가와 부활의 신학은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과 성령 가운데 그리스도의 진리와 생명을 드러내는 것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부활절에 하는 찬양과 부활의 기쁨은 부활절부터 오순절에 이르는 전 기간에 걸쳐 퍼져나간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50일(Great Fifty Days)’이라고 일컫는 기간이다. 부활을 축하하는 예배는 부활절날과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순절까지 이르는 오십 일은 사도 바울이 로마서 6:9, 11에서 권면한 것과 같이 승리의 노래를 울려 퍼지게 해야만 하는 기간이다.
구약에서 오순절은 추수를 감사하는 절기였고, 후에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이러한 의미가 신약 시대에도 계속되었으나 그 의미가 성령이 임하심을 체험한 제자들에 의해 바뀌었다. 이 날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이가 어떤 차별도 없이 하나임을 경험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날이자 모든 백성을 화해하게 하시는 성령에 의해 교회가 탄생하는 날이었다.
B. 교회력과 영성
로버트 E. 웨버는 자신의 책에서 영성에 대하여 객관적 영성과 주관적 영성으로 나눈다. 객관적 영성(Objective Spirituality)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우리 자신과 관계된 것으로서 이는 주어진 영성(given spirituality)이다. 이 영성은 우리에게 은사로 주어진다. 우리 스스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을 우리에게 베푸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육신하심으로써 우리 죄의 삯을 지불하셨고, 죄악의 권세를 이기셨고, 죽음을 멸하셨으며, 새로운 세상을 시작하셨다. 이것은 바로 복음 전도자들이 초대교회에서부터 계속 선포해온 복음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관적 영성(subjective spirituality)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우리의 반응으로부터 비롯된다. 니케아 신조에서 “생명의 수여자”(giver of life)라고 부르는 성령 하나님은, 우리의 의지를 자극하여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훈련된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신다. 이러한 훈련된 삶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과 연합을 경험한다.
이러한 질서잡힌 영적 삶에 대한 전통은 초대교회에서 발전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의 예배를 통하여 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계속 이어져 내려왔다. 교회력의 영성을 통해서 우리는 구리스도와 일치하라는 성경적인 위임 명령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강림절과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성 주간, 부활절, 그리고 성령강림절을 지키는 가운데, 우리는 교회력이 그의 사역과 죽음, 장사지냄, 부활, 그리고 재림 속에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그리스도께로 우리의 삶을 일치시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기독교의 시간관을 담고 있는 교회력을 실천함으로써 구현되는 영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는 우리의 영성의 원천이 되시며 시간 속에 의미를 부여하시는 그리스도와 함께 교회력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하신 구원행위는 역사적 사건이다. 타락한 세상을 향한 역사 속에서 행하신 실제 사실이자 구체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며 이 구속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정 중앙에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자리하고 있다.
