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매립장 30년 연장 발표, 반대 주민 반발 속 강행
전진선 군수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합의 절차·환경평가 논란 남아
[박성조 기자]=경기 양평군이 지평면 무왕리 양평자원순환센터 매립장의 운영기간을 2057년 12월까지 30년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군청 앞에서는 매립장 인근 마을 주민 2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제대로 된 설명과 동의 없이 연장이 추진됐다"며 반발해, 찬반 갈등 속에 발표가 이뤄진 모양새가 됐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2일 오전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폐기물 처리는 군민의 일상과 직결된 가장 기본적인 행정서비스"라며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 주민지원협의체와 매립장 운영기간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2027년 12월 종료 예정이던 매립장 운영기간은 이번 합의로 2057년 12월까지 늘어난다.
1997년 2월부터 가동된 이 시설은 매립면적 6만7800㎡, 매립용량 55만3028㎥ 규모다. 애초 30년이면 포화될 것으로 봤지만 종량제 정착과 재활용 활성화, 가연성 폐기물 직매립 제한, 광역자원회수시설을 통한 소각 확대 등으로 매립량이 줄면서 여유 용량이 생겼다고 군은 설명했다.
전 군수는 "대체 매립시설을 새로 조성하려면 부지 확보와 주민 동의에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자원과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군민 전체를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혐오시설도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바뀔 수 있다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군은 '특별한 희생에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에 따라 자원순환공원 조성, 지평면 발전사업 등 6개 분야 9개 상생사업을 추진한다.
파크골프장이 포함된 자원순환공원 조성, 면사무소 신축, 도시가스 공급, 경의중앙선 전철 연장, 지평시장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매립장에는 자원회수시설과 재활용센터를 새로 지어 매립 중심 체계를 자원 회수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발표 현장에서는 곧바로 갈등이 표면화됐다. 취재진이 "주민 설명회나 동의 절차가 구체적으로 있었는지" 묻자, 전 군수는 "취임 이후 소통 한마당 등을 통해 수차례 설명했다"고 답했다.
다만 협의 대상을 매립 영향이 가장 큰 11개리 주민지원협의체로 한정한 이유에 대해 "가장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은 찬성하는데, 영향이 덜한 지역이 반대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반대 측 이장협의회 및 주요 인사들과도 별도 대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
환경영향평가 미실시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폐기물시설촉진법상 요구되는 환경성 조사를 주민지원협의체가 실시하지 않기로 의결한 데 대해, 반대 주민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전 군수는 "매립 영향이 오히려 줄고 있어 예산 남용을 막기 위한 판단"이라고 해명하고 "주민들과 다시 협의해 검토하겠다"며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 군수는 "매립장 인근 주민들이 오랜 기간 감내한 불편과 희생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이번 결정이 주민 간 갈등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찬성과 반대를 넘어 자원순환센터를 친환경 시설로 바꾸고 지평면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합의서에 담긴 사업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평군은 주민지원 방안과 상생사업 일정을 구체화하고 반대 주민과의 추가 소통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 대상 범위와 환경성 조사 여부를 둘러싼 근본적 입장차가 남아 있어, 매립장 운영기간 연장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립장 운영 연장 반대 집회측은 "변호사와 함께 절차적 문제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