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가 은퇴를 합니다. 아니 한다고 합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53년에 태어났습니다. 환갑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했는지 생각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연평도에서 우리 해병 두명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분단의 아픔을 물려주어서 미안하다고....
그런데, 지성이가 은퇴를 한다고 하는 상황은 당연히 해야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나자신의 무능이
그 배경이었기 때문에 어렴풋이 느끼는 미안함이 아니라 가슴속에 뭔가가 콕 박혀들어오는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무릎에 물이 많이 차는 모양입니다.
무릎을 너무 많이 쓴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것도 무리하게 어려서 부터.
분데스리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자주 얘기했습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유럽의 프로선수들 처럼 무라히게 훈련하면 안되는 문제점을.
초등학교 선수가 아무것도 하지않고 축구만 하는 나라.
10세도 안되는 선수들도 하루에 세번씩 훈련을 하는 현실.
정말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일도 적극적으로 바꾸려고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어린이 축구교실을 만들어 즐겁게 축구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게 겨우 내가 한 일이었습니다.
그 동안 합숙을 하던 어린 선수들이 불에 타서 세상을 떠나고 지도자에게 맞아서 세상을 떠난적도 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경험하고있는 축구는 너무 거칠고 비인간적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축구계 비리는 선수들이 배우는 사회역시 건강하지 못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공개적으로 글을 써서 몇마듸 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당연히 바꾸어 져야하고
너무 오래된 악습이기때문에 강력한 방법이 없이는 변화를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나는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욕먹고 싸우고 오해받고 .....
이런 상처를 '꼭 해야할 일' '한국축구에 꼭 필요한 변화'와 바꿀만큼 나는 용기가 없었습니다.
지난핸가, 지성이가 어딘가에서 스피치를 하면서 우리나라 처럼 맞으면서
축구를 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을 터인데 유독 그 얘기를 햇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그들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기를 강요당하면서 축구를 합니다.
그 결과 , 오늘, 우리가 그토록 아끼고 자랑스러워 하던 최고의 선수를 30살에 은퇴시키는 안타까움
앞에서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히딩크감독때,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한 결과,
대표팀에서 무릎 발목.....상태가 온전한 선수는 두리뿐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팀닥터가 내게 직접 한 말입니다. 두리만이 초등학교 축구부 과정이 없이
중학교에 가서야 한국식 축구를 했던 선수였습니다. 내가 축구를 오래 할수 있었던 것
역시 몸관리를 철저하게 했던 이유도 있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서야 축구를 정식으로 시작한 것도
그 이유가 될수도 있을겁니다. 혹사당하지 않고 유소년기를 보낼수 있었던....
그동안 내가 한국축구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스스로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지성이의 은퇴는 나에게 묻습니다. "한국축구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그래서? 후배들에게 해준게 뭔데?" 나의 용기없음이 비겁함이 부끄럽습니다.
첫댓글 초등학교의 경우는 차라리 지역 유소년 축구 클럽 형태로 운영하는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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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3333333그냥 일요일날 동네 축구 하는 형식으로 해야지 벌써부터 애를 혹사시키면...
저도 이글을 봤었습니다.참 감동적인 글인데,단지 염려스러운게 차범근위원이 쓴글이 확실한지 여부가 다른 싸이트에서도 논란이 좀있었습니다.아무튼 잘봤습니다.
아 글쿤요... 뭐... 꼭 차범근 선생님이 쓰신 글이 아닐지라도 차 선생님도 이런 생각은 하셨을 듯...
우리들 아버지와 같은 깊은 마음일껍니다.싸줄이나 세메에서 전에 봤던글이었습니다.그당시 확신기준이 없어서 여러말들이 있었던걸 가르키는 겁니다.
아 맘아퍼 죽겠다
진짜 맞으면서 축구하는건 정말 없어져야 될것
또 괜히 눈물나고 미안해지네..한 사람의 레전드가 또다른 레전드에게 해주는 말인데
괜히 슬프고 씁쓸하고..
좋은 글이네요.....
아.. 정말 생각이 깊으신 분 ㅠㅠ글이 너무 슬프네요
그 때문에 차두리가 은퇴하면 재활과 관련 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아버지 영향도 있나봅니다.
그래도 우리 많이 나아지고 있습니다..너무 자책하지 마시길..
좋은 글입니다 정말 맞으면서 하는 축구가 없어져야죠 이건 구시대 잘못된 방식이고 축구를 즐기면서 해야죠 재미있게요
아..마지막 문장 특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아.....숨차오르네...
동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열중쉬어 자세로 고개 푹 숙이고 감독한테 꾸중 듣는 모습보고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지금이라도 많이 바뀌어서 다행...... 우리나라는 너무 스포츠 선수를 어린시절부터 혹사시켜요 정말.....
ㅠㅠ.. 괜히 레전드가 아니다.. 이제 지성형도 이런 레전드로서 남겠지요..
저번 레알 김우홍선수 취재하러 갔을때 김우홍선수가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한국에서는 하루내내 훈련만 하는반면 여기는 일주일에 한번 경기하는게 전부라고 했던;;;;;
우리나라는 학교나 축구나 문제점은 같은듯... 빡시게 시키면 무조건 된다는식..ㅎㅎ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