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점심 때쯤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L이 찾아와서 군산 쪽으로 바람이나 쐬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 군산항에 가서 횟집에 들러 가볍게 매운탕이나 한 그릇씩 하고 오자는 계획이었는데 그것은 시작부터 정보에 어두운 탓도 있고 현지를 너무 몰랐다. 세종시에서 군산까지는 100km 남짓한 거리였는데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남세종 IC에서 공주를 거쳐 공주-서천간의 고속도로를 탄 것 같았다. 중간 어디에서 군산 쪽으로 빠져 들어갔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네비게이션을 통해 가다보니 길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하여튼 군산항이라고 찾아갔는데 주변에 횟집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항구라고 보이는 곳에는 컨테이너가 잔뜩 쌓여 있고....
‘어라, 이상하다’싶었지만 ‘군산 국제항’이라고 팻말이 달린 건물의 정문을 향해 들어가려니 입구에서 경비원이 황급히 뛰어나와 앞길을 막는다. 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어디 가세요?”를 외쳤다. “우리는 항구 구경하러 왔는데요, 횟집에도 들르고...”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여기는 일반인이 출입이 금지된 1급 보안시설입니다, 횟집이 있는 곳은 비응항입니다.”라고 알려 주었고, 길을 물어 다시 차를 타고 비응항으로 갔다. 비응항은 군산시의 서쪽 끝에 있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횟집이다. 사실 우리가 군산항으로 기억하고 있던 것은 옛날에 유명했던 ‘군산횟집’을 기억하고 그곳이 군산항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나중에야 알았지만 ‘군산횟집’은 진포에 있었다. 군산에서 유명한 근대사 거리가 있는 곳이 진포인데 그것을 모르고 군산항으로 찾아 갔으니 이런 무식이 또 있을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비응항 선착장으로 가니 비린내가 ‘훅’하고 코를 자극한다. 방파제 끝에 등대가 있고 등대 사이로 수문이 있다. 항구를 둘러보고 방파제를 따라 걸어 보기도 했다. 서편으로 새만금 방파제가 보인다.
그리고, 인근의 ‘바다횟집’이라는 2층 식당에 올라가서 자리하고 앉아 가져온 메뉴판을 쳐다보았다. 두 번째 실수하는 순간이다. 메뉴판에는 1만 원 이하의 음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최하가 1인당 25,000원이다. 종업원에게 “우리는 점심을 간단하게 1만 원 이하의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데요”라고 했더니 “여기는 그런 가격의 음식이 없습니다.”로 돌아온다. 할 수 없이 나와서 근처의 회 센터 1층에 가니 우리가 원하는 가격의 음식이 있었다. 백반 8,000원, 해물라면 5,000원 등등. 자리에 앉아 백반을 주문하는데 주문받는 남자의 말씨가 경상도 억양이다. ‘여기 사람이 아닌 것 같네요?“라고 하자 대구에서 살았는데 고향은 고령이라고 했다.
