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 대전, 일본의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해병은 전투 중 가장 높은 수리바치 언덕에 의례적으로 성조기를 꽂는다. 그러나 이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은 국민들에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승리의 의미가 되었고, 아들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다.
이러한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미 정부는 '국기 게양’을 한 6명중에 살아 있는 3명의 병사 즉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 역)와 인디언 출신의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역), 통신병 르네 가뇽(제시 브래포드 역)을 불러 전쟁에 필요한 기금 마련 캠페인을 벌이게 된다. 전국을 돌며 열렬한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열심히 전쟁영웅 노릇을 한 이들 덕분에 시들했던 기금 마련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만, 이들은 이오지마에서 죽어간 전우들을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전쟁 후에는 버림받는다. 르네 가뇽은 직장을 못 구해 어려움을 겪고, 아이라 헤이즈는 변사체로 발견되었지만 죽음의 원인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끝나고, 브래들리는 장의사를 운영하며 겨우 살아남는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이라고 했지만 전쟁의 공포를 잠시 느끼게 해주는 정도여서 시시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 겪는 삶의 고통과 진실을 무시하고 자기들의 목적달성과 언론조작에만 열을 올리는 문제를 잘 지적하였다. 전쟁은 개인과 사회의 진실을 왜곡시키는 가장 무서운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