유대교의 전통 안에서 유월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월절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이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며, 유월절의 영성은 바로 출애굽 사건에 기초한 하나님의 명령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월절 축제는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단순히 과거를 되풀이하는 기억이 아닌 과거의 구원을 다시 경험하고, 구원자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회복하며 그 계명을 준행함으로써 구원자를 올바로 섬기도록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려는 총체적인 의도였다. 그러한 배경에서 그리스도가 유월절 기간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과거 이스라엘의 구원과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새로운 구원의 상호관계를 즉시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바울은 그리스도를 가리켜서 ‘유월절 희생양’이라고 하였다.(고전 5:7)
기독교의 유월절은 사탄의 권세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서 교회력을 통한 영성의 핵심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공생애의 사역, 죽음, 그리고 부활 속으로 들어가라는 요청이며, 영적 자각을 유도하는 리듬, 매일의 삶 속에서 악한 권세에 대하여 죽고 또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부활하기 위한 패턴은 이런 영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1. 교회력을 통한 영성의 발견
가장 간단한 의미에서, 예배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사건에서 최고조에 다다른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행위를 축하(celebration)하는 것이다. 예배는 과거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축하하며 미래에 발생할 종말론적 사건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행위를 기억하며 온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최종적인 통치를 소망하는 예배는 결국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우리의 영적인 경험에 깊은 영향을 준다. 하나님의 구원 행위를 감사로 회상하며 마지막 새 하늘과 새 땅을 즐거이 소망하는 것이야말로 매 주일 예배의 핵심이며 교회력에 따른 예배의 본질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기독교 영성의 원천인 그리스도를 위한 모임을 가지는 공동체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어서 교회력의 단순하고도 간단한 목적은 그리스도를 통한, 특히 그의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구원행위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2. 교회력을 통한 영성의 표현
교회력은 그리스도의 생애와 그의 확실한 재림에 관한 역사적인 전개 과정을 지상에 재현하는 것이다. 즉, 강림절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다루는 절기이며 성탄절은 그의 탄생을, 주현절은 그가 갈릴리 땅에 자신을 나타내심을, 사순절은 죽음을 향한 그의 순례 여정을, 성삼일(the Great Triduum)은 지상에서의 예수의 마지막 행적을, 부활절은 그의 부활하심을, 그리고 성령강림절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영생을 경험하는 사건을 각각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력을 단순히 과거를 되풀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회력의 요점을 놓치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사건을 축하하는 영적인 목적은, 성도의 영성이 그리스도에 의하여 빚어지도록 하려는 것, 즉 그와 함께 죽고 그와 함께 부활하며 그와 함께 거듭나고 그의 부활과 재림을 향한 참된 소망 속에서 살려는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과거를 축하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게끔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유월절은 마치 이 사건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기억할 것을 요청받았다. 과거와 미래가 현재 안에서 수렴하도록 함으로써 예배자의 현재 경험에 분명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교회력의 영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력의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영성은 우리가 만들어 내거나 스스로 획득할 수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성육하신 하나님으로서 우리를 위하여 죄값을 지불하기 위하여 성육하시고 악과 죽음의 권세를 정복하고 구원하시고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킨 분만이 가능하다. 교회력의 영성은 예배를 통해서 표현된다. 예배는 온 피조계를 향한 하나님의 통치 사건을 선포하고 구현하며 적극적으로 예견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구원행위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력의 예배란 구원의 신비를 연속적으로 펼쳐 보이는 것이며 교회력을 통한 영성은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구원 사건과 철저하게 동질화 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죄에 대하여 죽고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는 삶의 패턴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절기별 프로그램
1. 주현절기
주현절기에는 그리스도의 탄생 이후 세상에 오신 주님을 기뻐하시는 기간이다. 1월에서 2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주현절에서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겨울 수련회 기간을 가진다. 주현절에는 구원의 승리가 예시되어 있다.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전달되고 사람들에게는 복음의 빛이 나타나게 된 시작이다. 그러므로 수련회나 전도활동을 통하여 선교에 관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복음의 확산에 주력하는 행사를 가지도록 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는 기간이기도 하므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과 결단의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주 현 절 기 |
프로그램 |
임원 임명예배, 교사 임명예배, 졸업입학 감사예배, 찬양대 임명예배 | |
전도활동, 교회학교 수련회, 태신자 명단 작성, 확장헌금 작정 |
2. 사순절기
부활절 전 주일을 제외한 40일 기간은 주님의 고난을 기다리며 엄숙하고 경건하게 지내는 절기이다. 사순절 기간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씩 절제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며,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을 통하여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학기가 바뀌는 기간이다. 부활절 전 한 주간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예배를 1주일동안 매일 저녁에 모여서 드리는 집회를 가진다.
