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도(海女島)
권길자
이 땅
한반도의 최남단
탐라(耽羅) 제주에
천년 탐라인의 2011년
새로운 해(年), 연
해녀들의 섬이 환하다
돌, 바람, 여자의 땅 (三多島)
그 바다 한가운데 차린
'물에꾼' 풍어기우제, 영등 굿
새(新) 한라에
용연야범 푸른 밥상이
오늘 이같이 풍요하니
옳아
한라산 관음사(觀音寺)
목조관음 보살좌상
오롯이 홀로 먼저 내려와 앉아
맨몸투사 초인 나잠수
안녕 빌어주려고
무예보시 높은 법문
바다 위 경전(經典)일세 (그려)
무속신앙 저 구슬픈 해녀노래
동해용왕 일곱 번째 아들 처용
이제 무서리 서리서리
시(時)모를 달, 별 안고
매일 찾아와 그 정(情) 깊어지면
어이 하리
누가 저 거친 바다 두고
모다 아름답다 했는가,
서귀포 삼경(三景)
그 무슨 명언 있어
그곳 절경 다 빚으리요 마는
무구한 세월
세상 한참 돌고 돌아본 뒤
이제 거듭 제자리 찾아와 들어앉은 제주,
지존반가상 그 위용이 드높구나
저 산천단, 성판악 설원해안 서빈백사
하늘 바다 깊은 곳
고운 별똥별 모두 따다가
꿈의 검멀레에서 우도 박물관까지
그 밤의 길 너머 길
환하게 전등불 밝혀주면 어떠리
중문 성읍 민속마을
그 천년 도읍지를 한라 조랑말
필마로 돌았더니
산천은 의구하되 옛 인걸만 간 데 없네
우도봉(牛島峯) 깎아지른 저 성벽
제주 동쪽 섬 안의 섬 내(內)
성산 일출봉 그 수려한 다리 끝 베고
눈, 코, 귀 큰 소 한 마리
언제부터 누워 잠들었다
파도가 그 귀를 잡고 흔들어도
하늘이 그의 눈과 코를 쥐고 간지려도
그냥 잔다
애월과 한림 모슬포 두루 모두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우도팔경 해녀성지
서귀포와 추자도 새섬에 이은 천지연
그 꼬리 끝에 매단
한라산 어진 눈매 능선
구름이 그 산허리를 자르고
말 등에 꼴단 싣고 달리는 우도
알 수 없다
아직 거기 모두 그대로 있는지는.
제주대학 지나 관음사(觀音寺)뒤 1100도로
하늘 천사와 바다 神仙이 함께 산다는 그곳
한라 백록담 오르는 길목
왕벚나무, 도토리, 밤나무 탑돌이 자연사 木
날마다 주경야독 사경에 바쁘고
노루 사슴 때 없이 뛰노는
神의 庭圓(정원) 백록담
그 영주영봉 섭지코지
영실기암 성산 일출봉
천혜 비경(秘景) 오지봉우리
그 아흔 아홉 굽이굽이 높은 허리
모두 꺾고 풀어
진양호 깊고 구슬픈 가락 뽑고 있다
지지리도 거친 제주 바람
광주리에 한 바랑씩 이고 지고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산하)
저, 긴 해(日) 다 저물도록
맺히고 맺힌 상군 해녀, 할망바당
옛 아낙네 고소리술 닦는 소리
천년史 제주
해녀 한(恨) 모두 쓸고 풀어
길(道) 내리고 있다
입 벌린 어둠의 난상 토론 무대 위
저 어진 현세인(賢世人)
파도와 함께 타고 길 떠난 배에는
긴 세월 유배의 주검 담은
바다도 함께 실려 먼 길 떠났다
살아서 다하지 못한 보은(報恩)
죽어서나 다 하라고
365일 기다렸던 사람 가시는 길에
죽은 파도 푸른 산
기막힌 바다풍경 함께 실어
환한 길 열어 주었다
삼무탐라정신 (三無耽羅精神)
더 높이 멀리 알려
오래 오래 세계에 이어가라고
흰 구름, 하늘 바다
성산 일출봉 하나씩
매일 문(門) 밖에 걸어 주었다
언제 빌려간 돈
힘 견 세월에 똑딱선마저 가버리고
갚아도(가파도) 좋고 말아도(마라도) 좋소
