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흥 용산면 관지리에 쌀부대에 흙을 담아 지은 집이 등장한 후 스스로 집을 짓겠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집을 다녀갔다. 장흥의 흙부대(Earthbag) 주택이 세워진 후 봉화에서는 10kg 쌀부대에 모래나 마사토를 담아 집을 짓고 있는 현장이 세 곳이나 되고, 무안 초당대학 뒷편에선 20kg짜리 쌀부대에 현장의 흙을 담아 50평 카페를 짓고 있다. 화순에선 10kg짜리 마대 흙부대로 집을 짓고 있다.
금년 가을 제주도에선 부대자루에 화산석을 담아 짓는 방식이 시도된다. 단양에서도 또 한채의 흙부대 집이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현장은 강화도 유설현씨의 현장이다. 그는 곡물건조용 망사튜브에 흙을 담아 집을 짓고 있다.
사실 흙부대로 집을 짓다보면 흙부대를 고정시키기 위해 철조망을 까는 일이 매우 성가시다.
철조망은 배배 꼬이기 일수이고 철조망 가시가 신발에 박힌다. 요즘은 철조망 가격도 덩달아 올라 부담이 되고 있다.
PP 흙부대이든 마대 흙부대이든 흙미장이 잘 붙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건 기우다. 생각보다 흙미장이 잘 붙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흙미장을 더 잘 접착되게 하고 균열이나 잔금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화이버 매시나 조경마대, 철망 매시 등 다양한 망을 덮고 미장을 한다. 이러한 망 값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망을 부착하는 일도 적지 않게 시간이 걸린다. 아래사진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 방법으로 집을 짓고 있는 방식이다.
망사 튜브에 흙 담아 짓는 집 ▲ 망사 흙튜브로 쌓은 원형 흙집의 벽체 망사흙튜브 건축 현장 이 방법은 브라질 환경단체인 에코오카(EcoOca)가 개발했다. 에코오카는 칼 얼스(Cal Earth) 센터에서 개발한 PP 재질의 긴 튜브 대신 긴 망사 튜브를 흙부대 건축에 적용했다. 에코오카가 개발한 망사 흙튜브의 명칭은 하이퍼어도브(Hiperadobe)이다.
우리는 쉽게 망사 흙튜브나 긴 망사 흙부대 정도로 부르자. 이 긴 망사 흙튜브는 농촌에서 곡물 건조용으로 사용하는 망사다. 곡물 건조용으로 망사 흙튜브는 PE재질로 되어 있어 질길 뿐 아니라 벼 낱알이 빠져 나가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다. ▲ 망사 흙부대로 쌓은 벽체와 조망창의 현장
긴 망사 튜브에 찰진 흙을 반죽하지 않고 약간 수분이 있는 상태에서 넣고 나무공이로 다지면 찰진 흙이 망사 사이로 빠져 나와 서로 접착되게 된다. 이 때문에 PP 흙부대를 사용할 때처럼 흙부대를 고정하거나 잡아주기 위해 철조망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수직으로 흙부대 벽체를 고정하기 위해 쐐기 박는 일을 생략할 수도 있다. 미장할 때에도 망사 튜브 자체가 매시나 그물망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장흙이 잘 붙는다. 세 가지 자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만큼 작업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면서도 빠르고 쉽게 작업할 수 있다. ▲ 망사 흙튜브를 공이로 다지는 모습. 망사 흙부대 건축 현장 PP부대나 마부대는 자갈, 모래, 연탄재, 화산석 등 찰기가 없는 재료도 채울 수 있지만 망사 튜브에는 어느 정도의 찰진 흙만 사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흙 사용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흙의 함유 수분은 손에 쥐고 꽉 쥐었을 때 살짝 뭉쳤다 풀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흙은 자연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수분을 머금고 있는데 너무 마른 흙이라면 사용하기 전에 물호스로 적당히 젖을 정도로 물을 뿌린 후 사용한다. 그렇다고 별도로 흙을 반죽해서 넣을 필요는 없다. 그저 약간 습기가 있는 흙이면 된다.
곡물 건조용 망사 튜브는 농자재상이나 농촌의 천막상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곡물 건조용 망사 원단은 강도에 따라 1m 폭에 35m 정도 길이의 원단이 2만~3만 원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긴 튜브 형태로 된 것은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곡물 건조용 망사 원단을 사서 공업용 미싱으로 망사 튜브를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막돌을 시멘트 몰탈로 고정시킨 막돌 기초 위에,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방수포를 깔고 긴 망사 튜브에 건축 현장에 있는 흙을 반죽없이 그대로 넣은 후 공이로 다져가며 벽체를 쌓았다.
