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가 지척지척 내리는 내리던 어제 낮
근처 골프장에서 새벽 운동을 마치고 무작정 무설재로 찾아 들었습니다.
수없이 지나쳤던 금광저수지 옆구리를 휘감아 네비게이션도 없이 타고난 길 감각으로
약간의 흔들림은 있었지만 꼭꼭 숨어 있는 봄비에 젖은 무설재의 속살을 드려다 보았습니다.
주차장에 차가 섟대나 있는데도 인기척도 없습니다.
무섭다는 무설재 개들도 짖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저항없이 무설재를 접수했습니다. ㅋㅋㅋ
새벽에 골프장 입구 마트에 들러 화장지 꾸러미를 하나 샀습니다.
처음인데 그래도 빈손은 곤란 한 건 아닌거야 라고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가끔 초대 받은 집에 커다란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들고 가면 대체로 나쁜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줜장님과의 갑작스런 조우....저 아시겠습니까?
대체로 짐작은 했겠지만
50대는 넘었으리라 생각했던 제 외모에
조금은 속았다(?) 아니면 젊네! 라는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Okay입니다. 네~ 들어오세요.
제가 도착하기 전 부터 차를 마시고 계셨던거 같습니다.
마치 오랜전에 만난 사람들 처럼 통창 밖으로 흐르는 봄비와 리듬을 맞춰
따스한 보이차를 쉼없이 마셨습니다.
깊은 골에 숨어 있던 무설재가 나그네의 몸을 녹여주는 듯 행복한 다음의 시간이었습니다.
본채에서 건너와 주신 신선님과의 조우도 써클 선배를 만난거 처럼 편안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본채와 별채를 지으시고 그곳 사흥리의 첫 걸음부터 주민들과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전원의
궁금증도 많이 해갈 시켜주셨습니다.
무설재에는 들어갈 때는 시계를 버리고 무장해제 상태에서 가야 할까 봅니다.
토킹어바웃 하는 사이에 서너시간이 훗딱 갔습니다.
아쉬운 시간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총총히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첫댓글 놀랍고 반갑고 고맙고...그리고 탁월한 거리 감각까지. 암튼 분명히 좋은 하루였습니다. 자주 만날 수 있기를.
탁월한 길 감각은 부러움이군요~! 좋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전 요즘 눈코 뜰새 없어 무설재 방문이 소원 하답니다. 부러음을 날리며... ^ ^
많이 바쁘신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건강은 신경쓰며 조심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