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회귀하는가?
프로야구 8개구단 사장단이 12일 간담회를 통해 당초 단일리그로 복귀함과 동시에 폐지하기로 했던 준플레이오프를 다시 살려낸 것에 대해 말이 많다.
이사회의 결정을 50여일만에 뒤집은 데 대해 KBO는 "시즌 막판까지 순위경쟁을 유발해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4위까지 기회를 얻는 준플레이오프를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3,4위팀간의 승차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막판 상위팀의 특정팀 떨어뜨리기 작전을 미연에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4위팀이 3위와 10게임 차이가 나더라도 우승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대회방식이 최소한 3위는 해야 우승을 넘볼 수 있는 방식보다 막판까지 더 큰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타당성이 적다.
승차에 상관없이 3,4위간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제도는 플레이오프제가 처음 도입된 89년부터 92년까지 시행됐었다.
이 제도의 모순이 처음 제기된 것은 페넌트레이스 4위 삼성이 준PO와 PO에서 한화(당시 빙그레)와 해태를 연파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90년.
한해를 조용히 지나가나 싶더니 92년엔 3위팀이던 롯데가 준PO와 PO에서 삼성,해태를 잠재우고 급기야 페넌트레이스 1위팀 빙그레를 무너뜨리자 준플레이오프제 폐지와 함께 포스트시즌 제도를 전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막판 시험 한 번 잘친 학생이 내신성적 1위의 모범생을 넘어서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당시 폐지론의 요지.
하지만 KBO는 폐지 대신 승차를 둬서 3,4위간 승차가 3게임이내 일 때만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로 했고 그나마 이 방안은 개선안으로 평가받으며 98년까지 지속 됐던 것.
이런 배경속에서 양대리그 실험을 실패로 마감한 KBO가 입장수입의 감소를 무릅쓰고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준플레이오프를 폐지키로 했을 때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그러하기에 준플레이오프를 되살리는 것도 모자라서 그나마 있던 승차까지 없앤 KBO의 결정은 퇴행적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며 몇해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새로운 제도로 바뀔 공산이 크다.
결국 KBO는 `흥행'논리를 앞세운 사장단의 변덕에 일관성없이 우왕좌왕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프로야구가 국민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흥행보다는 `합리성'을 먼저 세우 그 틀안에서의 일관된 제도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