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수가 은퇴를 했네요.
어릴적 제가 본 롯데라는 팀은 최강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야구를 하는 매력적인 팀이었습니다. 그런 롯데가 추락을 거듭할 무렵 데뷔한 선수가 이대호였습니다.
당연히 이대호는 금새 팬들에게 하나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롯데가 못하더라도 우리팀에는 이대호가 있다.. 뭐 그런류의 얄팍한 부심이죠. 또 이대호도 그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면서 그 부심의 얄팍함이 드러나지 않게 해줬습니다.
물론 라인업의 중심에 늘 이대호란 이름이 있었던건 아닙니다. 일본에 진출해서 승승장구하며 우승에 재팬시리즈 MVP까지 하는 모습도 봤고,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메이저 무대까지 밟는 것도 봤지만 마음 한구석이 완전히 채워지진 않았습니다.
죽어도 롯데를 외치는 나보다, 당연히 더 롯데를 사랑했을 그도 그랬나봅니다. 명예를 안겨준 메이저리그, 돈 다발을 들고 온 일본 무대를 뒤로하고 다시 롯데에 왔으니까요.
그 이후엔 모두가 아시는데로 잘할때도 있었고, 아쉬울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시즌은 참 이대호답게 보낸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은퇴식도 롯데란 구단이 조금은 달라 보일정도로 성대했습니다. 마치 이대호와 함께 우승했다면 이정도 분위기는 보여줬을꺼라고 재연시켜주는거 같았네요.
8회에 투수로 등판한 이대호를 보면서, 저도 20년전, 전국의 야구장을 누비던 롯빠로 돌아간것 같았습니다다. 다른 구단 다 만들어주는 응원봉이 없어 신문지를 찢고, 주황 봉투를 머리에 쓰고도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던 그 시절로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안겨준, 늘 형 같았던 동생 이대호의 인생 2막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P.S : 노비츠키의 은퇴 이후 이런 감정은 참 오랜만이네요. 나중에 돈치치가 느끼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저도요
저의 2005~2010년 즈음은 롯데 승패유무에 따라 하루 기분의 희비가 갈리던 시절이었죠.
그 시절 소년가장 역할을 하던 선수가 이대호선수였고요.
로이스터 시절 참 재밋게 야구 봤었네요.
그 이후는 사실 여러 이유로 관심이 시들해 졌지만요..
롯데구단이 이대호 선수의 마지막은 진짜 아쉬울 것 없을 정도로 대우 해준 것에 만족 합니다.
저 또한 늘 형같았던 동생, 팔도시장의
영원한 아들 이대호의 인생2막을 응원합니다.
저희 와이프도 로이스터 시절의 롯데에 빠져서 지금도....
그냥 야구는 생활 같습니다. 여전히 퇴근하면 야구 켜놓고 이것저것 하다가 경기 많이 넘어가면 채널도 넘어가고... ㅎㅎ
다만 이대호처럼 동고동락한 느낌의 선수는 이제 없을 것 같네요. 그런 면에서 강민호의 이적이 참 아쉬운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