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어둠에 묻혀있는 곤지암역에서 전철을 내려 방향을 잡아 도로를 걸어가다가 매서운 추위에 부랴부랴 손난로를 하고 주유소 맞은편으로 공장들이 밀집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서 얼어붙은 곤지암천을 건너 123 철강이 있는 들머리로 들어간다.
스륵스륵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아무것도 없는 고사리골산을 지나 돌탑 두기와 오래된 이정표가 서 있는 다라미봉을 넘어 오른쪽 사면으로 나있는 산길 따라 송전탑에 삼각점(이천441)이 놓여있는, 능선에서 벗어난 형제봉(256.3m)을 다녀와 주능선을 바라보며 정상 판이 붙어있는 국수봉으로 올라간다.
펑퍼짐한 오향봉을 지나 지형도에 유일하게 이름이 올라있지만 역시 별 볼일이 없는 감투봉(x380.1m)을 넘어 녹슬어가는 적막한 산불초소를 지나서 열미봉(x357.9m)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긴장해서 블루버드 골프장으로 떨어져 내려간다.
공사 중인 포클레인 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전기 철망을 통과해 골프장을 벗어나 안내문(이천440)이 있는 566.0봉으로 올라가 눈에 묻혔는지 보이지 않는 삼각점을 바닥을 긁어가며 찾다가 포기하고 완만해진 부드러운 산길을 부지런히 따라간다.
여기저기 나타나는 흉물스러운 골프장들을 보며 고도를 높여서 송전탑을 지나고 안내판이 서 있는 주능선의 소리봉(x609.1m)으로 올라가 바로 앞에 있는, 삼각점(이천439/1987재설)이 있고 이 근처의 최고봉이어서 실제 소리봉으로 판단되는 612.2봉을 다녀와 비로소 막걸리 한 컵을 마시며 몸을 데운다.
긴 나무계단으로 암 능을 내려가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다 숫눈길에 발자국을 찍으며 반질반질한 산길 따라 관산 갈림길로 올라가 나무의자에서 쉬고 서두를 일이 엇으니 무갑산 갈림길에서 다시 한 번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삼각점(이천443)이 있고 뒷골산이라 불리는 489.2봉을 지나 신립장군 묘 6km 이정표들을 보며 역시 아무것도 없는 고댕이산을 지나 제법 뾰족하게 솟아있는 초시당산(395.8m)을 넘고 오늘의 가장 가파른 능선에 쭉쭉 미끄러지며 또 다른 고댕이산(x470.6m)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작은 돌탑이 반겨준다.
공터에 삼각점(이천309)이 놓여있는 중열미봉(403.2m)을 넘고 신대리와 가까운 신대봉과 윗장고개산을 지나 능선을 끝까지 따라가 개들이 짖어대는 민가로 떨어져서 촘촘하게 놓인 철망을 간신히 넘어서 옷에 묻은 덤불들을 떼어내고 아침에 지나간 도로를 만나 한결 따뜻해진 날씨를 느끼며 곤지암역으로 걸어간다.
첫댓글 곤지암역,,,가본적이 없어 생소한 역이라 지하철 노선도를 보니 생소한 역들이 즐비합니다.역 기분으로 산행 코스를 잡아보는 것도 상당한 매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한번은 다녀올만 합니다...
니두 지나간 길인데 요상한 산이름만 즐비하네요 ㅋ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이름이 붙어있네요. 할일 없는 사람들....
저는 일욜날 무갑산 주변 야산을 찿아 다녔는데...코스보니 ...그 코스를 하루 늦추시어
잡았음...같이 뒤 따라당겼을텐데요..
이젠 일욜 밖에 안되니...
킬선생님 지난 곤지암코스를 봄오기전 갈란가 모르겠습니다.
한적한 산길이라 걷기 좋습니다....
무갑산 관산도 나오는걸 보니 익숙한 지형 같습니다. 아 거기도 전철이 가네요.
ㅎㅎ 요새는 전철이 대세입니다. 값싸고 편리하고...
산은 매년 새로이 생겨나고 가얄산도 매년 늘어만 갑니다
이름은 이제 그만 붙혔으면 좋겠어요. 자고 나면 새로운 봉우리들이...ㅠㅠㅠ
좋은 산 같아요 저도 미답이니 답사해 보려고 해요 소개 감사 드려요 꾸벅 꾸벅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