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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경기/철도여행] 추억은 기억이 되고, - 경원선
길손 추천 0 조회 264 08.07.21 18:33 댓글 11
게시글 본문내용

비오는 날에는 기차를 타 보십시요.

경원선 구간, 동두천역에서 신탄리역까지 왕복여행 

 열차왕복권, 편도 1.000원입니다.

 

몇일째 습기 잔득 머금은 무더위가 기승이더니, 이제는 태풍이 북상하며 퍼 붓는 비와 바람으로 길손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모든 계획을 뒤로하고, 마음에 두던 열차여행을 해봅니다. 긴 시간을 두고 갈수도 없고 해서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고 싶었습니다.

 

원선,
1914년에 개통된 철도로 용산에서 원산간 233km를 운행하던 열차로 분단 후에는 용산역에서 신탄리역 간을 운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용산에서 청량리까지 전철화 되고, 다시 성북, 창동, 의정부까지, 이제는 소요산 역까지 전철화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경원선 통근열차의 운행구간은 동두천 역에서부터 신탄리역까지 35km, 7개 역, 운행시간은 45분 입니다.
왕복이라봐야 두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이지요.
아련한 옛추억의 그 열차는 아니지만, 지금도 한갖진 여유 있는 모습의 열차기분은 그대로 입니다.
조금 더 깨끗하고 상쾌해졌음이 바뀌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 낯,
신탄리역에 들어서서 왕복권을 끊습니다.
신탄리 역에서 매시 정각 출발하여 동두천 역에 45분에 도착하고 동두천역에서는 매50분에 출발하여 신탄리역에는 35분에 도착합니다.
통근 열차의 객차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물론 비가 와도 너무오니 그러하겠지만, 텅빈 객차에서 혼자 앉아 있으려니 그도 참 심심합니다.
차창밖으로는 비내리는 풍경이, 잘 어우러진 노란 꽃과 같이 을씨년스런 철로가 함께 나란히 섭니다.

"이 열차는 신탄리역을 출발하여, 동두천역에 도착하는 통근열차입니다.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낭랑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아니지만, 참 듣기 좋습니다. 녹음되어진 멘트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때그때 멘트는 달라집니다.
이내 열차는 역사를 빠져 나갑니다. 듣기 좋은 소음과 적당한 흔들거림이 오수를 즐기기에는 딱인듯 합니다.

첫 도착역 대광리역, 절집을 개창하며 '큰 빛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한 마을의 지명이 그대로 역사의 이름이 됩니다. 느낌 그대로 보이는 것은 분단된 나라를 실감 할 수 있는 군부대와 군인들입니다.
역시 오르는 이들은 어르신들과 군인들입니다. 그러나 그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푸르게 푸르게 변해가는 차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금새 신망리역에 닿습니다. 역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면 유명한 먹거리가 있습니다.
'유일순대국' 시간만 된다면 김 모락 일어나는 순대국 한그릇 먹고 싶어 집니다.

