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전도에 있어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은 좋으신 아버지며, 나를 만드신 분이고,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복음 전파를 하길 바라십니다. 저를 예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는 전임사역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던 사람인데, 그 이유는 '사역'이라고 할 때 기존의 교회만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장면에 저를 집어넣어 상상하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심방전도사나 교육전도사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 역시 기존의 관습과 전통에 얽매어 교회를 개척해서 2-3년간 목양을 했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가 운영하던 "토요스쿨"이 주일 예배로 바뀐 거긴 한데, 아무튼 여러분들께서 보시는 영상 중에 강의실과 같은 곳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가 설교를 하는 교회를 목양하던 시절입니다.
교회 형식으로 목회를 하는 동안 저게에 좋았던 것은 "말씀을 전한 것" 단 하나입니다. 그 외에 교회를 목양하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저랑 맞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대부분 '나를 깎고 다듬어서 하나님의 일에 맞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독특한 성향과 각각의 은사를 주셨는데 그와 반대되는 관습과 전통에 나를 맞추기 위해 내 재능과 은사를 부인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면 너무나 어불성설 아닙니까? 그러면 처음부터 전통에 잘 맞는 성향을 주시던지 말입니다. 정 반대의 성향을 주시고서 그 반대의 성향으로 나를 깎고 다듬고 하는 하나님은 도대체 어떤 하나님이란 말입니까?
이러한 넌 센스적인 생각 때문에 사역자로 부르심 받은 뛰어난 사람들 중에 사역자가 되길 거부한 사람들이 참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나의 육신적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적인 생각으로 바꿔 나가는 것과 제가 방금 언급한 것은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아주 좋습니다. 영상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글을 통해 여러분께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일은 저에게 자연스럽고 힘들지 않습니다. 반면, 저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의 개인 사정을 디테일하게 듣는 일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약간 고문 당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게 왜 힘든지 오랜 시간 연구를 해 봤는데 MBTI가 조금 타당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저의 MBTI는 대부분 큰 격차 없이 가끔 반대로 나오기도 하는데 두번째 성향, N과 S에 있어서 숲을 보는 N 성향이 매우 강하고, 나무를 보는 S가 정말 낮습니다. 디테일한 얘기를 듣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 ‘내가 왜 이런 얘길 듣고 있어야 하나,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저런 얘길 하는 거지? 내가 감정 쓰레기통인가?’ 이런 생각이 자꾸 들고 보통 '위로'라고 하는 것보다는 해결책을 주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해결책을 제시해선 안 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는 이론이 교회 안에서 횡횡한 것, 다들 아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똑같은 문제로 나를 찾아와,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지 못하는 저 자신을 자책하고 정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저 자신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제 쪽에서의 오랜 연구와 또 탁월한 설교자들을 통해 얻은 인싸이트를 통해 나는 그 일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지금은 자유합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놀랍게도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상대방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시는 모습도 나오지 않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구절도 없습니다!)
저는 열흘이고 한 달이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좋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여 전에 몰랐던 계시를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사람 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이라고 부르고, 왠지 일 중심이 사람 중심보다 열등하거나 나쁜 것처럼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비록 일대일 상담을 통해 그 한 사람의 고민은 아무말 없이 들어 주고 위로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그 시간에 좋은 책을 번역하여 시간과 공간에 구애 없이 수 많은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저는 더 깊은 성취감을 느낍니다. 왜냐? 제가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 중심이나, 일 중심이나 결국 사람을 섬기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 일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중심이 됐든, 하나님께서 만드신 대로 쓰임 받을 때 가장 편하고, 행복하고, 능률도 오르고, 열매도 풍성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전임사역자든 아니든 우리는 복음을 전파할 명령을 받았는데 "전도"라고 할 때, 노방 전도나 해외 선교만을 생각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노방 전도에 탁월한 누군가를 보며 죄책감과 정죄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방 전도를 생각만 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는 그 일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 일수도 있습니다. 그치만 다른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쉬울 수 있습니다. 그 일을 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통계를 봐도 노방전도를 통해 교회에 온 사람은 만 명 중에 하나이고 그 나머지는 대부분이 일대일 관계 전도를 통해 교회로 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전도' 하면 노방전도가 떠오르지만 열매로 보자면 노방전도는 별 효과가 없다는 뜻이지요. (1/10,000의 확률)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특정 재능과, 성향과, 성격과, 은사를 주셨기 때문에 각자가 그에 맞는 일을 한다면 세상은 하나님의 뜻대로 잘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목사" 하면 머리스타일에서 안경 스타일까지 다 똑같고 말투랑 옷차림까지 똑같아져야 하는 것은 과연 하나님의 의도였을까요? 틀과 형식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람을 끼워 맞추는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신앙의 반대 의미로).
사회주의, 공산주의, 전체주의 그리고 각각의 이단들이 전부 이런 식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각자에게 다양한 성향과 재능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각자의 은사에 따라 기능할 때, 교회는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 것이며 그때 주님께서 우릴 통해 더욱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교회가 더 효과적으로 빛날 테니까요.
저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선입견이나, 틀이나, 형식이나, 종교(율법적인 종교)나, 관습이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바로 그 사람"으로 성장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우리 각자에게 독특한 성향과 각각의 은사를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첫댓글 여러분, 제가 이번 주 수-금 수련회를 인도하고 왔는데 큐티를 업데이트 하려고 노트북을 가져갔으나 정말이지 까맣게 잊어 버리고 못했네요. 대신 이번 주에는 토, 일에 업데이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