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수련원의 여름방학은 교회 신도 수련,일반인들의 피서지로 장사진을 이룬다.나의 위치는 별볼일 없는 존재가 된다.19일 부산 장서초등학교 청소년 단체의 입소로 부산서 이곳에 왔다.부산으로 내려갈려니 다음 주의 행사가 있어 어디를 갈까 궁리하다가 남해 정희성에게 전화를 했다.마침 그곳 자택에서 머물고 있어 바로 차를 몰고 남해 고현으로 질주했다.농군의 차림으로 반갑게 맞이한다.집에 들어서니 농기구들이 즐비하다.처마밑에는 벌들이 왕왕거린다.부지런한 친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친구의 장황한 이곳이 소개된다.집주위 천여평의 밭에는 종려 300여수 (싯가 3000여만원) 막터질듯한 참깨 (300여평)가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친구의 손을 보면 얼마나 부지런하며 열심히 노동을 하고 있는가를 증명한다.불끈쥔 손의 힘줄기는 30대의 청년을 능가하며 아귀는 쇠도 녹일듯한 힘을 자랑한다.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남해 시장으로 갔다.싱싱한 해물들이 입맛을 돋운다.팔딱팔딱 뛰는 전어와 꼴뚜기,바지락을 술안주로 샀다.해가 기우니 쉬원한 바람도 인다.사온 해물의 장만을 도와 주려니 자기의 성역을 건들지 마라는 성화에 우두커니 벌들의 역사와 왕왕 거리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드디어 장만이 끝났다.주판이 벌어진다.앞집 유사장을 불렀다.중국에서 봉제 업에 손을 대었다.한때 성업때에는 수백억을 벌었다는데 일시에 알거지가 되어 돌아와서 주위의 많은 사람의 눈치를 피해 이곳 낯선 남해 친구의 앞집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친구와는 연령은 두세살 아래 였으나 생각이 건전하고 상식이 풍부해 친구로서도 적격이였다.술잔의 왕래가 빨랐다.생꼴뚜기의 맛과 방금구은 싱싱한 전어는 술맛을 더욱 촉진 시킨다.소주 네뎃병이 눈깜짝이다.담은 무슨 솔잎으로 제조한 약술이 댓병으로 나온다.거나한 기분은 젓가락 장단으로 요동친다.시계 방향의 반대로 추억의 옛노래가 이어진다.그래도 옛날의 실력들이 나온다.정말 애절하고 구슬픈 가락도 나온다.온동네가 우리의 소리와 장단만이 고요를 깨틀리는 것같았다.'동네 사람 욕하겠다' 욕하든지 말든지 상관마라는 친구의 말에 노래 소리는 더 높아진다.유사장 막내가 내일 중국으로 사업차 가는데 아버지를 배알하려 욌다나,부득이 주판은 10시가 넘어 끝났다.술이 취했다.둘이서 잡다한 소리를 하다가 나는 그만 잠이 들었다.밥먹어라는 친구의 소리에 일어났다.바지락국에 국수를 말아왔다.일품의 요리다.개눈 감추듯 한그릇을 꿀떡했다.취기가 싹가신다.일어나니 6시가 조금 지났다.마을로 나갔다.고현초등학교가 바로 마을 입구에 있엇다.아무도 없었다.운동장을 몇바퀴 돌고 맨손체조를 하고 정자 나무밑 의자에 앉아 학교의 전경을 둘러 보았다.본관,다목적 체육관,급식실 등 새건물이며 현대식으로 잘 지어졌다.그러나 학교에는 사택도 있었으나 아무도 없었다.나는 여러가지의 생각에 잠겼다.이 좋은 시설을 방학이라는 좋은 기회를 방치하고 있을까 하고, 내가 이 학교의 경영자라면 이렇게 방치하지 않고 이 지역을 찾아오는 학생들 지역주민을 위해 상설 운영하는 배움과 문화 공간으로 활용했으며 했다.영화 상영,도서관 ,컴퓨터실,그외 자원 봉사를 이용한 다양한 아카데미장으로 운영한다면 방학중 시골 할아버지,할머니댁을 찾는 어린이들이나,청소년들의 여가선용에 얼마나 도움이 되며 지역사회도 역동의 활성이 되겠다고 생각했다.점심은 사천 곤양에 있는 박종은 친구를 찾기로 했다.내가 봄에 이곳에 와서 조경을 하기 위해 친구에게 국화 500여송이와 도다리회로 점심대접을 잘받아 그 빚을 갚기 위해 찾았다.그도 정희성 못지 않게 부지런한 친구다.1000여평의 밭에 국화를 비롯한 각종 식물들이 즐비했다.국화꽃으로 차를 만들어 쏠쏠한 잡비를 벌어들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전어회와 약간의 맥주로 점심을 했다.내가 식사값을 치르니 친구가 난리다.내 바운다리인데 자네가 내 구역을 침범하면 되냐고 야단이다.좋은 친구다.하루 더 희성이 댁에서 머물고 이곳 수련원으로 왔다.나이들어 아직 친구집에가서 신세를 질 수 있다는 젊음이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종은이도,희성이도,자기가 생산한 물건을 못주어 안달이다.마늘 한자루,양파.깨,국화차.부엉이꽃 또 이름도 모를는 화분을 선물 받고 왔다.만나보면 우찌도 생각들이 그렇게도 비슷한지,접장 생활이 몸에 배었을 것이라 여겨 진다.두 친구가 있었기에 이틀 동안 즐겁고 잠시 젊음으로 되돌아간 시간이었다고 만세를 부른다.두 친구 고맙다.건강하거라.
첫댓글 혈기왕성하구나. 참 부럽다 부러워! 남은 인생 인태처럼 살아야하는데......
기상,고맙고 카페에 자주 들리는 너의 모습이 이제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다양한 곳에 정신을 쏟다 보며 세월의 흐름도 잊는다.아까운 시간 들, 우리는 많이도 놓쳤다.후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 무엇이든지 즐겁게 살자구나....
은하수 잘 계시겠지요,글 읽어주어서 고맙고,10월 홀랑회 모임에는 꼭 참석하도록 바랍니다.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