이제, 경원선 열차의 유일한 교행구간인 연천역입니다.
단선선로이기에 한대가 들어오면 그를 기다리다가 서로 지나치면서 가는 길목입니다. 길지 않은 시간, 예전 이었다면 잠시 가락우동이라도 말아 먹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리 여유가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타고있는 객실로 할머니 한분이 오르십니다. 유일한 첫 동승입니다. 옥수수를 이고 계십니다.
영 소화가 되질 않아 옥수수는 즐기지 않습니다만, 충동으로 사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몸은 애써 할머니를 왜면합니다.
그러한 내 모습이 오히려 안쓰러웠는지 아무 말씀 없이 다음칸으로 이동하십니다.
현재 경원선 구간에서 가장 발전의 모습을 보이는 전곡역, 경원선의 구간중에 가장 큰 시가지를 가진곳입니다. 연천군에 속해 있으나 그 규모는 연찬역보다 더 큽니다. 근래 '전곡리 구석기 축제'를 매해 5월5일 어린이 날을 위주로 열고 있습니다.
전곡역을 지나고 나면 여름만 되면은 한때 물놀이객들로 바글바글하던 한탄강역입니다. 지금은 캠핑카를 개조하여 만들어진 펜션이 한탄강변으로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길손도 한때는 저 한탄강을 왔다갔다 잘도 놀았었지요. 지금은 하래도 못합니다.
다음에 만나는 역이 초성리역입니다. 길손에게는 아버지와의 기억이 있는 역입니다. 어린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열차를 탔습니다.
초성리역에서 내려 맞은편의 한탄강의 줄기로 향합니다. 맑고, 얕고, 넓습니다. 그곳에서 다슬기를 잡고 피라미와 중태를 잡습니다. 솥 하나를 걸고, 굼불을 지피고, 다슬기를 넣고, 고추장을 풀고 국수를 넣고..아버지는 금새 양손에 흙묻은 대파와 미나리 고추가 가득이십니다. 아마도, 돈을 주고 사셨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아침에 끊여놓기 시작한 먹거리는 하루 종일 굼불로 지펴가며 강변을 나서는 시간까지 데워지게 됩니다. 그 걸죽하고 얼큰한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물에서 놀다가 와서 한수저, 또 놀다가 한수저..아버지는, 한잔에 한수저, 또한잔에 한수저.. 그리고 주무십니다.

그립습니다.
추억속에 입맛을 다시고 나면 소요산역입니다. 지금은 전철이 이곳 소요산 역까지 들어 옵니다. 그러니까 소요산 역에는 경원철도와 전철이 같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소요산역은 따로 말을 안더라도 유명한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이 있습니다. 그 속에 긴 세월 자리한 자재암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호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3번 국도 대로변에는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두부 집이 있습니다. 그 고소함, 드셔보신분은 압니다.
그리고, 마침내 동두천역에 도착합니다. 과거 '동안역'으로 불리다가 전철이 들어오면서 이름이 동두천역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객차에서 내려 잠시 쉼을 하고 반대편의 열차에 다시 오릅니다.
오던길로 다시 돌아갑니다. 신탄리로 갑니다. 길은 그대로입니다만, 반대쪽에도 마음대로 앉아 볼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신탄리역, 아직도 비는 계속입니다.

철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폼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찬 비바람으로 포기하고 여유있게 다음에..를 기약합니다.

 

신탄리역 플랫폼에서..

 

 역사에서 약 500여미터 걸으면 철도 종단점입니다.

지금은 철원까지의 연결선로를 개통중이라 합니다.

 

신탄리역에서.. 

 

더 가고싶은 철로, 조금 더 걸으면 철도 종단점이지만 비와 바람의 기세에 꺽여, 다음을 기약합니다.

 

 

 

 동두천까지 타고 갈 열차입니다.

 

 객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제, 차창밖의 풍경입니다. 

 

 뒤로 흐르는 시간의 흐름도 보입니다.

 

멋드러지게 지어진 집한채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한탄강역을 지나 한탄철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소요산역에 도착하니 전철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목적지에 다와 갑니다.

 

 좌측이 타고 온 열차이고, 우측이 다시 타고 갈 열차입니다. 생김새는 같지만, 하나는 꼬리이고 또 하나는 머리입니다.

잠시, 담배한대를 물고 쉼을 합니다.

 

 신탄리행에는 아까와는 달리 어디 잔치에라도 다녀 오시는듯..얼큰하신 어르신들이 몇분 계십니다.

 

회귀,  다시 돌아가는 길

 

 신탄리역사를 빠져 나와 무인 건널목을 지키고 섭니다.

