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저는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어떤 특이한 체험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꾸준히 들으니 부처님의 연기법이 진리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고 이를 통해 괴로움이 많이 해결되었는데 견성이라는 일이 꼭 일어나야 하는 것일까요?
괴로움의 소멸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견성 체험이 동반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견성이라는 것은 특별한 체험일 수도 있고, 소소하게 지나가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떠한 특정 체험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일별, 확인, 견성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어떤 '전환의 순간'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체험의 순간에는 전혀 체험했음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혹은 체험에 대한 너무 대단한 상을 가지고 있어서, 미미하게 지나가는 이것을 체험이라고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뒤돌아 보면, 그 '전환의 순간'을 기점으로 나의 안목이 전과 후가 달라졌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무언가 이것이구나 하고 감이 온달까, '아하!' 하는 그런 정도의 '전환의 순간'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느낄 정도의 그런 미미한 안목의 전환 정도만 느끼기도 합니다.
그 체험이 크든 작든, 어떤 방식으로 오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오직 꾸준히 법문을 듣다 보면, 어쨌든 이렇게 감이 오는 때가 있게 되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오락가락하는, 잡았다 놓쳤다 하는 듯한 시간들을 오래도록 보내게 될 것입니다.
본래 그런 것이니 그 때에도 그저 꾸준히 직지 법문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가 확인한 이 자리에 대한 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여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꾸준히 보내는 것이 공부입니다."
<법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