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전문가칼럼
[조용헌 살롱] [1412] 물이란 무엇인가?
조선일보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입력 2023.08.28.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3/08/28/XQMZMBU74NADPL4BQLQCKNNJ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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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하늘과 땅속을 마음대로 이동하는 게 물이다. 그런데 하늘이라니? 물은 북두칠성에서 보내 주는 것이다. 북두칠성은 그 모습이 국자처럼 생겼다. 국자에서 물을 퍼 담아 인간계로 내려 준다고 옛 사람들은 생각하였다. 북두칠성이 생명을 주는 셈이다. 하늘에 물이 있나? 바로 은하수(銀河水)이다. 은하수만큼 거대한 물이 없다. 이 은하수가 지상에 내려오면 비가 되고 물이 된다고 여겼다. 물은 생명을 주는 것이고, 생명은 결국 시간을 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두칠성은 국자의 손잡이 부분, 즉 6번째와 7번째 별을 이은 부분이 하나의 거대한 시곗바늘 역할을 한다. 시침(時針)이다. 칠성의 손잡이 부분이 가만 있지 않고 하룻밤에도 계속 회전한다. 북반구의 유목민들은 밤하늘에서 이 부분을 보고 지금이 몇 시 인지를 알았다.
칠성은 밤하늘에 걸려 있는 거대한 시간의 신(神)이었다. 음양오행에서 물을 숫자로 나타내면 1이다. 제일 첫 번째이다.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가 ‘만물은 물에서 왔다’도 같은 맥락이다. 10개의 천간(天干) 중에서 물을 상징하는 임(壬)은 숫자로 1이다. 12개의 지지(地支) 가운데 물을 상징하는 자(子)도 또한 1이다. ‘임자(壬子)’라는 1과 1에 해당한다. ‘임자 만났다’는 뜻을 풀어보면 제일 첫 번째를 만났다는 의미하고, 제일 센 상대를 만났음을 의미한다.
‘도덕경’에서 유명한 대목이 상선약수(上善若水)이다. 검정 옷을 입은 법조계 사람들의 사무실에 가 보면 이 글씨가 많이 걸려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法’이라는 글자도 물(氵)이 흘러가는(去) 것과 같기 때문이다. ‘活’도 그렇다. 물(氵)이 혀(舌)에 들어가면 활력이 생기지 않던가. 무술배우 이소룡도 딴따라 수준을 넘어서는 자신의 무술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 철학을 물로 정의했다. 물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니 고귀한 것이고, 낮은 데로 흘러가니 겸손한 것이고, 흘러가면서 많은 생명을 살리니 덕을 쌓는 것이고, 다시 수증기로 화해서 하늘로 승천하니 영광스럽다고. 풍수가에서는 물을 인체의 피로 여긴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연결되어 같은 쳇바퀴로 돌아간다는 믿음이 강하다. 물이 오염되면 인체의 피가 오염되는 것으로 여겼다. 피가 오염되면 건강이 오염되고 생각이 오염된다. 그래서 명당 주변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을 최고로 친다. 오염수 문제 때문에 물에 대해서 써 봤다.
밥좀도
2023.08.28 05:48:49
생명체에게 물과 공기는 아주 중요하다. 단지 워낙 흔해서 그 가치를 모르고 지낼 뿐이다. 물과 공기 오염되지 않게 품질 보존에 만전을 기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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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3.08.28 06:55:22
창세기의 천지창조론을 믿는 내가 조용헌 선생의 칼럼을 두 번 이상 읽는다. 이 또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내 사주에 물이 많아서 불을 가진 사주와 친숙하라던 말을 기억한다. 임자를 만났다는 해석에서 위안을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