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올해만 세 번째다
운문산으로 갈까 했는데 친구의 공주님께서 동행의사를 밝힌지라 관망이 좋은 가지산으로 향한다
새로 준비한 도이터 45+10 배낭 신고도 할겸 코펠과 버너도 챙기고~
석남터널 밀양상회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고 마음씨 좋은 아짐씨한테 커피도 한잔 서비스 받고 겨우살이 달인 물도 한 잔 먹는다
이때까진 엄청 잘 풀릴 하루가 예견되는데~
코재 밑에서 짝지의 아이젠을 줄려니 아이젠이 없다
라면도 안 보이고~
허걱~~~
분명 넣었는데 어디 빠트려버렸나?????
할수없이 내 아이젠을 주고 나는 용감하게 오른다
미끄러지는 눈밭을 씩씩하게~
가지산은 만원이다
인간띠가 개미의 행열처럼 줄을 잇고 있다
중봉쯤 오르는데 눈이 날린다
와~~~
조금더 내리면 멋지겟네만.....
오늘 1200고지를 처음 올라오는 공주가 잘 따른다
천천히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르니 잘 적응한다
두어시간 걸려 가지산 정상 도착
나는 아이젠이 없어 앞 쪽으로 내려서서 산죽길로 헬기장으로 가서 오솔길옆 소나무밑에 자리를 잡았다
눈발이 날리니 피할수 있는 멋진 자리다
갑자기 친구가 부인과 공주가 없단다
전화 하니 어딘지 모르겠데 ㅎㅎㅎ
무조건 뒤돌아서 정상으로 올라오라 하고 매점이 보이면 앞으로 오라고 한 다음 친구가 올라가고 나는 라면을 끓인다
MSR 드래곤플라이의 경쾌한 울음과 함께 끓인 물을 넣은 내 코팰은 금방 끓기 시작하는데 옆의 가스 스토브는 불이 자꾸만 작아진다
가스통을 스토브 케이스 안에 넣고 사용하라고 하고 다 끓여가니 미아가 될뻔한 두 사람이 내려온다
많은 사람 간다고 무작정 따라가다 쌀바위 쪽으로 가버린 것이다 ㅎ
내 예감이 딱이네 ㅎㅎㅎ
맥주 한병과 소주 한병이 추위를 녹여주고
신기루처럼 구름속에서 나타나는 운문산에 반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공주는 대학2년인데 사진찍는게 취미다
난생 첨 보는 광경에 정말 좋아하며 한참을 머물다 하산하는데 자동차 키가 없다
중봉으로 오르다 배낭을 짝지에게 맡기고 친구와 둘이 올라간 궤적으로 가 보지만 하얀 눈밭엔 흔적도 없다
에구구구~~~
아들래미한테 전화하니 마침 집에 있단다
예비키 가지고 택시타고 오라 하고 하산
하산 후 약 20여분 기다리니 키를 가져왔다. 택시비 3마넌~ㅠㅠ
가지산 유황온천에서 시원하게 목욕하고 넘어오며 따끈한 칼국수와 도토리묵, 동동주 한 잔에 운전을 아들에게 맡긴다
오늘은 넋을 빼 놓은 하루였네
"친구가 옆에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네" 하며 웃는다
친구야 그래도 지금 가슴 짠한 고통을 잠시 잊어 다행이었네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추억의 잔영이 많이 걸린 쏘렌토 자동차 키는 그렇게 가지산에 묻혔다
올 해는 가지산을 10번을 채워야 할까 보다
키를 찾고 추억을 찾으러~~~
▲ 능동산 능선, 우측이 재약산과 사자봉
▲ 눈이 하얗게 쌓여 있습니다
▲ 계단에도 소복한 눈, 덕분에 코재는 쉽게 오릅니다
▲ 첨 오르는 공주. 힘들어도 카메라 앞에서는 살짝~ㅎ
▲ 함께한 어사 친구 가족, 아들(대한민국 해군)은 집 지킨다고 빠지고~
▲ 중봉을 힙겹게 오르고 나니 정상은 저 멀리~그래도 디카로 사진 찍는다고 ㅎ
▲ 정상까지는 개미 행열입니다
▲ 먼저 오른 짝지가 손을 들어 위치를 알려줍니다
▲헬기장쪽, 운무에 시계는 영~
▲운무속에 숨었던 운문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재롱잔치를 시작합니다
▲ 가지산 까마귀의 멋진 비행모습
▲사자봉과 재약산쪽, 그리고 백운산
▲사진촬영에 열심인 공주
▲ 날 찍어 주고 있는 장면을 찰칵
첫댓글 설경은 언제 봐도 멋있습니다. 가지산에 또 한 번 가봐야 되겠네요...차키 찾으러..ㅋㅋㅋ..만일에 찾으면 싼 값에 돌려드리겠습니다.ㅎㅎ
설쐬고 어제 차칸아형의 잃어버린 key 찾으러 가지산을 다녀왔는디... 없던디요? ㅋ
ㅋㅋㅋ소인이 가면 찾을수 있을거 같습니다. 가슴아린 추억도 함께 ㅋㅋㅋ관심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