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밤이슬 카페에 크자 라는 닉네임으로 데뷔를 한게 벌써 일년육개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콜잡고 머리에 땀나게 뛰어 다니고 오지에 떨어져 한시간씩 걷던 크자는 이젠 뛰지도 한없이 걷지도 않고 있습니다.
일년 육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 졌네요..
대통령이 바뀌고 유가가 폭등하고 경제는 파탄나고 미국에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 했네요..
개인적으로는 닉네임은 대륙정벌로 바꾸었고 부친이 돌아 가시고 여친에게 미래가 불투명 하다는 이유로 채이고... 지금은 부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가지 안 바뀐 것도 있습니다..
바로 통장의 잔고.. 제 주머니 사정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오늘 눈을 뜨니 오후 네시 입니다.
방송대 기말고사를 걱정하며 책 몇페이지를 뒤척이다 우리집 강아지 삐삐와 잠깐 놀아 줍니다.
피디에이폰을 보니 누나에게 문자가 와 있습니다.
"어머니 병원 입원비 빨리 보내라."
작년 부친이 돌아 가신 후 어머니는 심한 노인성 우울증에 걸리셨습니다.
지난 달 매출 부진으로 인해 어머니 입원비를 누나가 전액 내었고..졸지에 난 누나에게 빚쟁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달은 하루도 안 쉬고 일을 하기로 결심 했습니다.
벌써 날이 어둑어둑 해 집니다.
이주일 째 끓여 먹고 있는 사골에 밥 을 말아 먹고 피디에이와 대용량 배터리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삐삐는 자기도 같이 나가자고 악을 써 댑니다..
부천역 하차..지난 밤 번 만원짜리 몇장을 농협에 모두 집어 넣고 지갑에는 오천원만 달랑 넣고 매화동 가는 버스를 탑니다.
밤이슬에서 만난 친구 목사 손한선이 미리 교회 봉고차에 앉아 중무장을 한 채 이미 콜을 쪼고 있습니다.
이 친구 덕분에 요즘 첫콜은 대부분 나름 장타로 시작 합니다.
첫콜..목감 아이씨 - 신갈.
아주 좋은 코스라고 생각 했습니다.
오십대의 손은 별로 취해 보이지 않습니다.
목감 아이씨로 올라 가 영동 고속도로를 진입 할 때 왠지 길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스스로가 왠지 서글퍼 지기 시작 했습니다.
의왕아이씨를 가기 직전 앞차들이 비상등을 켜기 시작 합니다.
극심한 정체가 몰려 오기 시작 ... 첫콜이 꼬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길로 빠집시다..옆길로 빠집시다."
손이 잠꼬대 처럼 차가 밀린다고 갑자기 나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 합니다.
내가 고속도로 외에는 신갈 가는 법을 모르니 혹시 이쪽으로 빠지면 길을 아느냐고 손에게 물어 보니 잘 안다고 합니다..
의왕 부곡 아이씨를 빠지는 순간...
손이 다시 말 합니다.
"나도 몰라.. 대리 기사가 길도 모르면 어떻게 해..아무튼 나는 막히는게 싫어.!!!!!."
갑자기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 합니다.
의왕쪽은 지리파악 능력 부족으로..스스로 항상 기피지역 이기도 합니다.
이제 부터 동물적인 감각이 필요 합니다..손놈은 그 때 부터 여기가 어디냐고 나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 합니다.
술이 별로 안취했다고 생각 했던 내가 잘못 이었습니다.
앞에 의왕역 이정표가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 수원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 합니다..
수원만 가면 신갈을 찾아 갈 자신이 있었습니다.
계속 쭝얼 거리면서 지랄을 하는 손놈을 한대 쥐어 패고 싶었지만 그냥 참고 운행 하기로 했습니다..
낮익은 영통이 나오고...결국은 손놈을 목적지에서 내려 주는데 성공 했습니다.
신갈은 그 전 부터 자주 들어 오는 곳 입니다.
타율은 약 이할대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버티기에 도전 합니다.
용인 면허시험장 - 안산.
안산이라면 자신 있는 동네 입니다.. 투우사님 처럼 신갈에서 면허시험장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안산에 눈이 먼 나는 천벌을 받고 말았습니다.
사사동.. 죽을 사짜가 두번 들어 간 동네...
절대로 천원 한장 안 줄 놈인건 틀림 없는 것 같았습니다..
사사동.. 시흥시 매화동,도창동이 대도시처럼 느껴지는 동네 입니다.
마침 마을버스가 있습니다..
갑자기 허기가 진 나는 우유를 두개 삽니다.
마을버스 기사에게 하나를 주고 나니 마을 버스 기사 얼굴에 미소가 피어 납니다.
마을버스는 반월역 까지 간다고 합니다.
