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해리 케인이 요즘 세계 축구계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최고의 포커스를 받는 인물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음바페이겠지만 말이다. 정말 24살의 특정 선수가 세계적인 특정 구단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거북스러운 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자리에서는 음바페라는 요상한 선수는 제외하고 그냥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두 명의 선수를 비교해 보려 한다. 이강인과 해리 케인이다.
해리 케인 선수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선수이다. 현재 활동하는 선수가운데 제대로 된 월드 클래스를 말하라면 아르헨티나의 메시,브라질 출신의 네이마르, 영국의 해리 케인, 프랑스의 음바페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그외에도 기라성같은 유명선수가 즐비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월드 클래스를 꼽으라면 이 4명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고 싶다.
이가운데 그야말로 태어나서 승승장구한 선수는 바로 해리 케인이다.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어릴적 키가 크지 않는 병을 앓고 정말 엄청난 고생을 했다. 평생 호로몬 처방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신장이 작은 편이다. 하지만 정말 타고난 재능과 그의 정신력으로 축구의 신의 위치에 오른다. 네이마르는 빈민가 출신이다. 오로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밖에 없었다. 그는 타고난 천재성을 무기로 세계을 지배한다. 음바페도 북아프리카 출신 부모슬하에 태어나 파리 외곽지역 빈민가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카메룬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알제리출신이다. 성장 배경이 열악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3명 모두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의 출신들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그리고 카메룬계 출신이다.
하지만 해리 케인은 전혀 다르다. 그는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후손이다.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 출신이다. 그것도 웨일즈나 스코트랜드 북아일랜드가 아닌 잉글랜드 출신이다. 신라시대로 치면 성골이다. 축구에 있어서도 성골중의 성골이다. 그는 어릴때부터 축구의 재능이 돋보여 어린 시절부터 토트넘의 유스 출신으로 성장한다. 지금 손흥민선수가 있는 바로 그 토트넘이다. 해리 케인은 토트넘에서 자랐고 토트넘에서 세계적인 각광을 받았다. 그는 또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신장도 거의 190cm에 가깝다. 축구선수로서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다. 메시와 네이마르의 단신에 비해 장신에다 날렵한 체격에 스피드도 대단하다. 정말 축구를 위해 태어난 축구의 왕자라고 할 수 있다. 감히 다른 선수가 넘볼 수 없는 재벌집 도련님인 것이다.
해리 케인은 어릴 때부터 정말 최고의 자리에만 있었다. 축구에 있어 그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모든 시스템은 케인을 위해 만들어졌고 케인을 위해 존재했다. 특히 토트넘은 정말 그랬다. 그런 토트넘에 동양의 축구 변방인 한국 출신 손흥민이 독일에서 입단한다. 케인과 손흥민은 한살 차이이다. 손흥민이 한살 위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케인을 도와 케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로 토트넘에 온 것이다. 토트넘 구단주가 그렇게 계획한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부잣집 양반댁 도련님 공부에 심심하지 않도록 글동무를 데려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손흥민은 그런 역할을 너무나 잘 수행했다. 케인은 손흥민 덕분에 세계적인 명성을 쌓는다. 영국의 최대골 기록에 근접했고 손흥민과 케인이 합작한 골은 타 선수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손흥민은 언제나 케인을 향해 골을 보냈다. PK도 케인이 독차지했다. 손흥민이 PK를 유도해도 케인이 찼다. 영국인 구단주가 케인을 영웅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을 손흥민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데 감히 그의 판단에 거역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해리 케인은 최고의 양반댁의 외아들로 군림했다.축구에 있어서는 케인은 영국의 총리였다. 아니 왕이었다.
