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순례 일정을 4월 둘째주로, 지역은 봄소식이 먼저 오는 남쪽 지방으로 잡긴 잡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갈등이 생겼다.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과 향일암에서의 일출, 영취산 진달래와 흥국사, 진남루 등의 문화재가 좋을까,
쌍계사 벚꽃터널과 칠불사 쪽으로 갈까,
창녕지방의 문화재 쪽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창녕지방으로 정하였다.
창녕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거주했고, 고대 부족국가 시대에는 비화가야가 있었으며,
신라시대에는 군사 요충지로 자리매김한 유서깊은 고장인지라 경남의 경주라 불릴 만큼 각종 문화재가 많은 곳이고,
그럼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우리 법우님들이 많이 가보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졌으며,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역사와 같이 한다는 물의 기운이 충만한 온갖 생명체의 서식지인 '우포 늪'과
이에 대비되는 불의 뫼 '화왕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공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묘한 매력이 있는 고장인지라
창녕으로 봄 순례지를 결정하였다.
사실 온갖 생명이 새싹을 피우는 역동적인 이 계절의 여명이 밝아오는 신새벽에,
인간이 손대지 않아 아직도 원시성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우포 늪의 흙(地)에 무릎꿇고 엎드려
생명의 원천인 물(水:습지)에서 저마다의 삶을 영위하고 있을 이름모를 수많은 중생(곧 부처)들에게
우리끼리 정성스럽고 장엄한 예불을 올리고, 불의 뫼 화왕산을 거닐면서 열정적인 불(火)의 기운을 들이키고,
관룡산 산봉우리를 휘감고 있는 용의 등에 올라 거칠 것 없는 바람(風)의 기운을 한껏 취하고 싶었으며,
만옥정공원의 달빛 아래에서 봄꽃과 문화재를 탐하며 낭만적인 마음나누기를 하고 싶어
창녕지방으로 가고자 하였는데 숙박과 시간 문제 등으로 그런 일정을 시도해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 화왕산 도성암

우리가 제일 먼저 참례한 화왕산 자하곡 지구의 아미타불 기도도량인 도성암입니다.
도성암 오르는 길가에 벚꽃 등의 봄꽃이 화려하게 만개하여 탄성을 지르며 올랐지요.
2. 송현동 석불좌상(보물 제75호)

다음으로 자하곡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송현동 석불좌상'을 참례하였지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마애불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3. 진흥왕 척경비(국보 제33호)

다음으로 창녕읍내의 만옥정 공원에 들러 국보 제33호인 '진흥왕 척경비'를 보았지요.
북한산,황초령,마운령에 있는 진흥왕 순수비와 달리 '순수관경(巡狩管境)'이란 말이 없어 따로 척경비라 일컫는다고 합니다.
4. 창녕 척화비(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18호)

구한말 대원군이 서양열강들이 조선 내에 세력을 뻗치고자 하므로 곳곳에 척화비를 세워 백성들로 하여금 이를 경계하고자 한 것인데, 위정자의 판단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옥정 공원 내에 있습니다.
5. 퇴천 3층석탑(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0호)

역시 만옥정 공원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석탑인데, 탑 주위에서 망중한을 즐기시는 그 곳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6. 창녕 객사(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1호)

이 건물도 만옥정 공원 내에 있는데, 용마루와 서까래, 이음부분 등 건물 전체에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300~400년 전의 건축물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7. 창녕 석빙고(보물 제310호)

다음으로 창녕읍내 명덕초등학교 맞은 편에 있는 '창녕 석빙고'에 들렀는데 경주 석빙고보다 오히려 규모가 커 보이고 보존 상태도 양호한 듯 보였습니다.
8. 창녕 탑금당치성문기비(보물 제227호)

앞면

뒷면
찾느라고 애도 좀 먹었고, 이름도 외우기 어렵고, 모양도 참 특이한 비(碑)이지요.
불사(佛事)조성을 기록한 것인데 인양사(仁陽寺)를 비롯하여 이와 관련있는 여러 사찰의 범종, 탑, 불상, 금당, 요사등의 조성연대와 소요된 양식에 관하여 낱낱이 기재한 특이한 모양의 희귀한 비석입니다.
앞면과 양면에는 비문이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승려의 모습이 양각되어 있는 특이한 모양입니다.
9. 술정리 서3층석탑(보물 제520호)

창녕읍 술정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석탑으로 추정되는데 동3층 석탑과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10. 술정리 동3층석탑(국보 제34호)

진흥왕 척경비와 함께 창녕지방에 있는 두 개의 국보 중 하나입니다.
이 탑은 상륜부가 떨어져 나가 아쉽지만 세부 양식에서 신라 석탑의 전형을 따르고 작풍(作風)에 있어 장중명쾌(莊重明快)한 기풍이 있는 석탑으로 평가받고 있고, 비교적 큰 규모에 속하며 각부(各部)의 수법도 통일신라 초기의 양식을 계승하고 있어 불국사 석가탑과 비견되는 작품으로 제작 시기 또한 석가탑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비례미와 균형미가 뛰어난 걸작품으로 괜히 국보가 아닌 듯 했습니다.
창녕에 요양차 와 있던 일선(一禪) 비구니 스님이 98년 11월 7일에 꿈을 꾸었는데,
부처님께서 법당에 스님들이 가득 차 있는데 '일선 일어나라'며 아이에게 이름을 가르치듯이 손바닥에 혜일(慧日)이라고
써 주시고, 부처님을 따라 생전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갔더니 탑이 있는 곳에서 '여기 있거라'고 하셔서,
잠에서 깨어 꿈에 본 길을 되짚어 가다 이 석탑을 만났는데,
주변 민가에서 탑에 담요를 내다 널어놓고 옥개석에 나일론끈으로 미역과 시래기 등을 걸어 놓았으며, 개똥이 널려 있고, 아이들이 탑에 올라가 놀고 주변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주민들에게 막말을 들어가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군청을 부리나케 드나들며 따지고 부탁하여
문화재보호비를 타 내어 주변의 민가를 매입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그나마 지금처럼 보존 울타리를 치고 보존각을 세웠다고 하며,
법명도 혜일로 바꾸시고 동3층 석탑의 지킴이가 되셨다고 합니다.
(스님도 처음 2년 정도는 묵묵히 탑 주위 청소를 하였고 국보인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첫댓글 산좋고 절좋고 선인들의 유적도 많아 알짜배기 순례였네요^^ 다만 지금에야 사진으로 보니 석탑에 십자로 된 테두리난간은 아쉬움이 남네요 만자도 있고 전통양식도 좋을텐데요 전국 여러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불교유적에 이런 십자장식이 의외로 많아요
ㅎ~ 울 호남팀은 현풍 비슬산 도성암-수도암-유가사-소재사를 거쳐 창녕 도성암-천태종 창화사-송현동석불좌상-비화가야릉-통도사창녕포교당-석불사-삼성암을 참례하였는데...개인적으로 예전에 술정리석탑도...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주시니 참 좋습니다. 신경 쓴만큼 알찬 회향이 된 것같습니다.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__()()__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우리완 전혀 다른곳에서 탐방과 참배를 하셨군. 사진으로 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군.(0
법우님의 세심하고 완벽한 일정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우포늪 새벽예불 ....생각지도 못했는데......역시 법우님 이십니다.자세한 이야기글도 감사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