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자기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라. 현재보다 더 멋지고 분별력 있고 세련된 남자? 혹은 올챙이배를 불려가면서 심장마비로 향하는 길에 바짝 다가선 위기의 중년? 왜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느냐고? 싫든 좋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만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이 스트레스라는 귀찮은 녀석에게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물론 외모까지 1백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부지불식간에 모든 이에게 스멀스멀 스며들어 취약 부분을 공격해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재앙. 하지만 너무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 100% 불안제거를 보증하는 5주 코스의 스트레스 퇴치법이 여기 있으니까. 자, 다음에 소개될 방법들을 충실히 따라해보라. 온 몸과 마음이 고마워할 것이다.
1주째 스트레스 요인과 활력 요인을 식별하라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피할 수 있는 스트레스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두 가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미국 스트레스 협회 회장인 폴 로쉬 박사의 말이다. 물론 로쉬 박사라고 해도 개개인의 스트레스 원인까지 알아낼 수는 없다. 한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이런 구분은 본인 스스로가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자, 어쨌거나 시작해보자. 우선 스트레스를 ‘받아들여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 두 가지로 분류해보자. 목록을 작성해나가다 보면 당신의 뇌가 어떤 종류의 일들을 스트레스로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몸이 토로하는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두통을 느끼나? 또 허리통증은? 속이 쓰릴 땐 어떤 식으로 쓰리며 출근길 운전 중 짜증을 유발하는 교통 정체의 정도는 얼마쯤인가? “몸이 반응하는 양태를 알게 되면 스트레스 경보 신호를 조기에 간파할 수 있습니다”라고 로쉬 박사는 말한다.
스트레스 요인을 평가할 때는 소소한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것은 사소한 문제들이라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다니엘 길버트는 말한다. 여자 친구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발라드 가수 제임스 블런트의 음반을 밤마다 듣다가는 언젠가 당신의 머리가 돌아버릴지도 모른다. 이렇듯 본인의 스트레스 요인을 알아내는 행위는 단순한 워밍업이 아니다. 생활을 압박하는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 확인하고 대처방법을 결정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 퇴치 과정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스트레스는 통제하지 않거나 나아질 희망이 없을 경우 더 악화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2주째 말도 안 되는 대처법이여 안녕!
정신건강관리라는 측면에서 완벽한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상당한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을 스트레스 원인에도 침착하게 적용한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과는 달리 스트레스를 전혀 처리할 줄 모르는 우리들이다. 다음의 다섯 가지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알코올과 정크 푸드, 텔레비전과 인터넷, 그리고 담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이런 것들에 손을 댄다. 그리고 바로 이것들이 ‘나쁜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이다.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이 바로 술 퍼마시며 마음 풀기다.
그런데 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알코올과 관련된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뭔고 하니, 술은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지 못하며 오히려 스트레스가 알코올의 효과를 누그러뜨린다는 것. 스트레스 때문에 음주 욕구는 증가하지만 술을 마셔도 기분은 좋아지지 않고 스트레스 해소 속도는 오히려 떨어진다. 그래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지만 기분은 그리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햄버거 따위의 정크 푸드를 미친 듯이 먹어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역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는 마찬가지. 흔히 패스트푸드라고 하는 고지방 고탄수화물 함유 식품은 단기적으로 뇌에 신호를 보내어 스트레스 호르몬의 반응을 중지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늘어난 허리 둘레에 스트레스를 덧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글리세린의 지방산 유기화합물인 트리글리세리드를 혈류 내에 더 오래 머물게 하여 인체의 정상적인 지방 신진대사를 방해한다고. 그렇다면 텔레비전은 어떨까? <웃찾사>나 〈개콘〉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은 망설이지 말고 보라. 웃음이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제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실컷 웃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심각한 드라마를 몇 시간씩 시청하는 것은 금물. 온라인으로 고스톱을 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대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 정서적 유대감이 충족되면 스트레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음은 담배. 뭐, 흡연의 해악이야 백만 가지도 넘게 댈 수 있지만 가장 곤란한 건 많이 피울수록 발기부전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성관계 후보다 마음이 평온한 적도 없을 것이다. 굳이 그 평온함을 잃고 싶은가?
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이와 같은 불량한 전략들을 특별히 통틀어 ‘기피 대처법’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런 전략들은 전혀 쓸모가 없다고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의 스트레스 연구자인 찰스 카버Charles Carver는 말한다. 아주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없는 듯 기피하면 진정으로 스트레스를 없앨 수 없습니다. 맞서 싸워야 하지요.”
정말로 간단한 스트레스 해소법 5가지 1 억지로라도 웃어라 정신 차리고 똑바로 앉아라. 마음은 몸을 따라 간다. 즐겁고 민첩하게 행동하면 마음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2 호흡에 주목하라 스트레스에 찌든 얕은 호흡은 버려라. 보다 천천히, 깊이 숨쉬자. 3 쇼핑을 자제하라 외상으로 물건을 구매하곤 하는 영국인의 25%가 스트레스 치료를 받고 있다. 4 쇼핑을 자제할 수 없다면, 최소한 빨리 하기라도 하라 선택하는 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지 마라. 더 낫고 더 싼 물건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5 TV를 끄라 집중하려고 할 때는 작은 소음이라도 신경 쓰인다.꼭 봐야 할 때를 제외하곤 TV를 켜지 말 것. | |
3주째 동시다중업무, 멀티태스킹을 중지하라
사람들은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동시에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정반대죠.” <왕초보자를 위한 효율적 업무 처리 가이드>의 저자, 제프 데이비슨의 설명이다. 그는 연설 중 무대실험을 하곤 한다. 관객 중에서 두 사람을 불러내어 각각 15페니와 15개의 클립 그리고 펜과 종이를 준다. 한 사람에게는 동전을 쌓고 클립을 연결하고 별 15개를 그리는 일을 순서대로 하라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일들을 번갈아 가면서 하라고 주문한다. 누가 먼저 끝내겠는가? 데이비슨이 ‘칼날 같이 예리한 주의력’이라고 부르는 상태는 한 번에 하나의 일에 집중했을 때만 가능하다.
