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으로 살구를 시작해요
살림 조합원 서로돌봄 ‘살구’ 지역모임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와~ 짝짝짝
[지역모임 운영 현황]
◇ 개최현황: 15개권역, 19회 모임 진행
◇ 참여 실인원 : 233명!(누적 261명) *예비조합원 2명 제외
◇ 2025년 희망조사 응답자 중 참석 조합원 : 149명 (응답자 기준 약20%)
☆ 지역모임 후기 보기 → 후기1 / 후기2
그거 아세요? 살구 가입한 조합원이 벌써 200명 넘은 거?
여기에 조합원 님이 빠지면 섭섭하죠!!^^
제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더 어려운 건, 제가 무슨 도움을 요청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지역모임에서 살구를 소개하고 ‘내가 줄 수 있는 도움’과 ‘내가 받고 싶은 도움’을 떠올려보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줄 수 있는 도움’부터 생각합니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는 것은 쉽게 상상합니다.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같이 밥을 먹거나, 산책하면서 고민을 들어주는 일, 도움이랄 것도 없이 살림 조합원이라면 시간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질문을 바꾸어 어떤 도움을 요청할 것인지를 물으면 조용해집니다.
“도움을 주는 건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도움받는 사람이라고 상상하는 게 잘 안 돼요.”
정말, 도움을 요청할 일이 없는 걸까요?
2025년 ‘서로돌봄관계망조사’(조합원 14.9%, 2025년 10월 기준)에 따르면
‘도움/돌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2.6%였습니다. 둘 중 한 명은 도움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 27.2%가 ‘필요는 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살림조합원도 둘 중 한 명은 도움/돌봄이 필요한 상황이고, 도움이 필요한 3명 중 1명은 해결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냥 참고 지나갔거나, 시간이 흘렀거나, 혼자 애썼을 시간들.
‘이 정도는 내가 하지’ 하고 넘긴 일,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불광천을 같이 산책해달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저녁에 가볍게 같이 시간을 보내달라는 것도 요청이 될까요?”
“은평이 익숙하면서도 낯선데, 동네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해보고 싶어요.”
“부동산 계약 같은 중요한 일을 할 때 잘 아는 사람이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살림과 물리적 거리가 조금 먼 조합원 분들도 상상합니다.
온라인으로 책을 함께 읽거나,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생일을 함께 축하해줄 수 있지 않을까?
(온라인 생일축하사절단 탄생?^^)
제주에 사는 조합원이 있다면 내가 육지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반려묘를 돌봐줄 수 있을까?
살림과 멀어져서 아쉬웠는데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 살림조합원으로 만나게 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도움이 필요한 나’를 상상하는 일, 우리는 왜 도움 요청이 어려울까요?
우리는 꽤 오랫동안 자신의 약함은 드러내면 안 된다고, 혼자 할 수 있어야 ‘잘 사는 것’이라고 배웠는지도 모릅니다. 조금 어려워도 혼자 하고, 힘들어도 참으면서요.
그래서 살구에서는 도움을 주는 역량만큼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역량도 중요합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자신의 필요를 한번 더 살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도움은 꼭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해달라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혼자 해도 되지만 같이 하면 더 좋은 일, 혼자 참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한번 말해보고 싶은 일도 많더라고요.
그런 일, ‘살구’에서 요청해보기 딱 좋은 것 같아요!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살구에서는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서 반드시 누군가가 응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시간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고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 내서 도움요청 하고, 매칭 되지 않더라도 상처 받지 않는 마음! :)
“아직 뭘 요청할지는 모르겠는데, 시작하는 날 뭐라도 하나 올려보겠습니다!”
정답은 없어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요!
이백 여명이 함께 있는 채팅방, 채팅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정신 없지 않을지
올라오는 채팅이 많아서 중요한 도움 요청을 놓치게 될지는 않을지 (그랬으면 좋겠다…^^;)
매칭이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염려되는 것들이 있죠~
그리고 이 걱정은 실제로 해봐야 알 수 있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는 3개월 동안 살구 시범사업을 함께 합니다.
살구 시범사업은 정답이 없어요. 우리가 같이 만들어 가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이것도 될까?’ 싶은 것도 한번 요청해보고,
누군가의 도움 요청에 손내밀어 보고
매칭이 되지 않더라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이 경험으로 어떤 도움 요청이 많은지, 도움을 주고 받을 때 무엇이 필요한지,
이런 것은 조합원 서로돌봄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겠다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하루에 한 명만 요청해도 매일 누군가의 일이 오가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낯설어도 그런 일이 쌓이면 의지할 수 있는 관계망이 생길 것 같아요.”
“어떤 요청이 올라올지 너무 궁금해요. 기상천외한 게 많이 올라올 것 같아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어떤 요청이 등장하고, 어떻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어떤 관계가 만들어질까요?
3개월 뒤 우리는 어떠한 그림을 함께 보고 있을까요?
이 그림을 그리는 시작은 아마 아주 작은 한 문장일 것 같습니다.
“저, 이것 좀 도와주실래요?”
멀리 있는 가족보다 동네에서 살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