이강인 선수는 케인에 비해 너무도 힘들게 세상을 살았고 또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축구에 있어 그는 소년가장으로 살아왔다.혼자서 축구팀을 끌고 가는 위치라는 말이다. 축구의 재능을 파악한 그의 부모는 그를 어릴적부터 예능프로그램에 참가시켜 그의 축구 천재성을 키우려 했다. 그의 아버지와 그의 어머니의 이강인에 대한 투자는 눈물겨운 것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이강인을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느라 온갖 힘듬을 견디어냈다. 그러다 결국 더 큰 세상 더 큰 축구세계를 위해 스페인으로 이민을 떠난다. 10살 어린 이강인이 머나먼 이국땅 스페인에서 겪은 사연을 어떻게 필설로 다할 수 있을까. 그를 뒷바라지하기 위한 그의 부모들의 희생은 또 어떠했을까. 인종차별이 많은 스페인에서 어린 이강인이 받은 그많은 시간은 정말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발렌시아 성인무대로 접어들었지만 이강인은 제대로 축구장에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재능은 인정하지만 동양의 소국 한국출신을 키워줄 의지가 발레시아 구단에서는 없었다. 그는 결국 팀을 떠나 마르요카라는 작은 시골 구단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강인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축구 선수로 대승해서 부모님과 조국에 영광을 돌리는 그날을 기약하며 이강인을 울분을 참아낸다. 다행히 마르요카에서는 이강인의 재능을 인정하고 그를 주전으로 대접한다. 그의 재능은 나날이 발전한다. 유럽의 축구 구단에서 이강인을 유심히 보고 시작한다. 그리고 아직 몸값이 저렴한 그를 데려다 키우보려는 곳이 생긴다. 그래서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한다.
케인과 이강인의 비슷한 점은 다른 유명 선수들이 그렇지만 어릴때부터 축구의 신동이었다는 것이다. 두 명 다 유소년 축구팀 출신이다. 그들이 속한 토트넘과 발렌시아에서 그들은 그야말로 천재성을 보인다. 그리고 케인은 영국을 이끌 차세대 선수로,이강인은 한국을 견인할 축구선수로 지목받게 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케인과 이강인은 너무도 다른 인생행보를 겪는다. 케인은 그야말로 꽃길만 걸었다. 그의 신발에 흙이 묻을 틈이 없었다. 모두가 케인을 받들고 케인을 우러러보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다르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오로지 혼자 걸었다. 꽃길이 아닌 자갈길을 걸었다. 그의 신발에 흙이 묻지 않은 날이 없었다. 주변에서 그를 따돌리기 바빴다. 동양 그리고 축구의 변방에서 온 작은 나라 출신 이강인은 너무도 많은 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강인은 강인했다. 정말 강인했다. 스스로 자력갱생했다. 케인을 위해 주변이 온통 난리를 피웠다면 이강인은 먹고 입고 행동하는 것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2023년 8월 17일 현재 케인은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인 뮌헨이다. 영국의 맨시티와 더불어 세계 프로축구 팀의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우승컵이 너무도 그리운 케인...세상에서 축구에 관한 대부분의 영화를 누렸지만 오직하나 그는 우승컵에 입을 맞춘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충실한 조력자로 살아온 손흥민을 두고 혼자 뮌헨으로 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입지는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는다. 영국과 독일의 문화적 차이를 이제 30살이 된 케인이 쉽게 받아드리기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어릴때부터 조력자들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준 환경과 너무도 다른 것이다. 이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다. 손흥민처럼 친절하게 공을 가져다줄 조력자도 당연히 없으며 거친 성격의 독일 축구를 감안하면 케인은 그야말로 이방인 그 자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케인의 성격이 외향적이고 적극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프랑스 PSG로 이적했지만 그는 그다지 변화에 주저하지 않는다. 마르요카 구장 훈련장에서도 그렇고 파리 PSG 훈련장에서도 그는 항상 타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항상 명랑하게 연습에 임한다. 네이마르면 네이마르... 음바페면 음바페 그는 호불호가 없다. 그것이 아주 어릴때부터 그에게 입혀진 그의 성격이다. 누구와 갈등을 겪는 것은 그의 인생에서 너무도 위험했다. 그런 갈등을 겪는 호사를 이강인은 누려보지 못했다. 눈치밥 먹고 살아온 사람들이 가지는 슬픈 성격이기도 하다. 항상 상대를 편하게 해주어야 버틸 수 있었던 인생이니 그 누구와 갈등을 겪는 그 자체가 너무도 호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음바페 세상이 된 PSG에서 이강인의 처세를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강인은 비록 PSG에서 경쟁이 심하더라도 그는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케인이 이제 처음부터 인생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 이강인은 그 면에서는 정말 큰 인물이 이미 되어 있다. 제발 부상당하지 말고 능력도 키우면 케인보다 아니 음바페보다 훨씬 인성적으로나 축구 능력에서나 월등히 뛰어난 월드 클래스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인이 이강인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이자 희망이기도 하다.
2023년 8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