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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영종·검단·계양 도로교통망을 보완했던 공항철도
전체 이용객의 증가도 놀랍지만, 역사별 이용객 증가는 더 놀랍다. 같은 금요일로 11일의 1주일 전인 4일의 인천국제공항역의 평소 하차승객은 2935명. 하지만 11일에는 배 이상 늘어난 6225명이 이용했다. 평소 3천여명 정도만 이용했던 계양역 또한 11일에는 이용객이 7613명으로 급증했다.
더불어, 폭설로 인한 다수 항공기의 연착으로 육지와의 연결교통수단이 문제가 되자, 공항철도(주)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의 연장운행요청을 수용해, 익일 0시 25분에 인천국제공항역을 출발하는 특별열차 1편을 추가 운행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중교통수단의 부재에 걱정하던 상당수 승객들은, 서울․인천 쪽으로 무사히 이동하게 되었다.
A'rex는 평일 러시아워에도 열차 한 편성(일반, 직통 모두 6량) 당 입석 승객이 50명을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 11일 이용객이 급증한 것은 도로교통 사정이 매우 좋지 않을 때, 인천지하철 등 A'rex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 상당수 사람들이, A'rex를 이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영종도 주민과, 서북권의 대표적 신개발지단지인 검단·계양 주민이 폭설로 인한 교통정체·안전문제 등을 걱정해 정체가 없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A'rex를 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보완적 교통수단으로서의 A'rex 역할을 각인시킨 것 또한 11일의 성과였다. 서울 서쪽의 간선교통망으로서의 역할과, 공항을 잇는 도로가 여의치 않을 때 대체교통망으로서의 역할이 그것이다. A'rex의 입장에서는 11일의 폭설이 매우 감사했을 수도 있다.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간 들어왔던 애물단지라는 오명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진정한 성공일까?
지난 2007년 11월 2일, 인터넷에서는 <중앙일보>의 '"승객 없어 더 좋아요" 낭만 실은 공항철도'라는 기사로 인해, 공항철도(주)는 네티즌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A'rex를 이용한 인천국제공항 및 영종도권역의 여행에 관한 이 기사에 대해 네티즌들은, "수요예측을 94%나 잘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제목의 기사가 나오느냐", "세금 먹는 하마에 대해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는가", "기자가 반어법을 쓰느냐" 등으로 해당 기사의 제목부터 내용 까지 모든 것을 힐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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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1일의 기적'의 경우 <연합뉴스> <뉴시스> <내일신문> 등에 보도됐다. <뉴시스>는 '공항철도 이용객 폭설로 개통 이후 최대 승객 이용'이라는 평이한 제목을 썼지만, <연합뉴스>는 '공항철도 눈(雪)때문에 처음으로 활짝'이라는 <뉴시스>에 비해 차별화된 제목을 내세웠다. <내일신문>은 '수도권 폭설에 공항철도 "웬 떡이냐"'라는 풍자적 제목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네티즌들의 댓글 또한 풍자적이었다. '저런 일이 생겨야 간신히 이용률을 높이는 '안습'의 상황', '겨울한정 이벤트열차로서 "공항 눈꽃열차"로 개명하길 권장한다', '공철(공항철도)에서는 눈이나 많이 오게 제사라도 지내야 할 듯' 등의 부정적 풍자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언론사 및 포털의 뉴스페이지 댓글 게시판은 물론 대중교통 마니아그룹 카페, 지역주민 게시판 등 A'rex와 관련된 곳 중 상당수에는 이 기사가 전제 혹은 링크되어 있었고 모두 이 기사 및 이 기사가 생기기까지의 A'rex 상황을 부정적으로 비난하고 있었다.
실제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이용객은 심각한 수준이다. 평소 A'rex 전 구간 1일 평균 이용객 수인 1만4668명(2007년 12월 기준, 공항철도)이라는 수치는, 서울지하철 2호선 지선에 위치한 양천구청역 1일 평균 이용객 수인 1만6692명(2007년 1월~9월 기준, 서울메트로 자료)에도 못 미친다. 선로 전체의 이용객이 한 지선 역사 이용객보다도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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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11일 공항철도의 이용객 수인 2만8369명 또한 2호선 본선에서 가장 적은 승객이 이용하는 한양대역의 1일 평균 이용객 수인 2만8827명(2007년 1월~9월 기준, 서울메트로 자료)보다도 적다.
3개 노선(중앙선, 서울 2․5호선)의 환승역인 왕십리역과 인접한 한양대역은, 지역 내 일반 승객 대부분이 왕십리역에서 하차함에 따라 승객 대다수가 한양여자대학 과 한양대학교의 학생들이다. A'rex 전 구간 1일 최대 이용객 수가 학생을 상대로 하는 1개역의 1일 이용객 평균보다도 적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뭔가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무조건 욕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공항철도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큰 폭의 할인가를 앞세운 정기권 제도를 통해 검암․계양 지역과 서울 지역을 오가는 승객들을 유치하고자 하고 있으며, 7900원의 정상가가 책정된 직통열차(인천국제공항역~김포공항역, 무정차)에 대한 특별할인(일반열차 운임인 3100원 징수함) 기간을 연장하여 접근성의 약점과 안락함의 부재를 만회하고자 하고 있다.
