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성지 순례 후기(1) - 가우디 대성당 십자고상
2017년 5월 22일(월)부터 6월 2일(금)까지 인천국제공항 출발->프랑스 파리, 루르드
->에스파냐 몬세라트, 바르셀로나, 산티아고->포르투갈 파티마->다시 에스파냐
살라망카, 아빌라, 톨레도, 마드리드->벨지움 반네->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인천공항
의 성지순례 코스를 본당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주임신부님을 모시고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주로 성모님 발현 성지를 중심으로 짜여진 순례 코스는 개인적으로 처음이고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사진들을 담아 왔다.
반찬 없이 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소금이 얼마나 귀한 반찬이고 양념인 것을....
이번 여정을 통해 그 '소금'을 많지는 않지만 마련할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그 많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지만 순례 중에
느꼈던 나만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글, 사진 최멜라니오
5개국에 걸친 이번 순례 코스
에스파냐(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가우디 대성당(성가정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에스파냐(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가우디 대성당(성가정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 천장 높은 곳으로부터 쏟아지는 빛(하늘의 빛, 은총의 빛)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가우디 대성당은 에스파냐 천재적 건축가인 가우디(1852-1926)가
1882년 짓기시작하였고, 아직도 그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6년 쯤 완공될 것이라 한다.
(사진에 높이 솟은 크레인이 보이는 이유).
높이 솟은 주탑들, 세개의 피사드(출입구 입면부), 기하학적 조형과 자연미 넘치는
거대한 규묘의 성전 곳곳에 성경의 사연들을 담고 혼을 넣어 표현했으니, 가우디대성당
이야말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입으로 읽을 수 있는 '조형물 성경'이라 해도
좋을 듯 싶다.
가우디가 이런 걸작을 탄생케 할 수 있었음은 그의 믿음, 영성적 도움이 뒷받침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고 후대에 그의 그 영감을 이어가 완벽한 성전을 탄생시켜 줄 것을
주문하며 하늘에서 기원하고 있지 않을까?
가우디가 자신의 살아 생전에 성당 건축이 마무리되지 못할 것을 알고 남긴 말에서 그
의중을 살짝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성당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 않다. 난 늙을 테지만 내 뒤를 다른
사람들이 이어갈 것이다. 작품의 정신은 항상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작품과 함께 살아가는 세대의 것이다.”
그런데 성당 곳곳을 살피던 중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모습, 십자고상이 각별하게
느껴져 여러 각도에서 담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무릎이 60도 각도로 굽어져 있고, 발바닥이 십자목에 밀착된 상태이며 머리를 들어
정면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는 모습의 십자고상, 머리를 들으셨으니 분명 예수님께서는
숨을 거두시기 전이시고, 그러니 그 느끼시는 엄청난 고통은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눕히고 못 박을 때 발바닥이 십자목에 밀착된 상태에서 못을 쳐야
했을 것이니 자연 무릎이 굽을 수밖에 없었을 터이고..................
하느님의 뜻에 절대적 순종의 자세로 육신을 내놓으신 예수님, 죽으심으로 육체와 정신의
고통이 끝났음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십자가 위에서 살아계시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끼고 계심을 보여주시고 계신 것이다.
프랑스 루르드 비오10세 대성당에서는 십자고상과 그 아래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모습을
프랑스젹 예술 감각으로 형상화 하여 표현하였는데(아래 사진 참조) 반해, 생생한 자연미를
추구하는 에스파냐적 측면을 느낄 수 있었다.
비오10세 대성당 내부 모습
카탈루냐 지방의 바르셀로나 북서쪽 해발 1,236m 몬세라트(톱니 모양의 산이란 뜻)를
보면 가우디 대성당은 마치 몬세라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을 수 없다.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오묘한 자연미 속에 성경의 내용들을 오목조목 담아서 책이 아닌
'조형물 성경'을 완성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우디 성당 후면 모습. 성경 내용을 담은 조형물로 가득하다.
가우디 성당 정면 모습. 칼라(색)도 바위산인 몬세라트(아래 사진 참조)를 닮았다.
해발 1,236m의 몬세라트.
이곳 '말로 계곡' 730m 지점에 베네딕투스 수도회의 산타마리아데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는데 이곳에 카탈루냐의 수호성인인 '검은 마리아 상'이 보관되어 있다.
(아래 사진 참조)
해발 730m에 위치한 베네딕투스 수도회의 수도원 건물과 몬세라트.
원뿔형의 산 봉우리, 바위 모습 등을 보면 가우디 성당의 모습과 유사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검은 성모상
큰 규모의 베네딕투 수도회 수도원 성전 내부.
검은 성모님이 이 모습을 내려보시고 계신다.
밖에서 본 성당 모습
하느님을 거부하기 보다는 차라리 죽어서 천국에 가겠다며 순교한 수많은
순교자들을 모시는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 처참한 그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 교회의 역사는 세계 가토릭사에 길이 살아 남을 것이다.
가우디 성당 벽면에 주기도문을 새겨놓았는데 우리 말로 일부 기록된 부분과
스테인드그라스에 'A.KIM(김대건 안드레아)'이라고 쓴 곳에 눈길이 머물 때
울컥해지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구엘공원. 가우디 작품의 건조물들. 멀리 보이는 곳이 지중해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셔 지금 이순간에도 고통 중에 계신다.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심으로 그 고통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건 현재진행형이었다.
아, 나는 ............................
글, 사진 /최멜라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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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형님 덕분에 돈 안내고 성지순례하고 있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풀께요ㅡ
성당을 100년동안 건축한다고하더니.....
계산해보니 144년 예정이네요...
완성된 다음에 다시한번 다녀오세요... 제가 가방 들어다 드릴께요..
요셉- 반갑습니다
뵙고 싶고요./최멜라니오
감사합니다.
가끔씩 반복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