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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 Giuseppe Verdi (1813~1901) : Nabucco - Va, pensiero, sull'ali dorate
코로나 대유행 이후 전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더욱 많이 불려지는 노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널리 알려진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제3막 2장에 나오는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입니다.
베르디에게 큰 명성을 가져다준 출세작인 <나부코> 역시 유대 민족의 '바빌론 유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부코'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바빌론 왕국 '느부갓네살 왕'을 이탈리아식으로 표기한 것입니다.
<나부코>를 작곡할 당시 베르디는 아내와 두 자녀를 모두 병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전작의 대실패까지 겹쳐 실의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작곡을 그만두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우연히 던져놓은 대본을 보던 중 마음을 뜨겁게 흔드는 대목을 만나게 됩니다.
"날아가라 생각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고국의 산과 언덕에서 편히 쉬어라.
그 곳에는 달콤한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바로 바빌론에 끌려와서 노예가 된 히브리 사람들이 유프라테스 강가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대목이었는데, 당시 외세의 지배와 핍박에 시달리던 이탈리아의 상황과 가족을 잃고 작곡가로서 실패한 개인적인 아픔이 감정이입되면서 곡을 붙인 노래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입니다.
베르디는 이 합창곡을 중심으로 곡을 쓰기 시작해 '나부코'를 완성하고, 1942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가져 대성공을 거둡니다.
특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고, 베르디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이탈리아 제2의 국가로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지금도 이탈리아에서 '나부코'를 공연하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마지막 앙코르로 다시 연주하고, 청중도 같이 부르는 것이 관례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고난과 절망 속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이자 고난의 밤이 깊을수록 희망의 새벽도 가깝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노래라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더욱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곡이 불려진 수많은 무대 중에서도 2002년, 제임스 레바인의 지휘로 공연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공연이 지금까지도 명품 무대로 꼽히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클로즈 업으로 잡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는 고단한 삶에 대한 절망과 고향땅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눈물을 글썽이며 절규하듯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전율마저 느껴집니다.
https://youtu.be/ntflUU_xmqY
■ 가사
Va, pensiero, sull'ali dorate; 내 마음아 황금 빛 날개로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언덕 위에 날아가 앉아라
Ove olezzano tepide e molli
아름답고 정다운 내 고향
L'aure dolci del suolo natal!
산들바람 불어 주는 내 고향
Del Giordano le rive saluta,
요단강 강물에 인사하고
Di Sionne le torri atterrate. 시온성 벽에 입마추게
Oh, mia patria si bella e perduta!
오 내 조국 빼앗긴 내 조국
Oh, membranza si cara e fatal!
내 마음 속에 사무치네
Arpa d'or dei fatidici vati, 운명의 신의 하프소리
Perche muta dal salice pendi?
그리운 가락을 울려다오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마음 속에 불타오는 추억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정답게 나에게 말해주오
O simile di Solima ai fati 구슬픈 운명에 소리 마춰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비탄 젖은 소리를 지를때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그대 위해 주님의 노래가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자비를 베풀어 주시리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자비를 베풀어 주시리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자비를 베풀어 주시리
Patire virtu!
베풀어 주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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