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올해 서산에 2군구장을 짓고 그곳에서 선수들을 육성하기 시작했죠.
늦었지만 참 잘한 일입니다.
팀이 꼴찌를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런 변화는 칭찬해줘야죠.
그런데, 말입니다.
마냥 칭찬만 해주기는 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화가 다른팀 흉내를 뒤늦게 낸 사이
다른팀은 앞으로 더 많이 나갔거든요.
작년에 삼성라이온즈가 2군 해외 전지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괌으로 다녀왔죠)
원래 전지훈련은 1군~1.5군급 선수 40명 정도가 다녀오고
나머지 선수들은 국내에 남아 훈련하는데
아무리 남쪽으로 내려가봤자 겨울엔 추우니 실내 훈련 위주로 어렵게 운동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삼성은 2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도 과감하게 괌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꺼운 선수층을 앞세워 우승했지요.
올 겨울도 역시 해외에서 보냈고요
그 변화의 물결이 지난 겨울에 다른 팀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성적은 하락했지만) KIA가 2군 선수단을 중국 윈난성으로 전훈 보냈습니다.
윈난성은 중국 남서부로 베트남/라오스등과 맞닿아 있는 따듯한 곳입니다.
넥센 2군도 올해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SK 2군 선수단은 중국 광저우에서 전지훈련을 했습니다.
SK 2군은 원래 겨울에는 제주도에서 훈련했는데
민경삼 단장이 "중부지방보다 덜 춥다고 해도 마음껏 야구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건의해 중국으로 날아갔습니다.
반면, 한화 2군 선수들은, 대전구장에서 훈련했죠.
대전이 시설 나쁜 야구장은 아니지만, 2월에 거기서 과연 얼마나 열심히 운동할 수 있었을까요.
3주간의 전지훈련.
그 사이에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하지는 않겠다만
풀시즌 치를 체력을 만들거나, 훈련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데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겠죠.
우리가 서산에서 뒤늦게 젊은 선수들을 담금질하기 시작했지만
LG는 구본준 구단주의 지시로 600억 원을 들여 2군 훈련장을 새로 짓는 중입니다.
내년 7월에 완공 예정이죠.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새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구리에 2군 전용 경기장 및 훈련장이 이미 있었으니까요.
두산 박정원 회장은 지난 8월 8일 400억원을 투자해 2군 훈련장을 신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천에 2군 훈련장이 있었는데
실내 연습장이 작고, 웨이트트레이닝과 치료 시설이 부족하니 메이저 수준으로 만들라고 지시 했다네요.
오래전부터 2군에 굉장한 투자를 해왔고, 덕분에 '화수분' 시스템을 갖고 있는 팀인데
연습장과 피트니스시설, 치료시스템을 더 늘렸다는 겁니다.
[투자를 시작했으니 이제 결실을 거두자] 이런 시각으로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따라가는 동안, 앞서갔던 팀들은 더 큰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우리가 각오한 것 보다 훨씬 더 긴 기간동안 하위권에 머물지도 모릅니다.
남들 하는만큼 해서는 격차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해야죠. 꼴찌니까.
서산에 만족하지 말고,
기준을 12이글스에 두지 말고
다른 팀들을 좀 잰걸음으로 따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다른팀들 대단하네요. 메이저리그 만큼 다른 팀들도 부럽네요.
삼성이니 두산과 같은 팀들의 수준까지는 아닐지라도 남들하는 만큼만 했으면하네요... 현상황은 남들보다도 한참 모자라는 느낌이니 말입니다!!
나아가고 있는거겠죠ㅜㅠ 시행착오를 격는거라고 최면거는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