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1일 (금)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복음 묵상 (마태 16,24-28) (이근상 신부)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마태 16,24.27)
선을 향한 우리의 투신이 결국에는 응답을 얻으리라는 약속. 행실로 번역한 단어가 아주 아주 의미심장하다. 프락시스! 우리말 행실이라 번역한 것은 다른 어떤 현대어보다 좋다. 영어로는 deeds나 conduct로 했는데, 아무래도 행위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프락시스는 행위나 행동이라는 어떤 일회적인, 사건적인 움직임을 뜻하는게 아니다. 그건 반복적인, 습관처럼 굳어진 그의 인격이 결부된 어떤 행위들을 뜻한다. 그러니까 복음적 실천이라 다소 길게 번역해야 합당한 프락시스는 단 한번 수행한 어떤 장한 행위라기보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다시 한번 그 어눌한 행위를 해 내가며 조금씩 더 완성해 가는 어떤 일련의 행위들, 그란 인간이 가진 삶을 지칭하는 말.
한마디로 말해서 마지막 날 우리의 주님께서 손수 손을 들어 어루만질 우리의 어깨란 우리가 내내 누군가를 어루만지던 바로 그 손이리라는 말씀. 그를 닮은 손, 그를 닮은 발, 그를 닮은 마음, 그를 닮은 좌절과 족음, 그를 닮은 눈빛, 그를 닮은 가난, 그를 닮은 어쩔 줄 모르는 순간, 그를 닮은, 그만이 알 수 있는 침묵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hAeiwFqFpNeUgFdFNBdkKi4rsukuJfLQc5L6ng4K6oHuwfU7tygf7wPXbJAK7rA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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