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비 온다 카더라. 천둥도 같이 친다 카더라."
"봄비에 젖은 감기는 석 달 열흘 간다. 카더라."
"확인해봐라. 기상청에 전화해봐라!!"하며, 결사적으로 카더라 방송을 둘러댔다.
손녀 안다가 허리를 삐끗! 하여, 행여 힘들까봐? 가기 싫어? 온갖 핑계로 손짓! 발짓! 을 하는 아내가 안타까워
“요즘 외출이나 산행을 거부하는 여성도 있나? 허참!” 하는 정도로 안심을 시키고,
부부동반, 해발 922M 근교의 “천성산” 을 오르는데, 힘들 때 속으로 "아내가 안 오길 잘했구나 싶었다."
자랄 때 멱 감다 장딴지가 따가워서 보면, 거머리가 피를 빨던 그 큰 저수지 빈 바닥이 가뭄에 말라 거북등이
되어있었고, 저수지 둑을 지날 때, 주먹만큼 활짝 핀 배꽃 천 개를 머리에 이고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멀리 산이 아파트 꼭대기와 함께 각 진 산봉우리처럼 능선이 어우러졌고, 공단 공장 굴뚝에 백발 할머니가 머릴 풀어 흩날림이 실개천 샛강에 비치어 내 눈 안에 들어온다.
반들거리는 가파른 오름길을 한숨에 오르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내 화통을 시험해봤다!" 고 하면 미련 곰탱이라고 쏴 붙이겠지!
일행이 나를 보더니 "자네 오늘 왜 그리 무리하니? 짝이없다고 새파란 듯 설쳐대나? 뒤에서 보니 꼭 고개 넘는 `숫 고라니` 엉덩이 같더만 방댕이는 커가지고!" 한다
그말에 기가죽어 얌전히 따라올라 8부 능선을 지나니 “원효암” 암자가 기다린다. 오늘은 여기까지 만 가기로 했지!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킨 여유로움에 “원효대사”가 궁금해져서 폰을 열고 긁적이니 해가 뉘역뉘역!...
내려올 땐 봄꽃들을 안고 촬영도 했는데, 심신이 홀가분해지자 문득 방송미사에 신부님강론이 떠올랐다.
“삶의 십자가를 지고 인생의 높은 산을 오르는데 무겁다고 투덜대는 자를 사랑이신 주님께서 거들어주셨다.
그래도 무겁다고 칭얼대니 또 절반을 거들어주셨고, 결국 남은 십자가는 작고 가벼워졌는데, 그는 묵묵히 힘겹게 지고 오르는 일행들을 보면서 `곰 같은, 바다사자 같은 자들!` 하며 비웃었다.”
“내려올 때 갑자기 땅이 꺼지고 산사태가나서 큰 계곡이 생기자 `안절부절!` 주님께 날개라도 주십사하고 또 청하였지만 주시질 않았고, 일행들은 그 큰 `십자가`들을 서로 엮어 기다란 `사다리`를 만들어 계곡을 탈출했다”는 강론말씀처럼, “묵묵히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산으로 오르듯! 고난을 갉아 가면, 주님은 어떠한 형태로라도 삶에 이로움을 주신다.”는 메시지로 들려왔고, “오만 잔머리로 주어진 십자가를 거부하다보면 결국 배가되는 불행이 온다.”는 강론 이였다. 부활시기를 잘 지내고 기쁜시기, 희망이 이룸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집 가까이에서 저녁을 때웠는데 배고픔에 “봄 도다리무침”을 일미로 주셨다.
시원찮은 허리로 오후 내내 일을 한 아내에게 미안해서 내가 “빗방울 안 보이던데 당신 어디서 들었소?” 하니 요즘 유행하는 "풍문으로 들었소!” 했다.ㅎ
첫댓글 진달래가 만발하였네요..어릴때 심심풀이로 꽃 한개씩 따먹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진달래! 방언으로 `창꽃`이라 불렀지요. 조금 일찍 피는...일명 `연달래`...
정말 좋네요^^산은 역시 좋습니다 풍문으로 안들어도ㅎㅎ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