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신도가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사부대중공동체 만들 것
조계사 성역화 사업은 ‘한국불교 얼굴’ 만드는 불사
‘한국불교 정수’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조계종 종지종풍 잘 이어 간화선 선풍도 발전시키는
‘한국불교 1번지’ 역할 소의경전 금강경 선양에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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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조계사 주지 임명장을 받은 원명스님은 “대중포교에 진력하면서 조계사 성역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한국불교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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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일 서울 조계사 주지에 총무원 호법부장 원명스님이 임명됐다. 부처님오신날을 보낸 지난 9일 업무를 인계받은 원명스님은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주지라는 중책을 맡아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조계사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화사 주지 재임 시 수륙재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케 하는 등 행정능력을 인정받은 스님은 조계사를 ‘대중포교의 중심도량으로 만들어 대승적인 관점에서 불자들을 양성하는 허브역할을 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원명스님은 “종단이 추구하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사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사찰운영 계획을 밝혔다. 업무에 바쁜 스님을 초하루를 하루 앞둔 지난 5월28일 집무실에서 만나 조계사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들어보았다.
- 늦었지만 주지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 소감은.
= 어깨가 무겁다. 능력이 부족한 내가 주지 소임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위로는 총무원장 스님과 대중 스님들 잘 모시고 사중을 외호하면서 대중포교에 진력하겠다.
- 조계사에 대한 앞으로 어떤 운영 계획을 갖고 계신지.
= 전임 소임자 스님들이 잘 해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잘 돼 있는 것을 뜯어고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변화는 해야 하겠지만 주지가 바뀌었다고 확 바꾸는 게 아니라고 본다. 다만 새로 주지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총무원장 스님이나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성역화 사업에는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조계사는 주지가 다 알아서 하는 체계가 아니다.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을 해 나가겠다. 종법에 명시돼 있는 원칙에 따라 신도와 스님이 운영위원으로 구성돼 있는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사부대중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사찰이 되도록 하겠다. 그래서 명실공이 종단에서 추구하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사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한국불교에서 조계사의 역할이 크다고 말하는데, 스님께서 생각하는 조계사는.
= ‘조계종 1번지’이기도 하고 한국불교 대표적인 사찰이자 얼굴이 바로 조계사다. 다른 사찰에 비해서 조계종의 종풍을 드날리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조계종의 포교와 문화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찰로서 위상에 맞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 신도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기존의 여러 신도조직과 교육시스템은 잘 되어 있다. 종단에서 제시하고 있는 신도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더 이상 고칠 부분은 없다. 하드웨어적인 부분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서 교육이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각각의 신도조직 모임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활성화 되도록 돕겠다.
- 주지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지.
= 대중포교를 하겠다. 그동안 불자가 사찰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다른 사찰에서 조계사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런 불자를 포교하는 것은 진정한 포교가 아니라고 본다. 조계사는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조계사를 찾았을 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불자가 되고 이렇게 불자가 된 신도들이 다른 사찰에 가서 신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좀 더 대승적인 관점에서 포교를 하겠다는 말이다.
- 그렇게 되려면 선지식 초청법회라든지 명사 초청강연 같은 행사를 펼쳐야 한다고 보는데.
=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인지 연구해 보고 좋은 방법을 찾겠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적인 행사를 모색하겠다. 처음부터 교리적인 접근보다는 사찰음식이라든지 접근이 쉬운 방법으로 불교를 접하도록 하겠다.
- 삼화사 주지 재직 시 국행수륙대재를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시켰다. 조계사도 무형문화재인 연등회를 주도적으로 여는데 앞으로 계획은.
= 연등회와 템플스테이는 불교가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라고 본다. 연등회를 보기 위해 외국인들은 일정을 맞춰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다. 특히 서울에서 열리는 연등회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보고 직접 체험하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문화축제에 조계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전통 등(燈)을 직접 만든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어 동참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나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외국인들이 조계사를 많이 찾는다. 한국불교를 알릴 계획은.
= 국제포교사 등을 활용하고 안내전담반을 둘 계획이다. 조계사 템플스테이는 외국인 전용이다. 이들이 찾아와 하루 이틀 정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외국 사람들에게 조계사에 대한 설명도 해 주고 템플스테이를 유도할 수 있는 인력을 두려고 한다. 여기에 대한 일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외국인 안내소도 일주문 앞에 새로 지었다.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리는 일이 조계사의 역할이라 본다.
- 문화공간으로서의 조계사를 가꾸어 나갈 방안은.
= 조계사에는 많은 일반인들이 온다. 교회에는 조계사만큼 오지 않는다. 절 마당에 들어온 이들을 위한 문화공간도 더 넓히겠다.
- 조계사 일대 성역화에 불자들의 관심이 높다. 어떻게 진척시켜 나갈 계획인지.
= 성역화는 따로 전담반이 만들어져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진행해 나가겠다. 조계사에는 청와대나 경복궁을 찾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들이 조계사에 와 보고는 실망을 하기도 한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이라고 하는데 와 보고는 볼 것이 없다고 한다. 조계사 성역화를 통해 한국불교의 정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겠다. 이러한 성역화 사업에 대해서는 신도들에게도 뼛속 깊이 인식시키면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조계사를 찾는 불자들과 일반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조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고, 조계종을 대표하는 성지다. 이러한 조계사가 포교,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앞서가고 있다. ‘한국불교 1번지’에서 부처님 말씀을 듣고 불교를 알아가길 바란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에서 신행생활하고 봉사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니 자긍심을 가지라고 조계사 신도님들에게 항상 말한다. 조계종이 가지고 있는 종지 종풍을 잘 이어가는 곳이 조계사다. 간화선 선풍도 발전시키고,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선양하는 일도 앞장서는 조계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조계사에 많은 분들이 찾아 불교문화를 많이 향유하시길 바란다.
수륙재 문화재지정 수훈
교육 복지사업에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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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명스님은 1975년 월정사에서 능혜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7년 탄허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9년 고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용주사 중앙선원, 불국사 선원, 마곡사 태화선원, 고불총림선원, 칠불사 운상선원, 법주사 총지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상원사 청량선원 등에서 정진한 스님은 2000년부터 동해 삼화사 주지 소임을 맡아 신도전문교육기관인 동해불교대학을 개설했고 바라밀유치원, 삼화사 노인요양원, 동해시 요양원을 개원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 12월 삼화사수륙대재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총무원 호법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