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1883~1957)가 1946년 발표한 장편소설
본문
원제는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모험(Vios kai politia tou Alexi Zormpa)>이다.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는 1917년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고향 크레타섬에 머물던 시절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주었던 실존 인물 '요르고스 조르바스'와의 만남을 바탕으로, 실제 발칸전쟁에 참전했던 작가 자신의 체험을 투영해 재창조된 인물이다. 이 작품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사상적 기반을 이루는 고대 그리스의 민족시인 호메로스(Homeros)를 비롯해, 앙리 베르그송(Henri Louis Bergson)의 자유의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초인주의, 부처(Buddha)의 무소유 사상이 내포된 작가의 세계관을 잘 반영하고 있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그리스정교회로부터 신성모독적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그리스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 출간이 일시적으로 금지되기도 했다. 소설 11편, 서사시ㆍ희곡 22편, 수필집 9권, 아동소설 및 기행문 등 많은 작품을 남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951년과 1956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리스정교회에서 파문당해 크레타섬의 이라클리오 성문 밖 공터에 안장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문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는, 자유의지의 실천을 노래했던 조르바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1964년 미카엘 카코야니스(Mihalis Kakogiannis, 1922~2011)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희랍인 조르바(Zorba The Greek)>는 앤서니 퀸(Anthony Quinn, 1915~2001)이 조르바 역할을 맡았고, 이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3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다.
■ 줄거리
젊은 지식인인 '나'가 화자로 등장, 60대의 그리스인 '알렉시스 조르바'를 아테네의 피레우스 항구에서 처음 만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법밖에 모르던 '나'는 유산으로 상속받은 갈탄광을 개발해 사업가로서 새로운 생활을 도모하고자 에게해 남쪽 크레타섬으로 향한다. 탄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조르바가 '나'와 동행하기를 자처하자, 그를 광산채굴 현장의 감독으로 고용해 크레타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낯선 마을의 이방인처럼 겉도는 '나'와 달리, 호방한 성격의 조르바는 카바레 가수 출신인 여관 주인 오르탕스 부인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산투르 악기를 가지고 다니며 즉흥연주로 춤과 노래를 즐기는 조르바는, 물레를 돌리는 데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손가락 하나를 잘랐을 만큼 초인적이고 기인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각지를 유랑하면서 과거 터키와의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했고, 한 번의 결혼 후에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박되지 않은 채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조르바와 이성적이고 이론적인 '나'는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빚는다. 하지만 과거나 미래보단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는 조르바의 모습은, 책 속의 진리에만 갇혀있던 '나'에게 생생한 삶의 체험이라는 자극을 주게 된다.
한편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처럼 보이는 크레타섬에는 타락한 수도승들이 생활하는 수도원이 있고, 젊고 아름다운 과부 소멜리나와 그녀에게 은밀한 욕망을 품고 있는 마을 남자들이 살고 있다. 노골적으로 과부를 희롱하는 마을 남자들과 달리, 신사적이고 친절한 '나'에게 소멜리나는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둘은 함께 밤을 보낸다. 그리고 술과 여자에 빠져 '나'의 사업자금을 탕진하고 돌아다니던 조르바는 오르탕스 부인과 덜컥 결혼을 하게 된다. 그 무렵 과부 소멜리나를 짝사랑하던 마을 청년 파블리가 그녀에게 구애했다가 거절당하고, 상심하여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부활절에 교회 앞마당에서 마을 남자들은 과부에게 돌을 던지고, 조르바가 그들을 제지하려 고군분투하지만 마을 장로이자 파블리의 아버지인 마브란도니는 소멜리나를 칼로 찔러 죽인다. 이후 오르탕스 부인 또한 병에 걸려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다. 집단적 광기와 침묵이 공존하는 마을에서의 광산사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빈털터리가 되지만, 조르바는 낙담하는 대신 양고기를 굽고 포도주를 마시며 시르타키 춤을 춘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몸소 실천하는 조르바로 인해, '나' 역시 양고기를 뜯고 춤추는 여유 속에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이후 그들은 크레타섬을 떠나 각자의 길을 찾아가고, 훗날 조르바가 죽은 뒤 '나'에게 그가 분신처럼 여겼던 산투르 악기를 남긴다는 내용의 편지가 도착한다. 현실이라는 굴레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자유인 조르바를 통해 '나'는 진정한 자유의지의 의미를 깨닫고 감화된다.
첫댓글 "나"와 조르바, 조르바와 여인들.........
자유분방한 조르바의 생활, 간단한 줄거리만 보아도 흥미진진합니다.
그리스의 아테네 방문 했을 때,
화려했던 조상들의 유산으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빈부의 격차가 심했으며, "스"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습니다.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아리스토렐레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헤로도토스.......
제가 아는 지인의 이름도 카란토니스 였었습니다.
머물다 갑니다.
그리스 가고 싶네요.
"스"자로 끝나는 이름이 많군요 지인까지도 ᆢ
영혼이 자유로운 조르바,
다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