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마지막까지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 판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 상금왕을 독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매킬로이가 유러피언 투어 시즌 최종전인 DP 월드투어 챔피언십 두바이마저 제패했다. 지난 8월 PGA 챔피언십에서 거둔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시즌 5번째 우승,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매킬로이는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장(파72)에서 막을 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로 2위 저스틴 로즈(32ㆍ잉글랜드ㆍ최종합계21언더파)를 2타 차로 꺾고 시즌 피날레의 주인공이 됐다.
막판 뒷심이 위력을 발휘했다. 매킬로이는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선두 경쟁에서 뒤쳐졌다. 5번홀(파4)과 7번홀(파5) 버디로 타수를 만회했지만 8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범해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3번홀(파3)까지 줄인 타수는 단 1타. 그러는 사이 이날만 10타를 줄인 저스틴 로즈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추격의 불씨는 14번홀(파5)에서 타올랐다. 매킬로이는 3번째 샷을 핀 1m거리에 붙이며 버디를 낚았다. 15번홀(파4)에서도 어프로치 샷을 홀 50cm 옆에 떨어뜨려 또 한 타를 줄였다. 자신감이 붙자 16번홀(파4)부터는 점점 더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다.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10걸음짜리 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에 떨어뜨렸고 티샷이 까다로웠던 17번홀(파3)에서는 과감히 핀을 공략해 1m 거리에 공을 세우며 타수를 줄였다. 4연속 줄버디. 단독 선두를 되찾은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에서도 한 타를 줄이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매킬로이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대회까지 우승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 중반 선두에 올랐던 저스틴 로즈의 점수를 보면서 추격에 속도를 높였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승리할 수 있었다. 정말 환상적인 시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3라운드까지 보기 없는 플레이로 공동 선두에 올랐던 루크 도널드(35ㆍ잉글랜드)는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우승과 멀어졌다. 최종합계 18언더파를 적어낸 그는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도널드는 이 대회에서 지난해 2라운드 9번홀부터 올해 3라운드 18번홀까지 100개홀 무보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103번째 홀(최종라운드3번)에서 보기를 범해 무보기 행진을 마감했다.
올 시즌 유러피언 투어에 데뷔해 4승을 올린 브랜든 그레이스(24ㆍ남아공)는 이날 4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단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홍콩 오픈에서 우승했던 미겔 앙헬 히메네즈(48ㆍ스페인)는 7언더파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16위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