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허재가 싫었다. 머리 숱이 당시에는 엄청나게 많았고 아줌마 퍼머까지 해서 불량해 보이는 중앙대 신입생 허재가 싫었다. 경기장 안에서는 실력 뿐만 아니라 매너도 좋은 이충희가 너무 좋아서 김현준의 삼성보다 현대의 우승에 더 위협적이던 고공농구까지 겸비한 중대의 에이스 허재가 정말 싫었다. 교회 다니는 어린 중학생의 귀에도 술 좋아하고 당시 황신혜, 김희애와 더불어 잘 나가던 허윤정과 염문설까지 들려 온(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코 큰 그 선수가 제일 혐오스러웠다.
그렇지만, 지금도 정훈을 야단치는 인간 허재는 싫어하지만, 최근에 젊은 사람들(그래봐야 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어가니 20대와 10대 농구팬들일 것이다) 사이에 나도는 허재에 대한 평 중 기량에 대한 다수설은 직접 허재의 대학시절부터 본 사람으로서 터무니가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먼저, 나는 자주 이런 모습을 접한다. 지금 20대 농구팬들은 10대 농구 애호가들이 앤퍼니 하더웨이의 지금 모습을 보면서, 저 선수 왜 샐러리만 많이 처 먹냐 옛날에 어땟는지 몰라도 몇 년 반짝했다고 하지만, 별거 아닌 듯 싶다, 이런 소리가 나오면 90년대 조던, 피펜과 홀로 맞짱 뜨던 그 모습을 니들이 어려서 보지 못해서 그런 소리를 한다고 한탄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기억하는 허재의 전성기는 '90년대 중반 눈이 찟어지는 부상 투혼으로 준우승팀 선수가 MVP 차지하던 정도도 절대 아니고, 더 나아가 90년 세계선수권에서 홀로 날라다니던 아시아 최고의 지존 가드도 아니다.
'95년의 허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허재가 NBA에 가서도 가비지 타임용 벤치 멤버로는 어느 정도 통할 것이라고 할 것이고, '90년의 허재를 본 사람이라면 NBA 하위권 팀에 가면 백업 포인트 가드는 했을 것이다 라고 말 할 것이다.
그러나... 30대 중반 이상되는 연배들은 아실 것이다. 중앙대 청룡 유니폼이 터질 듯 한 허재의 말 근육들을... '85년의 야생마 허재를... 3점슛 외에는 이미 모든 농구의 크고 작은 기술들을 마스터한 360도 코트 비젼의 오기 덩어리를...
근 20년 넘게 국내 농구도 보고 NBA도 보면서 살 았다. 그래서 NBA가 얼마나 차원이 다른 리그인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단언한다. '85년의 허재는 NBA에 어느 팀에 가도 '주전' 포인트 가드로 기용 될 선수였다. 국내 농구 선수의 기량과 황인종의 운동 능력을 감안할 때 과대 망상이라고? '85년의 허재는 문자 그대로 지금 저멀 틴슬리의 바디를 가진 선수였다. 그리고 1번을 가장한 2번 트위너 토니 파커와는 비교될 수 없는 농구 센스와 기량을 갖춘 천재였다.
내가 싫어하는 선수에 대해서, 늦게 태어나서 그의 20대 청춘 시절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설을 쓰지 말기 바란다. '90년대 초반의 허재나 '90년대 중반의 허재? 그 정도가 이 사나이의 전성기였다면 나는 싫어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는 양동근이 김학섭보다 낫다라는 글을 읽어도 화가 나지 않는다. 비교 자체가 코미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존경하는 이충희도 NBA에 가면 잘 해야 스티브 커(시원찮은 선수였다는 소리가 아니라 풀타임 멤버는 아니라는 소리다)다. 하지만, 허재는 매버리도 될만한 선수였다. 이게, 호불호를 떠나, 한 점 침소봉대 없는 객관적 사실이다.
허재가 한국인으로 태어난건 참 ..아깝죠...그 선천적인 것에서 어떻게 할수없으니깐..미국이나 유럽쪽 신체랑 차원이 다르죠..파커랑 비교들 하시는데...우선 파커는 유럽쪽이구 시대두 많이 다릅니다. 거기다 우리나라 과거의 스포츠 시스템이 굉장히 후졌죠...
허재라는 선수가 그정도의 천재적인 농구센스를 가지고 미국이나 미국만큼아니더라도 신장이좋고 탄력좋은 유럽쪽에서만 태어났어도 상황달라졌을껍니다..전 그의 그 천재적인 농구센스만큼은 감히 과소평가되어선 안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