열차가 지나기를 기다리는데, 생각 보다 빠른 속도입니다. 객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스.피.드~

 

래도 1시간 30분여의 열차여행이 모처럼 여유가 생깁니다. 자유가 생깁니다. 오랜만에 늘어지는 게으름을 마음껏 피워 봤습니다.
한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 소음이 듣기 좋고, 사람들의 오르내림이 좋았고, 차창으로 지나는 계절의 푸르름이 좋았습니다.
목적이 없는 여행이었는데, 무엇인가 가슴속 깊이에서는 나름 만족의 기분이 전해집니다.

 

실 한켠에 자리한 이름모를 소녀의 뒷 모습을 보면서 길손의 상상속에 그녀는 친구가되고, 애인이 됩니다.
비오는 날엔 경원선을, 기차를, 다시 타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 더욱 뽀송하고 시원하여 상쾌한 객실의 좌석에 편히 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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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7.23 20:40

    첫댓글 멋진여행입니다 ^^ 자세한 열차시간 안내 감사합니다 이번토요일 바로 실전에 옮겨야될듯싶네여 ~~함께가실뿌 ㅡㅡㅡㅡ운~~^*^

  • 08.07.25 06:44

    ㅋㅋㅋ 여기 길손님이 올린 글을 보고... 난 또 공교롭게 같은 의정부 사는 사람들이라서 우연의 일치로 두 분이 아시는 사이인가 싶어서 저~~출첵에 같이 기차여행을 하냐고 물었네요. ㅋㅋㅋㅋ별엄니~~~ '이 할머니가 치매 노인인가?" 라고 잠시라도 생각했다면 지워 버려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까요. ㅎㅎㅎㅎㅎ

  • 작성자 08.07.25 17:08

    정말 옮기신 실행의 정신, 도전의 정신, 대단하심다~^^

  • 08.07.24 18:43

    낭만적인 아름다운 여행을 즐기셨군요..마음적으로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시는 글 ..부럽습니다..혼자서라도 그리 여행을 떠나도 멋진 여행이 되리라 생각하여 보게 하는군요..감사합니다..건강 하세요~~~

  • 작성자 08.07.25 17:09

    오늘은 ~ 왜~앤~쥐~.. 비오는 날, 홀로 여행, 청승맞고 참 좋습니다.^^

  • 08.07.24 21:28

    요즘은 자동차들이 많고 개인적으로 가진 자가용들 때문에 기차 여행을 못하고 있네요~!!~ 10여년전에는 청량리에서 춘양까지 밤차로 오고 춘양에서 청량리에 가면 새벽 4시경에 도착하는 낭만적인 모습도 있었는데~!~! 다시 한 번 기차역에 다녀와야겠슨비다~!!~ 좋은 모습 담아 주신 길손님께 감사를~!!~!

  • 작성자 08.07.25 17:17

    어느날 문득 미뤄오던 여행을 '갈매기'덕에 다녀 왔습니다. 모처럼 시간에 구애 없이 편하게..^^ 아, 참 춘양님 제가 스트로보 하나 드려야 하는데요. 쪽지로 주소한번 다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08.07.25 06:48

    길손님~~ 이 기차는 1989년 군에 간 작은 아들 면회 다니느라 한달에 한번은 탔던 기차!!! 신탄리 종점에서 하차 약 5분 전방으로 걸어가면 좌 측에 아들 있는 부대(5사단)가 있었죠. 그 아들이 지금은 40살 ... 세월이 참 빠르네요. ^.^

  • 작성자 08.07.25 17:10

    5사단, ^^.. 그리고 자제분이 40.. 저랑 동갑?..어머니이~~~

  • 08.07.26 11:26

    길손님 올만이예요 ?? 여전히 낭만과 자유를 맘껏 누리고 사시니 부러울 뿐입니다...^.^ 항상 좋은 영상과 글 즐감합니다 ~~~ 역쉬 이번에도 멋집니다...쵝오!!! ^^*

  • 작성자 08.07.28 14:15

    네, 너~~무,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낭만도 멀어지고, 자유는 더 이상 찿지를 못하겠습니다. 아~ 옛나~리여~ ^^ 건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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