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고베시에서 지난해 7월 이색적인 발전소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세계 최초로 음식물쓰레기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소규모 발전소가 시험가동을 한 것이다. 고베시 중앙구 포토 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발전시설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과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발생한 메탄가스로 전기를 얻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앞으로 3년동안은 호텔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를 공급받아 생산된 전기는 자동차회사에 무료로 공급하고 남는 메탄가스는 압축해 천연가스버스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은 음식물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80~85%로 높아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장균 등 병원균이 많은 데다 수거와 운반과정에서 악취와 해충번식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일찍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및 퇴비화 정책을 서둘러 심지어 일반쓰레기 재활용률이 높은 펜실베이니아의 한 교도소에서마저 음식물퇴비화 시설을 운영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무려 14조원(1999년 기준)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이 액수는 식량 자급률이 30% 남짓으로 한해 9조5천억원인 식량 수입의 1.5배가 되고, 한해동안 자동차 수출로 벌어들이는 액수와 맞먹는 셈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한구석에는 식사를 거르는 걸식아동이 적지 않은데 국민 한사람당 한해 31만4천원꼴로 음식물을 버리고 있다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전체 양이 50% 정도로 감소했다는 게 환경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 음식물쓰레기의 양이 많고 금액으로 환산한 액수는 이처럼 크게 증가했으니 정책의 실패를 인정해야 마땅하다. 국민들도 스님들의 발우공양처럼 식생활을 개선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야 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식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