점심도 먹었고 비응항 구경도 끝냈고‘관광안내도’에서 본 근대사 거리를 보러 갔다. 그곳은 TV에서 소개한 거리였는데 평소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시간상 자세한 관광은 할 수 없었지만 대충이라도 보고 왔으니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이하는 사진으로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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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뒤의 배경이 비응항입니당~>
그런데 내가 봐도 내가 너무 맛이 가버렸네. 보톡스라도 맞아야 하나...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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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항의 크고 작은 배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4F83B5C03C8DF12)
<비응항의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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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에 걸린 저 도로가 새만금 방조제>
비응항 등대가 있는 방파제에서 바라볼 때 서쪽으로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도로가 새만금 방조제인데 사진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변산의 부안에 닿는다. 왼쪽으로는 비응항과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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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항에 정박중인 배들>
사진 좌측 상단의 건물은 ㈜월명유람선의 건물인데 이곳 비응항에서 고군산군도로 일주하는 관광코스를 가지고 운영한다. 고군산군도란 예전의 군산도를 옛고(古)자를 써서 옛날의 군산도란 뜻인데 군산시에서 50km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선유도, 무녀도, 야미도, 신시도, 장자도 등의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 총 63개의 도서로 구성된 천혜의 관광지이다. 행정구역은 군산시 옥도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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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에서 바라보니 바지선이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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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에 있는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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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바깥에 있는 시멘트 구조물이 무엇인가 했는데...>
그것을 테트라포드라고 하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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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새만금 방조제 도로를 타고 고군산군도로 갈 수 있다>
군산 비응항에서 새만금방조제 도로를 타고 부안으로 가다 중간쯤 좌측 신시도로 가는 도로를 타면 고군산군도의 여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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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바다횟집’창문 너머로 본 바다 풍경>
점심을 먹은 후에는 진포로 이동했다. 진포는 군산시 장미동 내항의 옛 지명으로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의 화포를 이용, 왜선 500여척을 격침시킨 전적지로서 이를 기념하여 세운 테마공원이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아쉽게도 이런 사전 지식이 없이 여행한 결과 해양테마공원을 볼 수가 없었다. 다만 일대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에만 들렀다. 그것도 시간이 없어서 바깥만 구경하고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언젠가 다시 가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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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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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군산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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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포 앞바다>
마침 바다가 썰물인 모양이라서 물이 빠져있는 상태이다. 저 유람선은 아마 비응항에서 출발했을 것 같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의 많은 유물이 있는 곳이어서 필수 관광코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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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공연장 : 소설 ‘탁류’가 공연되는 공연장>
일제 강점기 소설가 채만식 선생의 소설 ‘탁류’가 연극으로 공연되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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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등장인물들>
장미 공연장 주위에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동상으로 만들어 놓고 옆에다 설명을 붙여 놓았다. 이번에는 많은 볼거리를 놓쳐서 아쉽다. 언젠가 여기에 다시 가 보고 싶다.
첫댓글 정성이 가득 하십니다.
좋은 음식도 드시고
구경도 잘 하고 오시었네요.
ㅎㅎ감사합니다. 정작 시하늘 모임에는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가면 보고싶은 얼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늘 댓글로 이야기하는 정 시인님부터 시작해서 박창기 편집주간님, 김양미 시인님, 최삼용 시인님, 손상호 시인님, 박숙경 시인님, 특히 제 시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김성신 시인님, 손상호 시인님, 제 시에 그림을 입혀주시고 전화도 주신 최한결 선생님, 신순말 시인님, 곽도경 시인님 등등...
@겨울등대/이종곤 제가 궁금하실까요?
ㅎㅎ
광주서 열심히 시 쓰고 있습니다.
선생님 사진도 보고 시도 보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너무 보기 좋습니다.
@김성신 엇!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히야~ 김성신을 보고 싶으면 주문을 외워바~ 히야호~히야호~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12.04 13:19
비응항의 풍경에 머물러봅니다‥
건들바위 여행기도
보고 싶네요 ㅎㅎ
건들바위는 어디에 있는 건지요? 설악산 흔들바위 말하는 건가요?
@겨울등대/이종곤 ㅎㅎ 건들바위는 대구에 있답니다
@김양미 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나오네요. 대구에 갈 기회가 생기면 그럴께요.
@겨울등대/이종곤 ㅎㅎ 정모 때 뵙고 싶다는‥
건들바위라이브에서 하는데‥
바로 옆에 건들바위가 있어요 !
@김양미 아, 그 말씀이셨군요. 제가 눈치가 없어서리...TT
@겨울등대/이종곤 ㅎㅎ 아닙니다 ‥
즐거운 12월 보내시고요‥
@김양미 예, 제가 사실은 가고 싶은데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 시하늘 정모에 시간 맞추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1년 쯤 뒤에는 그만둘까 하는데 그 때는 참석토록 하겠습니다.
@겨울등대/이종곤 네 ‥ㅎㅎ
시간 나실 때 들르셔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감사합니다 ‥
자다 깨어 문득
시하늘 열어보니
앗!
박경숙은 없는데
박숙경은 있는데...
다시 잠을 청합니다.
ㅍㅍ제가 실수를 했군요. 오타네요. 그런데 참 좋은 이름입니다. 바꿔 써도 괜찮은 이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