더불어, 비록 매번 엄청난 욕을 먹고 있긴 하지만 꾸준히 공항철도를 통한 여행에 대해서도 언론사를 통해 꾸준히 홍보하고 있으며, 단 59편밖에 접수되지 않긴 했지만 공항철도 수요증대에 관한 국민현상공모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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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항철도는 '세금 먹는 하마'라며 엄청난 욕을 듣고 있다. 1세대 민간자본유치사업(이하 '민자사업')의 하나로 애초 확정된 예상수익보다 부족할 경우 정부에서 손실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교통량이 당초 예측교통량의 6%밖에 안 되는 비현실적인 수요는 분명 욕먹을만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인천국제공항철도의 방식과 같은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다른 국내 SOC인 천안논산간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실제 이용률이 각각 예상의 50%와 40%를 웃돌고 있다. 둘의 오차 역시 욕먹을만한 수치이긴 하나 A'rex의 6%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교통수요예측 오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정황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욕하는 것은 '세금 먹는 하마'를 치료하는 데에 있어 최선이 아니라 본다. 공항철도(주) 측은, 신축 당시 2005년에 개발이 완료된다고 했던 영종지구의 개발이 미완 상태이며, 9~12호선이 2005년 개통되는 것을 전제로 했으나 10~12호선은 백지화됐고 9호선은 반포까지의 1단계마저도 2009년 말에 개통되는 수준이라고 강변한다.
공항철도 측 주장이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교통수요예측에 넣은 수치가 과장됐을지는 몰라도 없는 항목을 넣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개인적으로는 현 부정적 상황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면 해당 수치의 과장을 파악하는 객관적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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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교통수요는 '파생수요'로 불확실한 장래를 예측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으며, 교통수요 예측치는 '목표수요(Target Demand)'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즉, 교통수요 예측치를 목표로 삼아 이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변지역 개발, 교통수요 관리 등 다양한 노력이 병행하여 이뤄져야 한다(한국교통연구원 오재학 선임연구위원, 교통 2007년 9월호)는 의미이다.
A'rex는, 선로 연변 개발이 외환위기, 자금부족, 접근로투자미비, 투기규제, 시기지연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취소․연기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당초 예정완공 시기에 개통되어 힘든 여건에서 운영되고 있다. 주변 여건의 불가피성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공항철도는 필요한 시설, 현 상황 맞는 최선의 대한 찾아야
A'rex는 선박을 제외한 인천국제공항으로의 복수 접근로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임에 틀림없다. 또한 향후 2009년 말에 이뤄질 서울역까지의 완공 시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도심으로의 빠르고 안정적으로 닿을 수 있음은 물론, 현재 광역버스가 성황리에 운행 중인 서울(강서구․마포구․서대문구․종로구) 지역 및 인천(서구․계양구) 지역 간을 연결함으로서, 지금보다 호전된 경영 상태를 보일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더해 검단신도시와 청라경제자유구역의 완성은 이러한 공항철도(주)의 경영 개선에 불을 붙일 것이다.
하지만 공항철도(주)의 엄청난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메우는 현 상황에서 적자를 줄이고자 하는 개선 노력이, '2년 후부터는 잘 나갈 것 같은데' 라는 안도감으로 축소돼서는 안 될 것이다.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라는 지극히 당위론적인 점을 제외하고도, '6%'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민자철도이자 1세대 민간자본유치사업으로 매스컴 및 NGO에서 관심을 끊지 않고 계속 지켜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교통수단이며, 세금의 보조를 받는 교통수단으로서, 혁신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역은 사람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으로 해당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하지만 A'rex의 역은 국내 그 어떤 철도역과 비교해도 최상급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게 잘 지어진 역이 많음에도 이용객이 극도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
공항철도 역은 민자사업으로 건설되었긴 하지만 확정된 예상수익보다 부족할 경우 정부에서 손실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영을 잘못하면 회사도 어려워지지만 국민 혈세의 낭비로도 이어진다. 그렇기에 더더욱 안정적 경영이 필요하다.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A'rex가 처한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교통수요를 예측한다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 상황을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란 것도 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2010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2008년부터 국가의 지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 상황에 맞는 최상의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16일은 A'rex가 운행을 시작한 지 300일째 되는 날이다. 큰 사고 없이 운행한 것에 대해 축하하며, 앞으로 민자사업의 당초 취지였던 민간의 창의력과 열정을 적극 발휘하는 모범적인 사철로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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