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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그림: 김져니
12月25日을 맞이하는
스물다섯 가지 이야기
3] 멍청한 어느 날ㆍ글 : 김져니
"멍청한 12월!"
조는 12월을 굉장히 싫어한다. 아니, 구채적으로는 12월 24
일과 25일을 싫어한다. 추가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럴과 이 시
기에 펼쳐지는 온갖 반짝이는 것들도 싫어한다.
"멍청한 12월!"
그는 세상을 사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현시점의 시스템에 대
한 정확한 판단이라고 믿어왔다.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에 의
해 결정되고, 지금의 풍요는 바로 자본주의라는 한 시스템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니, 조의 해석에 의하면, 매년 12월마다
펄쳐지는 반짝이는 것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는 마
케팅 상술인 것이다. 조는 식료품 상점에도 거리에도 크리스
마스 캐럴이 가득한 것은 지독한 '독과점'의 하나라고 여겼다.
이 모든 것이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매출을 조금
이라도 높여보려는 얕은 술수라고, 그래서 조는 12월을 가장
바쁘게 살았다. 피할 수 없으면 눈을 감아버리자는 것이 그의
결정이었다. 불필요한 야근을 나서서 하기도 하고, 과도한 프
로젝트를 나서서 맡았다.
주로 크리스마스에 가족끼리 휴가를 가려는 동료들이 많았기
에, 조에게 가장 바쁘게 보낼 수 있는 달이기도 했다.
12월 24일 저녁, 올해도 어김없이 조는 가장 마지막으로 사무
실을 나왔다. 조금 더 남아 야근을 하고 싶었지만, 출출한 찰
나 였다. 조는 빨간색 재킷 지퍼를 목 위까지 올려 잠그고는 거
리로 나왔다. 멍청한 캐럴이 거리를 채웠다. 조는 제킷에 달린
하얀 솜털이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다. 신명 나게 울리던 캐럴
이 조금 흐릿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훨씬 낫군."
조는 늘 즐겨가던 피자가게에서 마지막 남은 페퍼로니 피자 한
판을 샀다. 기분이 조금 더 좋아젔다. 골목을 지나 걸어가는 길
목에 작은 공원 벤치를 지날 무렵이었다.
"조 아저씨, 메리 크리스마스!"
뒤돌아보니 아랫집에 사는 작은 꼬마 레리였다.
"어,. 레리 아니니. 메리 크리스마스 되렴, 레리. 이렇게 늦은 시
각에 왜 거리에 혼자 있는 거니?"
조는 고개를 숙여 레리에게 인사했다.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레리가 조에게 이야기했다.
"어른은 산타에게 선물을 받지 못할 것 아니에요. 그래서 매년
산타를 대신해서 어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고 있어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조 아저씨 차례에요."
레리가 대답했다. 조는 코 끝이 찡했다. 어딘가에서 울컥 참았
던 무언가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두 눈에는 물기 같은 것이
가득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제발 지금 이 작은 꼬마 앞에서 흘러내리지 말아 달라
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고맙다, 레리. 정말 고마워."
그날 밤 조는 아주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꿈속에서 조는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꿈 속에서 조는 크리스마스를 믿었고,
조는 행복했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이 밝았다.
이날따라 조는 밖으로 나가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하고 싶
었다. 그리고 이 생각이 실은 멍청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사람들을 위하여
글 한 편 中에서...P19~31
2023年12月13日,水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의한줄과 음악
즐감하고갑니다
곤밤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