긴 망사 튜브에 흙을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프라이머를 담았던 플라스틱통에 긴 함석 관을 연결해서 흙을 담는 도구를 만들었다. 이 긴 관에 긴 망사 튜브를 주름지게 끼워 넣은 후 슬슬 풀어가며 흙을 담는다. 브라질 환경단체인 에코오카는 긴 망사 튜브에 흙을 담기 위해 함석 깔대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 망사 튜브에 흙을 담는 도구. 재활용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서 만든 망사 튜브에 흙담는 도구 망사 흙튜브 건축의 장점은 또 있다. 일반 흙부대 건축의 경우 부대자루에 흙을 담아 쌓아 올리게 되는데 상당히 힘이 드는 편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벽체를 따라 망사튜브를 풀면서 아래 사진처럼 프라스틱 통에 흙을 담아 부어나가기만 하면 어느새 벽체가 완성된다. 물론 낱장 흙부대 역시 벽체 위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흙을 채우며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튜브 방식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린다.
▲ 플라스틱통으로 망사튜브에 흙을 담고 있는 모습
브라질에서 개발된 긴 망사 튜브를 이용한 흙부대 건축은 용기와 도전에 의해 드디어 국내에 본격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보다 많은 시도와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귀농을 해서 보다 저렴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
▲ 망사 흙튜브 사이에 문틀을 끼운 모습 개량식 귀틀골조에 양파망 흙부대로 짓는 집
▲ 양파망과 각재 귀틀집의 결합
이 집은 각재로 만든 귀틀에 양파망 흙부대를 외벽과 지붕에 쌓는 방식으로 짓고 있다. 흙부대를 가볍게 하고 방충과 단열을 위해 인근의 흙과 석회, 왕겨를 함께 섞어 양파망에 넣었고 쌓을 때 다지지는 않는다. 석회와 흙이 섞이면서 양파망 흙부대는 매우 단단하게 굳는다.
귀틀 골조는 전통적인 방식의 통나무 귀틀이 아니라 경량 각재를 이용해서 촘촘히 만든 개량식 귀틀골조 방식이다. 약 12평 규모에 방하나 거실 하나 주방, 방 위 다락방과 거실 위 부분에 반쪽 다락이 있는 구조로 벽체 하단부와 기초부는 인근에서 주어온 돌로 쌓았고 지붕판재는 폐학교 마루장을 사용했다.
양파망에 흙과 석회, 왕겨를 섞어 넣는 방법은 일반 흙부대를 가볍게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사실 흙부대 벽체를 쌓을 때 부대자루의 무게로 인해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 양파망 흙부대 역시 미장 때 필요한 매시나 그물망을 생략할 수 있게 한다. |
첫댓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흙부대집
짓고 싶어지리라^^
good
유익한 정보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PE외에 천연소재였다면 더 좋았을뻔 했네요.. ^^
보통은 양파망같은 망사자루에 황토를 담아 흙부대집을 짖죠
어스백집이군요 이거 엄청난 인력이 들어가죠 그리고 지진이나 태풍등 재난에 다른 건축방식보다는 좀 약할듯한데 얼마나 차이날지 그게 궁금하군요
구운 벽돌 + 몰타르 보다는 약하겠지만.. 어스백은 두께로 승부하니까.. 흙이 돌과 밀도가 거의 같다고 치고.. 망사간의 마찰력 + 삐져나온 흙끼리의 결착/마찰력 + 나무 프레임을 놓고 보면..
내진설계 없는 벽돌집보다 강하고.. 철골집보다 유연성에선 약하지만 판재 훼손은 덜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
게다가 궁극적으로 흙산을 쌓는 식으로 주위를 보강해 나가고 내부에 형강프레임으로 보강해 준다면.. 천.하.무.적? ㅎㅎㅎ
제 나름대로 주택을 지을때 고려해보고 있는 조건들
1. 외부 범죄로 부터 안전한가?
2. 내부 구조가 주부가 산림하기 편한 구조인가?, 로봇 청소기가 돌아갈 수 있는가?
3. 햇볕이 충분히 드는가?
4.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구조인가?
5. 관공서, 마트, 학교, 도서관, 파출소, 병원과 가까운가?
6. 쓰레기 매각장, 공장, 축사, 농약을 치는 논.밭으로 부터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 있는가?
7. 파리.모기,지네, 뱀이 많은 지역인가?
8. 이웃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사는가?
10. 태양광 발전, 도시 가스 사용이 가능한가?
11. 주변의 소음 차단되는 구조인가?
12. 라돈으로 부터 안전한 지역인가?
13. 추후에 매각이 가능한가?
세모문은어캐하실라고요?가공해야맞을텐데요 ㅋ요상해서요
참고가 됩니다
어차피 시골에서의 집값이란.....없다고 봐야하기때문에....사는데 붚편함이 없으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