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신앙고백서 15.#원죄 (1)
We believe that by the disobedience of Adam original sin has been spread through the whole human race.
우리가 믿는 것은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원죄가 인류 전체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맨처음 죄를 지은 것은 아담이 아니라 하와이지만 죄의 효력은 아담이 지었을 때 발동이 되었고 그리스도께서는 아담에게 그 명령을 주셨으므로 아담은 하와가 지은 죄까지 자신이 지은 것으로 간주되어 죄의 대표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담과 하와는 어떠한 외부 영향 없이 순전히 자신들만의 의지로 죄를 지은 것이므로 그들의 죄는 그들 자신들에게는 원죄가 아니라 자범죄라고 할 수 있다. 즉 소위 말하는 원죄라는 것은 아담과 하와의 자범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아담과 하와가 죄의 효력으로 인해 본성이 부패하고 타락하게 되어 동산에서 쫓겨난 이후부터는 자신들이 지은 그 원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서 설령 마음은 그리스도를 향하더라도 계속해서 죄를 지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죄의 성향은 그들에게서 태어난 모든 인류들에게 유전되게 되므로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된 원죄로 인해서 끊임없이 죄를 지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원죄가 후손들에게 유전된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영혼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창조된다는 영혼창조론은 배격된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죄악된 영혼을 창조하실리도 없고, 원죄가 육체에만 해당될리도 없으며, 버림받은 자들의 영혼도 처음부터 선할리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아담의 죄는 일차적으로 사람의 전 인격, 즉 영혼과 육체 또는 영과 혼과 육체 모두를 부패시켰다. 죄로 인해 사람의 영은 더이상 하나님 그리스도와 직접적으로 교제하지 못하게 되었고 영에 새겨진 하나님 그리스도의 뜻이 가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마귀처럼 아예 악으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신적 존재를 향한 기본적인 경외심과 사람 사이의 윤리도덕 등이 희미하게 양심으로 남게 되어 사람끼리 사회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딱히 증명하려 하지 않아도 종교심과 사람간의 관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정작 그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에 의해 영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의 기원이 주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의 혼은 죽은 영으로부터 어떤 선한 것도 가져올 수 없게 되므로 오로지 육체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 관련된 것들만을 추구하게 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영의 양심이 살아있는 자들은 어느 정도 자기자신만을 위하려는 혼의 의지가 억제되어 탁월하고 고결한 성품을 가지고 헌신과 희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 덕행을 하는 근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과 그리스도께 기쁨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혼은 이전과는 달리 더이상 육체를 완전하고 온전하게 다스리지 못하게 되고 자주 육체의 거스름과 저항을 맞닥뜨리게 되며 육체의 정욕에, 특히 음욕과 허영에 굴복하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육체는 영혼의 통제와 제어를 받지 않으려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후패하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사람이 아무리 생명과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려 해도 안되는 것은 그것이 어떤 생물학적인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 그리스도 앞에서의 죄 때문인 것이다.
아담의 죄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물의 형질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태초에 하나님 그리스도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지으셨던 모든 생물들은, 진화론자들의 주장대로 더 낫게 진화된 것이 아니라, 도리어 퇴화도 아니고 아예 낮아져버리게 되었다. 태초의 식물들 중에서는 가시와 엉겅퀴가 없었으나, 범죄 이후에는 그것들이 버림받은 땅을 상징하는 의미로 생기게 되었다. 동산에서의 동물들 중에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없었을 것이나, 범죄 이후에는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는 형질로 변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육식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의 피를 흘리기 때문에 노아 시대에 까지 부정한 동물로 취급되었다. 하와를 유혹했던 뱀은 특별히 더 큰 저주를 받아서 비행능력과 보행능력을 상실하고 배로 기어다니도록 생물학적 형질이 변하게 되었다.
아담의 죄는 지구의 환경까지 영향을 미쳤다. 물론 지금의 지구환경은 노아의 홍수가 발생한 이후기 때문에 홍수 전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이었을지라도 분명 동산에서의 환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아담의 죄는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의 모든 천체들과 우주를 구성하는 시간과 공간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천체들은 생물들처럼 생성과 성장과 소멸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시간은 하루같은 천년이나 천년같은 하루 등의 신축성이 사라지고 고정적으로 변하게 되었으며, 무질서와 소멸의 속성을 가지게 되었다. 시간과 맞물린 공간은 동시성과 유연성이 사라지게 되고 한 때에 오로지 한 장소에만 있을 수 있게 변해버렸다. 지금의 우주는 아담의 범죄로 인해 속성이 한없이 부패해진 상태이므로, 아무리 과학자들이 지금의 우주를 기반으로 우주의 기원과 나이를 유추한다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