사 순 절 기 |
프로그램 |
졸업입학감사예배, 고난주간 테니브리 예배 | |
절제의 기간, 성회 수요일, 특별 40일 새벽기도회 |
3. 부활절기
부활절 기간은 사순절의 엄숙했던 기간과 대비되는 즐겁고 축제의 느낌이 나는 기간이다. 교회는 이 기간에 세례를 비롯하여 생기있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에게 부활의 기쁨을 전달한다. 그러나 사순절기 이후에 부활주일을 통하여 모든 행동들이 풀어질 수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부활의 기쁨을 사람들에게 전하며 즐거운 기간이기는 하지만 그것들을 통하여서 너무 나태해지거나 방만해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부활 절 기 |
프로그램 |
부활절 찬양예배, 웨슬리회심 기념집회, 임명예배 | |
성례식, 세족식, 대청소, 성지순례, 교회학교 행사, 효도관광, 춘계대심방 |
4. 성령강림절기
교회의 여러 행사가 집중되어 있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교회의 여러 가지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집중되어 있다. 바로 오순절 사건을 통해 교회가 세상에 나타났고, 그리고 세상 속에서 복음 전파와 교회의 활동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강림절기 전까지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이 되며, 특히 여름수련회, 하계봉사, 추수감사주일을 비롯하여 각종 지방행사와 교회의 행사가 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이 오히려 주일을 방해하거나 예배의 중요성을 잊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성령강림절기 |
프로그램 |
전교인 성경퀴즈대회, 맥추감사주일, 여름성경학교, 하계봉사, 부흥성회, 추수감사주일, 사경회, 연합집회, 추계대심방, 수험생 기도회, 성경퀴즈대회, 교회창립기념예배 |
5. 강림절기
성탄절 전 40일부터 시작되는 강림절기에는 그리스도의 세상에 오심을 기념하며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성탄을 앞두고 들뜬 마음을 가지게 되어 그리스도가 인간의 축하행사와 상업주의의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림절기는 그리스도를 영접할 미래적 소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절기이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림을 준비하는 영적 준비를 하는 기간으로 삼는다.
강림 절 기 |
프로그램 |
송구영신예배, 새신자 환영예배, 성탄예배 | |
성탄 발표회, 세례식, 강림절 특별새벽기도회, 당회, 구역회 |
결 론
인류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발견 중 한 가지가 바로 달력일 것이다. 계절이 변화하고 시간의 흐름이 어느정도 지속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농사를 짓는 농경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1년이라고 하는 생활은 지구가 태양을 도는 공전주기에 맞추어져서 짜임새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모든 세계가 태양력이라는 동일한 달력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또다른 달력을 사용하는 나라들도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의 명절은 음력이라는 달의 주기를 기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시간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그 사람들 가운데 있는 특수한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다. 그 경험은 그 사람들의 일생 가운데, 그리고 민족의 삶 가운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태양력이 발전하였어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달력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큰 변화와 삶의 에너지는 없기에 그리스도인은 항상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따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의 부활과 탄생, 일생의 주기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일 그 사실을 되새기는 계기가 없다면 기억은 할 지언정 그 사실에 대하여 매우 무감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력을 통한 목회계획을 올바로 수립하고 계획하게 될 때, 1년이라는 기간 안에 그리스도의 생애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다룰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교회력을 통한 신앙성장과 교회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교회력은 2천년 기독교 역사와 함께 내려온 신앙의 유산으로 그 가운데에는 깊이 있는 영성을 가지고 있다. 태양력에 따르는 일주일의 주기와 연간 계획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삶과 그 삶의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기에 올바른 교회력의 이해와 목회계획의 수립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지금 시대는 과거와는 다르게 빠르고 급격하게 변화해 가는 시간 가운데 사람들이 살아간다. 시간은 일정하게 흘러가지만 사람들의 삶과 행동, 가치관의 변화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교회마다 행사와 연간 계획을 계획하게 될 때 교회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소홀해 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목회라고 하는 것은 여러 행사를 효과적으로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데 있는 것이며, 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인도자의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목회자는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목회계획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며, 항상 깊이 있게 그 여정에 대하여 묵상하고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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