“여러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할 때는 발전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그는 현대 사회가 ‘더 빨리, 더 훌륭하게, 더 많이’라는 집단 최면에 걸린 나머지, 요즘 사람들은 한 세대 전의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스트레스를 추가로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멀티태스킹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신 스스로가 통제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멀티태스킹은 너무 잦아서도 너무 오래 지속되어서도 안 되지요.”
이번 3주차에는 멀티태스킹을 전혀 시도하지 말아 보라. 모든 부담감을 떨쳐 버린 채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고 기록하라. 그런 연후, 꼭 필요하거나 도움이 될 때에만 멀티태스킹을 재도입한다.
4주째 머리와 마음속 악마를 해방시켜라
도끼 연쇄살인마나 강간살인범 같은 강력 범죄자의 대다수는 말수가 적고 분노를 자신의 내부에 꾹꾹 눌러 담아두는 타입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교에서 외상外傷 후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정 노출에 관한 실험을 수행한 적이 있다. 피 실험자들에게 하루에 20분 동안 워드 프로세서가 아니라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쓰도록 한 것이 실험의 내용. 그 결과, 특정한 한 가지 사건에 대하여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썼던 학생들에게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의 징후가 덜 발견됐다. 심지어 8주 후에는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사건에 대해 기술한 학생들에 비하여 대개 기분도 더 좋아졌고 질병을 호소하는 확률도 낮아졌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연구를 수행한 임상 심리학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사람이 변한다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인데, 이번 실험은 정말 인상에 남네요.” 이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데니스 슬론의 말이다. 이 실험으로 효과는 입증됐다.
“외상을 극복한 사람들은 종종 원인이 되는 사건을 생각지 않으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피하려 하면 할수록 더 강렬해지는 법입니다. 표현해버리는 편이 더 나아요.”
자, 이제 이번 4주차에는 3일 동안 종이에 괴로움을 털어놓으라. 이왕이면 밤 시간이 좋다.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적어보라. 감정표현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5주째 당신에게 맞는 안전밸브를 찾아라
이제 이 기사에서 독자들이 기대하고 있을 모든 스트레스 해소법의 바다로 뛰어들자. 말 그대로 수백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게 문제이다.
그러나 여섯 개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1) 스트레칭 운동, 또는 요가 (2) 점진적 근육 이완법 (3) 심호흡 운동 (4) 신체의 다양한 부분이 무거워지거나 따뜻해진다고 자기 암시를 주는 자율이완 훈련 (5) 평화로운 풍경을 상상하는 심상기법 (6) 명상 또는 정념 수행. 이중 아무거나 시작하면 되는 걸까? 물론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찾아야 한다. 위의 여섯 가지 기법은 각기 다른 효과를 낸다. 요가는 정신 상태에 정력을 불어넣지만 자율이완 훈련은 이완된 기분을 유지시킨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모두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에서 행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로 지친 35명의 사람들이 3개월간의 정념 수행 후 44%의 불안 해소 효과를 보았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기법을 찾는 데 몇 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학자나 전문가의 도움은 필요 없으니 당황하지 마라.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해소법을 다룬 각종 서적이나 비디오테이프를 스스로 활용한 3백82명의 암 환자들이 스트레스 관리 전문가들로부터 훈련을 받은 집단보다 더 성공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한다. 물론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스트레스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스트레스를 향한 고요한 공격을 지속하고 또 지속하라. 밝고 고요한 아침이 당신에게 다가올 테니.
정리하라! 그리하면 스트레스가 물러가리라
1 구석에서부터 시작하라 사무실이나 집의 주방, 침실 등 공간 하나를 골라라. 지저분한 곳을 찾아 1주일에 한 부분씩 세밀하고 철저하게 정리하라. 그리고 스스로 그 결과에 감탄하라. 2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다음 물음에 답하라. 이번 달에 마무리짓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매일 20~30분 정도 시간을 내어 그 일들을 조금씩 해치운다. 3 의사 결정 과정에 속도를 붙여라 이메일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본 후에는 즉시 행동으로 옮겨라. “2분 이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바로 처리해버리세요.”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의 저자 데이비드 앨런의 조언이다. ‘삭제’ 버튼이야말로 최상의 정리도구임을 기억하시라. 4 시간을 아끼자! 따분한 일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맡겨라 집안 청소라든가 허드렛일, 잔디 깎기나 드라이클리닝 맡긴 옷 찾아오기 같은, 하긴 해야 하지만 성가신 잡일들 말이다. 하찮은 일에 마음 쓸 시간이 줄어들수록 중요한 일을 처리할 시간은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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