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늦도록 퍼마신 술에 늘어져버린 몸으로 겨우겨우 운전하여 옥수골에도착하니 오후 4시가 조금넘어 버렸다.2년전 산제에서 보고는 간만에 만나는 k내외는 여전히 좋은 혈색과 생기를 뿜고 있고 훌쩍 자라버린 J군이 대견 하다못해 든든하다. 늘 조신한 이준0 선수가 옜친구의 소식을 전해주니, 20년 전 일 들이 마치 몇주전일들 같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약수터로 차를몰아 세우고 물을 받아 마시고 k로 부터 인근 산들을 안내 받았다.약초 캐러가서 아직 안돌아 오신다는 할머니의 상황을 걱정하며 동수는 가평쪽으로 가는 비포장길을 접어들고 있다. 지금도 흘러내릴 약숫물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바퀴를 돌고 옥수골로 돌아왔다. 산자락에서 이렇게 호화스런 만찬을 먹어도 되는거니? 전날먹은 술이 다 깨어 또마시며 신선한 분위기에 젖어 산얘기 꽃얘기 스키얘길 하면서 비디오를 보았다.조만간 때가되면 산자락에서 눌러살 궁리를 나누며 조금열어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알싸한 초여름의 향기에 묻혀 잠들었다. 예전엔 자는건지 마는건지 몰랐던 k의 숨소리가 좀 거칠어 진건 순 나이탓일 꺼다. 주인집 안마당에 심어진 약초며 들꽃, 나무를 감상하고서 산행에 따라 나섰다. 말로만 듣고 그림으로만 봤던 곰취.참취.참나물.당귀.더덕이 지천인 계곡과 능선을 조금 오르자 흐려지고 지쳐버린 심신이 바로 반응하는것을 확실히 느낀다.k의 해박한 자연에 대한 지식을 힐끔힐끔 컨닝 암기 하지만 돌아서면 금새 까먹고... 더덕을 캐었다. 나는 욕심을 부렸다. 모두들 캔 더덕과 곰취며 참나물을 아낌없이 내게 준다. 몹시도 쑥스러워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받는다. 나는 늘 이렇게 받기만 하고 사는것에 익숙해진것이 틀림없다. 멋진계곡이다. 잠시도 발을 담을 수 없을정도의 차고 깨끗한 물에 세수도하고 발도 닦고 맥주도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새소리가 좋다 . k는 이계곡이 반암골이라고 했다. -등산후기- 뜻하지않은 선물을 가득안고 귀가한 나는 그날 마누라한테 엄청 칭찬을 받았다.둘다 엄지손톱이 망가지는것도 잊고서 까도 까도 또 남는 더덕을 만지며 향기에 취하는것 까지도 좋았는데, 이미 이동갈비로 땡땡하게 채워진 뱃속에다 곰취와 목살이 피워내는 취향의(취나물 향기) 유혹을 물리칠 방법은 없었다. K.S.Ch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