그들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색(色) 얼굴
마라도는 먼저 한 명
길 안내해줄 사람 하나 없어도
돌아갈 땐 저마다
잘 가라고 손짓하는 자상한 얼굴
천주(라파엘 호) 김대건 신부 실은 배
조선 정 마리아 희고 고운 유배인(流配人)
그보다 먼저 죽어 거기 묻힌 뜻 알까
추자도 기막힌 시(詩) -
그려도 설이로다
배부르니 설이로다
고향 떠나온 지 어제로 알았더니
어느 새 객년사 되었구나
절해고도 유배의 땅
어딜 둘러봐도 오갈 데 없구나
중략...(안중환)
돌. 해녀 바람의 칸타타
대정현 적거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30년사(史) 추사체(秋史體),
한란(恨蘭) 품은 유배지
세한도(歲寒圖) 깊고 높은 예술 혼(魂) 골짝
내 시방 그 아픈 기억 모두 쫓아 따라가는 길
다성(茶聖) 초의선사
동헌의 초우(草友)
다산 (茶山) 추사(秋史) 삼성(三聖) 내걸고
고승(高僧)백파 사제(師弟)통교
다향(茶香)교제 깊어지면
三仙 유배
서럽다 어이하리
따라서는 마시고
마시고는 또 끓이고 따르는
선인사(仙仁事) 초당기예(超堂氣禮))
이보다 귀한 인연 어디 또 있으리
삼성혈(三性穴)
고(高), 양(梁), 부(夫) 三氏,
탐라국(耽羅國) 시조(始祖)
오곡육축(五穀肉畜)
벽랑국(碧浪國) 공주 맞아
풀잎 경(草잎經) 탐라(耽羅)
높고 깊은 저 하늘 바다
신혼지(新婚地) 여셨네
피안(彼岸)의 섬 이어도
거기 초당의 해녀 잡아준
해삼 멍게 한 사발에 소주 두 잔
몇 번쯤이나 될까,
그녀들의 삶과 꿈 모두 채워준
바다와 하늘은,
삼백 예순 날 절반 바다 속에만 잠겨
매일 잊고 버린 해와 달, 모두 모아
오늘 저 바다와 人世間
하얀 다리(橋) 된 목어(木魚)와 해녀(海女)
아직도 다 못다 해본 사랑
할망바당 저들에게
남은 따스한 저녁시간
얼마쯤이나 될까
저들도 하필이면 모두가 사람이어서
긴 세월 수류(水流)에 바친 시간
억울하다 어이 하리
이 아침
실종된 존재를 위한 모든 기도
까칠해진 저마다의 영혼의 집
다시 맑게 씻어 세워 가는
저 깊은 바다 해조음(海潮音)
높고 고운 신비의 섬, 제주
당신의 혀끝에 매단
오랜 희망의 단어는
역시 (石, 風, 女子)로 불리는
耽羅文化의 주인
그대 이름은 어머니 입니다
(어려운 말과 방언 풀이)
* 물에꾼- 해녀와 어부
* 상군 해녀- 그러니까 상, 중 하 로 쳐서 上인 아주
전문적으로 잘하는 프로해녀라고 보시면,
* 할망바당 - 아주 많이 나이든 할머니해녀
* 영등 굿 - 풍어기우제와 함께 해녀와 고기잡이 배의안녕을 도모하며
어부와 해녀들의 죽은 영혼을 빌어주는 제(祭)입니다
* 영주영봉 - 영주산, 한라산과 함게 동시에 불리는 옛날한라산의 이름
* 이어도 사나 - 저도 처음엔 이어도 산하(山河)인줄알았는데?
제대로 된 詩 한 편을 쓰기위해 뭐 가릴것 없이 공부하다보니
'이어도 사나'는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그곳 전설로서 고기잡이나 해녀가이어도를 보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하여 지워진 설이라고 합니다
*삼라탐라정신 - 옛 새마을정신을 그린 얘기로서 (대문과 도둑.담장이 없는)
아주 높은 기품을 지닌 선비정신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