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한편 암세포의 성숙 정도를 암세포의 분화도라고 합니다. 현미경으로 암세포를 관찰하면 성숙이 비교적 잘 된 분화암은 정상 세포를 많이 닮아 있고, 미분화암은 정상 세포와 거의 닮지 않고 미성숙한 형태를 보입니다. 이 둘의 중간 단계인 암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분화암과 미분화암을 구분하는 이유는 미분화암과 분화암의 성질이 달라 분화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며, 또한 미분화암이 분화암에 비해 분열 속도나 퍼져나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미분화암이 분화암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ㄱ. 여포세포 기원의 암
㉠ 분화 갑상선암
a. 유두암
전체 갑상선암 중 가장 흔히 발견되는 암으로, 일반적으로 매우 천천히 자라며 예후도 갑상선암 중 가장 좋습니다.
종종 주변 조직을 침범하며, 석회화도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아형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유두암은 한쪽 엽에만 있을 수도 있지만 전체의 20-45%의 경우에서 양쪽 엽을 다 침범한 형태로 나타나고, 갑상선 주변 림프절을 침범한 경우도 많게는 약 70%에서 관찰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적절한 초기 치료를 받는다면 잘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드물지만 폐나 뼈 등 다른 부위로 원격전이 하는 예가 있으므로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b. 여포암
여포암은 최근 유두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포암은 갑상선의 혈관들을 침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변 림프절로 전이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대신에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폐, 뼈, 뇌 등의 부위로 퍼져나가는 원격전이를 갑상선유두암에 비해 흔히 볼 수 있으며, 유두암보다 예후가 약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들세포암(Hurthle cell carcinoma)이라는 흔치 않은 종류도 있습니다. 갑상선 세포 중 허들세포(oncocyte)에서 기원하는 암으로 여포암과 비슷한 행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여포암과 다르게 허들세포암은 혈액을 타고 전이할 뿐 아니라 주변 림프절 전이도 흔하게 일으킵니다.
이러한 분화암은 정상 갑상선 세포의 성질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 치료에 반응이 좋기 때문에 생존율이 높습니다.
㉡ 저분화 갑상선암(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
분화 갑상선암에 비해 암의 분화 상태가 나쁘며 예후 역시 분화암에 비해 좋지 않습니다. 드물게 발견됩니다. 분화암이 세월이 지나면서 역분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저분화암과 분화암이 같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섬모양 (insular type), 원주세포형(columnar cell type), 키큰세포변이(tall cell type), (trabecular type), 미분화(poorly differentiated) 등으로 구분됩니다.
㉢역형성암(undifferentiated or anaplastic carcinoma)
전체 갑상선암의 약 2-5%를 차지하는데 한국인에게서는 더 낮은 빈도를 보입니 다. 이 암은 갑상선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분화의 방향 이 역전되어 생기는 것으로, 발병 시기도 분화암보다 약 20년 늦어 60대에 가장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역성형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처음 진단 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며,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듣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는 특별히 알려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예후가 매우 나쁘고 진단받은 후 1년 이내에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ㄴ. 비여포세포 기원의 암
㉠ 수질암
전체 갑상선암의 5-10%를 차지하며 서양에 비해 동양, 특히 한국인에서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몸 속의 칼슘량을 조절하는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C-세포에 발생하며 대부분의 수질암이 칼시토닌을 분비하기 때문에 혈액 내 칼시토닌 측정은 수질암을 진단하고 치료 후 재발을 발견하는데 매우 중요하게 이용이 됩니다.
수질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일부 환자에서는 수질암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된 ‘RET 원종양 유전자’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경우 다른 내분비 기관의 이상(부갑상선, 뇌하수체, 부신 등)이 같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갑상선수질암 환자에게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RET 원종양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하고, 환자가 가족성수질암으로 판명되면 환자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모두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조기 발견 및 예방적 수술 등의 적절한 처치를 해야 합니다.
㉡ 기타
드물긴 하지만 갑상선에도 림프종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주로 B세포 기원의 악성 림프종이 생기며,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 chronic lymphocytic thyroiditis, Hashimoto‘s thyroiditis)을 오랫동안 갖고 있던 환자의 갑상선의 크기가 갑작스럽게 커졌을 경우는 의심해 봐야 합니다. 림프종은 일반적인 악성 림프종에 준해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림프종의 기본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이지만, 갑상선에 생기는 림프종의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나 조직검사로도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후 조직병리검사 결과를 보고 진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임상적인 상황을 포함한 고려가 중요합니다.
이 외에 드물게 다른 암종이 갑상선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상선에서 발견되는 암의 소수에서 전이암이 나타납니다. 유방암의 전이가 가장 흔하고 이 외에 폐암, 신장암에서의 갑상선 전이가 흔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3) 갑상선암의 관련통계
2010년에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연 평균 178,816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 중 갑상선암은 남녀를 합쳐서 연 평균 26,923건 발생하여 전체 암 발생 비율의 15.1%로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은 54.5건입니다.
남녀의 성비는 0.19:1로 여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발생 건수로 보면 남자의 경우 연 평균 4,275건 발생하여 남성의 암 중에서 6위를 차지하였고, 여자의 경우는 연 평균 22,648건으로 여성의 암 중에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31.8%로 가장 많고, 50대가 25.7%, 30대가 19.8%의 순입니다.
조직학적으로는 2008년의 갑상선암 전체 발생 건수 26,923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99.4%를 차지하였습니다. 암종 중에서는 유두상암이 93.1%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기타 명시된 암이 4.0%를 차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