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04화 (2)
은수 - "이게 다 정은이 솜씨라고?"
정자 - "예, 사모님. 정은이가 똑똑하고 인물만 좋은 줄 알았더니 재주가 대단해요~"
정은 - "별 거 아니에요."
은수 - "역시 전문가 솜씨라 다르구나. 너희 어머님 자식 교육을 어쩜 그렇게
훌륭하게 시키셨니~ 잠깐 나갔다 온 틈에 어떻게 이걸 다... 하루, 너 뭐 보고 느끼는거 없어?"
하루 - "있어. 저 언니 완전 재수뽕이라는거!!"
은수 - "하루야! 쟤가 언니한테..."
은수 - "미안해, 정은아."
정은 - "아니에요. 제 친구들도 저한테 그래요. 윤정은 재수뽕이라고."
하루 - "틀림없이 뭔가 있어."
현준 - "있긴 뭐가 있어?"
하루 - "사람이면 저렇게 완벽할 수가 없어. 집안도 지나치게 빵빵해, 공부도 지나치게 잘해,
얼굴도 지나치게 이뻐, 몸매도 지나치게 섹시해, 성격도 지나치게 좋아.
이제 음식까지 지나치게 잘해?"
현준 - "누구. 정은이?"
하루 - "지구인이 아닐 수도 있어. 별에서 온 재수탱이?! 저러고 있다가 자기 집에 들어가면
뱀도 잡아먹고 쥐도 잡아먹고 바퀴벌레도 잡아먹다가 12시가 되면 공동묘지에 가서
무덤같은거 막 파헤쳐가지고 죽은 사람 관뚜껑 열어서 피를 쪽쪽..."
하루 - "엄마!!!"
현준 - "어, 지태야!"
지태 -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하루 - "아, 뭐야아~~ 깜짝 놀랬잖아!!"
지태 - "그러게 왜 사람을 모함해."
현준 - "정은이 와 있다."
지태 - "네, 들었습니다."
현준 - "일찍부터 와서 할아버지 제사상에 놓을 음식 정은이가 다 한 모양이야.
수고했다고 칭찬 좀 해줘."
지태 - "네, 좀 씻구요."
하루 - "아, 정말로 정은이 언니 뭔가 있을 수도 있다니까? 저렇게 착하고 멀쩡한
얼굴을 하고 싸이코패스거나 소시오패스거나,"
현준 - "최하루!!"
하루 - "그냥 농담이야~ 조크! 뭘 그렇게 정색을 하고 야단을 쳐요? 아빠 귀한 딸 당황하게~?"
지태 - "전 정은이 싫습니다. 저희들 동의 없이 양가 어른들께서 하신 결혼 약속 취소해주십시오."
은수 - "정은이 좋은 애야.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들에서 정은이 며느리 삼고 싶어서 얼마나
눈독 들였던 앤데."
지태 - "사랑...아니,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와 어떻게 같이 삽니까.
어머니 아버지도 서로 지독하게 사랑하셔서 결혼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왜 저한테..."
현준 - "따로 사귀는 아가씨라도 있는거니?"
지태 - "아뇨, 그런건 아니지만...정은이 아버지가 아버지한테 어떤 존재인지 압니다.
아버지가 원하는 꿈 이루시려면 정은이 아버지 힘이 꼭 필요한 것도 알고요.
그치만...아무리 그래도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을 만나는 일인데, 제 인생 전부가 걸린 일인데..."
현준 - "알았다. 내일 당장 전화해서 결혼 약속 없었던 일로 하자고 얘기하마."
은수 - "여보,"
현준 - "내 꿈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버지한테는 내 아들이 더 중요해.
세상 그 어떤 것도 지태 너를 넘어서는 가치는 아버지 인생에 없을거야.
이번 와인은 향이 참 좋네. 우리 아들이 고른거지, 이거?"
정은 - "지태 씨,"
지태 - "많이 힘들었지. 수고 많았다."
정은 - "기특하면 키스해줘."
지태 - "......"
정은 - "지태 씨는 따뜻하지만 뜨겁지가 않아. 어른들이 만나라니까 그냥 의무감으로
만나주고 잘해주는거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지태 - "......"
정은 - "진짠가보네? 아, 자존심 상해."
지태 - "결혼하자. 약혼식 생략하고 결혼부터 하자, 윤정은."
정은 - "나...사랑해?"
지태 - "니가 날 밀어내지 않는 이상 내가 떠나는 일은 없을거야."
정은 - "끝까지 사랑한단 말은 안하네. 그래도 괜찮아. 내가 지태 씨를 더 많이 사랑하면 되니까."
졸다가 일어나보니 자리에 없는 을이.
노 을 - "...아, 일어났더니 배가 너무 고파서요. 라면 값은 드릴게요.
아니, 라면 값 줄게. 우리 이제 일할 사이도 아닌데 반말해도 되지?"
준영 - "넌 기절이 컨셉이니?"
노 을 -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래. 예전에 교통사고 나서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더니
몸이 맛이 가버렸어."
준영 - "......"
노 을 - "혹시...찬밥 있어?"
햇반 돌려주는 준영.
노 을 - "그...아까...그 얘기했던거...그거...아직도...유효해? 어...그니까...
그게 그러니까...아, 뭐...집도 주고...차도 주고 건물도 주고...원하는거 다 주겠다고..."
노 을 - "...아, 안줄거 다 아는데 혹시나 해서 물어본거야!"
준영 - "원하는 게 뭔데."
노 을 - "말해도 돼? 1억. 나한테는 그게 세상에서 제일 큰 돈이야."
준영 - "......"
노 을 - "너무 많지? 그럼 5천만원."
준영 - "......"
노 을 - "3천만원..."
