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로 선수들의 피치 샷을 보면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된다. 핀을 약간 지나쳐 떨어진 공에 백스핀이 걸려 홀컵에 가까이 붙는 묘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들의 피치 샷에 백스핀이 전혀 걸리지 않아서 그냥 굴러가 버린다면, 그 이유는 뭘까.
우선 너무 딱딱한 투피스(Two Piece) 볼을 사용하게 되면 백스핀이 잘 걸리지 않게 된다.
물론 클럽헤드가 볼의 정확한 타격부분을 찾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또한 페어웨이와 그린의 상태가 백스핀이 걸릴 수 없는 조건일 때도 그렇다.
[해결 1] 발라타 성분의 쓰리피스 이상의 볼을 사용한다
‘홀까지 60야드 남아 있는 지점에서 샌드웨지로 피치 샷을 했는데 홀을 1야드 정도 지난 지점에 볼이 떨어져 앞으로 1야드 정도의 바운스가 난 후 백스핀이 걸려 뒤로 2야드가 빨려서 핀 바로 옆 20cm 지점에 볼이 멈춘다.’
생각만 해도 환상적인 경우가 아닌가. 골퍼라면 모두 이러한 샷을 원할 것이다.
이러한 백스핀을 걸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볼이다.
거리를 좀더 멀리 치기 위해서 반발력이 큰 투피스 디스턴스(two piece distance) 볼을 사용했다면 백스핀을 걸기가 상당히 어렵다.
투피스 볼은 볼의 구성이 가운데 핵(core)부분과 커버(surlyn)부분으로 단순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클럽으로 가격을 해도 스핀의 양이 많지 않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성질이 크다.
그러나 핵 부분을 가는 고무줄로 감은 볼이나 커버에 발라타(balata 열대지방의 발라타 나무에서 나오는 고무성분 수액의 응고체) 성분이 많은 최근에 나온 쓰리피스 이상의 볼을 사용하면, 볼을 칠 때 스핀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숏아이언으로 볼의 하단 부분을 정확하게 쳐주면 많은 백스핀이 걸리게 되어 그린에서 볼이 뒤로 진행하게 된다.
[해결 2] 리딩에지가 볼의 하단 부분을 치도록 연습한다
백스핀을 걸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클럽헤드의 날 부분이 볼의 가장 하단 부분에 가깝게 맞아 볼이 진행하는 방향과 반대로 스핀이 강하게 걸리면 된다.
숏아이언이 롱아이언 보다 백스핀이 더 많이 걸리는 이유도 숏아이언은 클럽페이스가 더 누워 있기 때문에 리딩에지(Leading edge)가 볼의 하단 부분으로 파고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토핑을 하게 되면 백스핀이 전혀 걸리지 않는 이유도 바로 클럽헤드의 리딩에지가 볼의 하단 부분을 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백스핀을 걸기 위해 클럽헤드가 볼의 하단 부분을 하향타격(Descending Blow)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기 위해서는 역시 반복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해결 3] 페어웨이와 그린의 상태를 먼저 파악한다
가끔 TV에서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 어떤 코스에서는 백스핀이 많이 걸리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어떤 코스에서는 전혀 백스핀이 걸리지 않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 이유는 코스마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어떤 상태의 페어웨이에서 백스핀이 잘 걸리는지 알아보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페어웨이 잔디의 길이가 짧을수록 백스핀이 잘 걸린다는 것이다.
잔디의 길이가 길 때는 임팩트 순간에 클럽페이스가 볼에 접촉되는 순간, 잔디 잎의 일부가 그 사이에 끼게 되므로 쿠션(Cushion)이 생겨서 클럽페이스에 가로로 그려진 홈(Groove)에 마찰이 없어지므로 백스핀이 걸리지 않는다.
참고로 미국 PGA 투어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는 1cm 내외이고, 유러피언 PGA 투어에서는 1.2cm 내외이며, 우리나라 투어 경기의 일반적인 페어웨이 잔디의 길이는 1.5~2cm이다. 더구나 투어 경기가 아닌 일반적인 골프장에서는 페어웨이 잔디의 길이가 훨씬 더 길다. 이런 상태에서는 백스핀을 걸기가 어렵게 된다.
또 한 가지 백스핀이 걸릴 수 있는 코스의 조건은 그린의 상태이다.
최근에는 그린을 조성할 때 표면 아래에 모래를 적정량 깔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과거에는 그런 기준이 아예 없었고 또 모래를 적게 깔아서 만든 골프장이 많이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그린 표면이 딱딱해져서 볼이 많이 튕겨나가게 되어 백스핀이 잘 걸리지 않는다. 가끔 골프장에 가면 그린에 구멍을 뚫고 모래를 깔아주는 작업을 하는 이유도 이렇게 그린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린에 있는 잔디의 잎과 뿌리 사이의 중간 부분이 그린의 표면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데, 이 부분은 잔디가 오래될수록 더 많이 자라 있다. 이 부분이 많이 자라게 되면 잔디를 아무리 짧게 깎아도 그린 표면이 소프트해진다. 이렇게 너무 소프트한 그린의 표면에서도 볼에 백스핀이 잘 걸리지 않는다.
이런 그린 위에 컵으로 물을 부어보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고, 발로 그린 위를 밟으면 발자국이 오래 남게 된다. 잔디 잎과 뿌리 사이의 중간 부분을 짧게 해주기 위해서 잔디를 기술적으로 세로로 깎는 버티컷(Verti-Cut)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아무튼 그린의 표면이 너무 딱딱하거나 소프트하지 않고 적당한 상태를 유지할 때 백스핀이 잘 걸린다는 것을 이해했다면 백스핀이 걸리지 않는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