마지막 전철이 지나가면 마지막 전철에 몸을 싣기로 결심 하고 그 때 까지는 반월역에서 뻐팅기기로 결심 했습니다.
건건동 - 영통
영통도 자신 있습니다..지금 까지 영통의 타율은 거의 구할대 였습니다.
크자는 영통 가는 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신기 했습니다.
너무 길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이젠 아주 프로 대리기사가 되었다는 생각에 왠지 우울한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 했습니다.
영통1단지.. 심지어는 녀석이 도착한 곳이 영통 1단지 라는 것도 알고 있는 것 입니다.
지난 겨울에 봤던 영통 일단지의 오뎅가게는 여전히 있습니다.
그 앞에서 콜을 쪼기로 했습니다..
영통1단지 -성남
십분만에 계획대로 콜이 잡혔다는 기쁨에 손놈이 있다는 곳으로 걷기 시작 합니다.
손놈 무리가 세놈이 있는데..영 진상 같은 느낌이 듭니다.
캔슬 하고 싶었는데..역시 손놈은 여기 저기 콜을 불렀나 봅니다.
차를 빼던 기사가 나에게 막 화를 냅니다..
"당신 누구하고 통화 하고 온거야? 난 실장님 하고 통화 하고 왔어..!!!!!!!"
그러면서 차에세 내려 자기 피디에이를 보여 줍니다.
내 피디에이를 열고 보여 줄까 하다가..귀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빨리 가시라고 말하고 돌아 서는데.. 무리중 한놈이 저에게 말 합니다.
"나하고 수지 갑시다..수지.."
얼마를 주실꺼냐고 물어 보니 만오천원을 준다고 합니다. 난 만오천원에는 수지는 못 간다고 하니 오만가지 인상을 쓰기 시작 합니다.
"당신 말고 대리 많아...나 부르는데 부르면 금방 와..!!!!"
녀석의 지껄이는 소리를 뒤로 하고 상황실에 캔슬을 요구 하고 다시 콜을 쪼기 시작 합니다.
날씨가 춥습니다..그런데 갈만한 오더가 보이지 않습니다..
콜수는 급격히 줄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한시간 반...---
포기를 하고 영통을 뜨기로 했습니다. 일단지 끝에서 부터 샴푸 나이트쪽으로 걷기 시작 했습니다..
샴푸 나이트 앞 대리운전 박스에 무료 자판기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지키는 사람도 없고.. 뻔뻔하게 거기서 커피 한잔을 뽑습니다.
그리고 홈에버 쪽으로 걷고 있을 때...띵똥하는 소리..
영통1단지 - 갈산동
젠장..아까 내가 있던 자리 입니다.. 이십분을 걸어 내려 온 곳인데...-_-+
이번에는 택시를 탑니다.
스타렉스 똥차.. 자신은 사십분이면 갈산동까지 갈 수 있다고 지랄을 합니다.
아마 내가 운전을 하면 한시간 넘게 걸릴꺼라고 또 지랄을 합니다.
철없던 어린시절..때를 지어 폭주를 하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스타렉스 똥차를 가지고 어릴 때 배운 기술을 모두 써먹어 봅니다..
갈산동까지 30분..스타렉스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산동에 내리니 삼산동이 보입니다..
삼산동이면 이제 우리집이 지척 입니다.. 그 때 울린 띵똥 소리..
삼산동7단지 광흥창 2만원..
잡구 나니 광흥창 이만원은 좀 억울한 가격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황실에 전화를 해 취소를 해 달라 하고 집에 갈 궁리를 합니다..
목사 바다풍경에게 전화가 옵니다..
안성인데..평택에서 영등포 가는 기차를 탄다고 합니다..
밤이슬 회원인 강상 이 친구가 목사를 픽업해서 중동으로 온답니다..
중동 대박 삼겹살집...
요즘 유일한 낙인 것 같습니다..
내일은 또 좋은 하루가 될 것 이라고 믿습니다....
첫댓글 고생하셧어요 근데 영통에서 고의로 여러군데 불러서 기사님 엿먹인 씨팍 개시부럴새끼 전번 아세요?
목사님은 삼겹살집에서 무엇을 드셨을까-아니 술먹는 어린양들에게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무지 궁금하네요.목사님이 대리기사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네요.목사님 힘내세요
새로나온 운행일지 기법인가?? 근데 난 요즘 왕따된 기분이네,,ㅋ
가만,, 이것들이 나한테 돈 빌려가더니 나 뺴놓구 지네끼리 놀아?? 이것들을 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님 저 만원 떼먹고 지금 잘살고 있습니다..ㅋㅋㅋ
훌륭한 친구분을 두었군요 목사
요즘 강상은 일 안하고 놀고있습니다...ㅎㅎㅎ 그제부터 계속 쉬고있네요....
정벌아 형인데..왜 전화가 안되냐? 형한테 전화 한번 해라.. 김치 다 먹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