준영 - "......"
노 을 - "천만원! 천만원만 주면 다큐니 뭐니 다시 귀찮게 안할게.
니 앞에 다시 나타나지도 않을게. 그냥 주기 아까우면...빌려줘, 그럼. 82개월 무이자..."
노 을 - "60개월 무이자. 빌려주는 것도 안돼?! 이렇게 부자로 살면서."
준영 - "어, 안돼."
노 을 - "아니, 그럼 말은 왜 하라 그랬대?!! 있는 놈이 더한다더니...진짜 치사 빤스..."
준영 - "일해서 벌어. 사지육신 멀쩡한 기집애가 왜 남의 돈을 공짜로 벌을려그래."
노 을 - "일이 있어야 벌지. 어? 니가 변덕 부려갖고 간신히 얻은 일자리 날려버렸잖아!!"
준영 - "다큐 찍자, 그럼."
노 을 - "에휴, 또 시작하셨군."
준영 - "다큐 찍자고."
노 을 - "아, 뉘예뉘예~"
대표님에게 전화를 거는 준영.
(대표님) - "왜, 무슨 일이야..."
준영 - "다큐 계약서 다시 작성하세요."
(대표님) - "안찍는다며. 국영이가 너 다시 엎었다고 전화 왔었는데."
준영 - "마음이 바뀌었어요. 다시 찍을거에요."
(대표님) - "알았어. 혹시 또 맘 바뀔지도 모르니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잘 생각해보고,"
준영 - "다신 안바꿔요. 내가 또 변덕 부리면 위약금 천 배로 물겠다고
계약서에 넣어요."
(대표님) - "너 진짜 찍을거야?!!!"
지태에게 기프티콘을 보낸 을이.
노 을 - "아저씨."
지태 - "이게 뭐야?"
노 을 - "취직 선물이요. 그동안 돈 없는 아저씨 엄청 등쳐먹었잖아요, 우리 남매가.
아저씨 운동화도 못 사게..."
지태 - "어디 취직했어? 그 바닥에서 찍혀갖고 받아주는 데도 없는 줄 알았는데.
용하네, 우리 을이!!"
노 을 - "신준영 다큐, 찍기로 했어요."
노 을 - "대박이죠? 믿기지가 않죠? 사람들이 몰라봐서 그렇지, 제가 그렇게 능력자에요.
나 무시하는 사람들 다 죽었어!!"
지태 - "......"
노 을 - "여보세요? 아저씨 왜 말을 안해요? 전화하다 주무시나?"
노 을 - "히익!!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네...아저씨~ 진짜 주무시는거에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노 을 - "쪽!!"
준영 - "삐졌냐? 내가 널 영원히 쫓아내는 것도 아니고 공기 좋은 별장에 왔다고
생각하고 그냥 딱 3개월만 여기서 지내라는거잖아. 형 다큐 찍을 동안만.
구름도 보이고, 하늘도 보이고. 밤 되면 달이랑 별도 보일거고. 완전 명당 자리구만.
그러면...형이 여기서 살고 니가 저 안에서 살래?"
준영 - "아줌마, 카펫이랑 바닥에 뽀로로 털 묻은거 깨끗이 좀 청소해주세요."
아줌마 - "네???"
준영 - "아니 그...뽀로로 털 때문에 알러지가...그...아, 그냥 제가 할게요."
열심히 뽀로로 털 치우는 준영.
프로덕션대표 - "짜잔~ 우리 을이가 좋아하는 타로맛밀크티! 얼음을 풀로 채워가지고
달달하게 해서 바닥에는 타피오카 펄에 코코넛까지 넣었다! 그리고 특별하게 밀크폼 추가해서
주문한거야. 아주 점보 사이즈로!! 어때? 아, 그리고 이 밀크폼은 내 마음입니다~~"
노 을 - "저한테 왜 이러세요?"
프로덕션대표 - "와, 우리 노피디 피부 진짜 좋아졌다! 거봐, 사람은 쉬어가면서 일을 해야된다니까.
내 말 듣길 잘했지?"
노 을 - "무슨 말이요."
프로덕션대표 - "그러면 푹 쉬었으니까, 우리가 이제 우리 일을 해볼까?"
노 을 - "무슨 일이요?"
프로덕션대표 - "어제 문화관광부에서 우리한테 다큐 제작을 의뢰한 게 있어.
난 그 다큐 제작을 우리 노피디 좀 맡아줬으면 좋겠는데."
노 을 - "아~ 알았다."
프로덕션대표 - "뭘??"
노 을 - "벌써 소문 들으셨구나? 제가 신준영 다큐 찍기로 했다는거?"
프로덕션대표 - "그래?? 난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노 을 - "에휴, 그러니까 그렇게 대단한 인재를 몰라보고 막 짜르시면 어떡해요~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없으신가..."
프로덕션대표 - "연봉 따블!! 무조건 그쪽보다 더!!! 정규직 전환, 사대보험 가입!!"
노 을 - "정말로요??"
프로덕션대표 - "정말로! 아, 나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 미안."
노 을 - "대박!!"
프로덕션대표 - "예, 본부장님. 지금 노피디 제 방에 와 있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설득할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첫댓글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이거 다시 정주행한다 ㅠㅠㅠ
호에에ㅠㅠ!
짠내시작이구나ㅜㅜ
아아 ㅠㅠㅠㅠㅠㅠㅠ
아 준영아 ㅠ ㅠ
이거 정주행하고 싶었는데ㅠㅠㅜ 잘 읽고 있어ㅠㅠ
헐 대존잼인딩..
짠내나ㅠㅠ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짠내 시작됐어 ㅠㅠㅠㅠㅠ 을이를 위해 소원빌었던게 흐엉우ㅜ우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